UPDATED. 2024-04-26 20:55 (금)
의료계 위상 `비상'…인성 갖춘 회원 돼야 
의료계 위상 `비상'…인성 갖춘 회원 돼야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1.04.28 1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미현 기자
대한의사협회 제63차 정기대의원총회가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

지난 24일 개최된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는 `고함'과 `욕설'이 난무한 채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는 의협 경만호 회장 집행부가 의협회장 간선제 전환, 설선물 와인 3000만원 구입 의혹, 대외업무비 2억5000만원 비공개 등으로 회원들이 총회 현장에서 불신을 표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참관인으로 참석한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원들은 의협회장 간선제 전환을 우려해 어깨에 파란 띠를 두르고 직선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특히, 전국의사총연합회 소속회원들은 “횡령범” “오바마” “물러가라” “사기꾼” 등의 욕설과 고함을 내지르며 `경만호 회장의 퇴진'을 요구, 개회식 및 총회 진행을 어렵게 했다.

이런 전의총의 행보는 시상식자들에게까지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횡령범이 주는 상 받아 뭐 하냐” “차라리 받지 말아라” 등을 소리쳐 시상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일부 대의원들은 전의총 회원들에게 욕은 하지 말아 달라는 당부의 말을 꺼냈다가 오히려 비난의 목소리를 들었다.

전의총 노환규 대표가 회원들이 흥분해 일부 마찰을 빚자 흥분을 자제할 것을 요구하며 회원들이 회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온 것이지 회의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라며 더 이상의 소란에 자제를 당부했다.

하지만 전의총 회원들의 소란은 오후에 진행된 심의분과위원회에서도 계속됐다. 예·결산 분과의 경우 대의원이 분과위원회 장소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제63차 정기대의원총회가 파행을 맞이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현 집행부가 명확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는 데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모든 협회가 그렇듯 회원들의 수권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에 대해 모든 내역을 공개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더욱이, 의협의 경우 현재 정부에 신임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의료법 개정추진 및 수가계약 등 법안발의 진행에도 의료계의 목소리가 무시되고 있다.

의료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좋지 않은 상황 속에 서로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협회 수장을 비난하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한다는 것은 의료계 단체의 위상을 떨어트리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국가나 협회 수장은 임기 기간 동안 국민과 회원들을 위해 일을 잘 해도 뒷말을 나오게 되어 있기 마련이다. 일단 협회 수장을 믿고 기다려 주는 배려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국내 최고의 인성을 갖춘 의료인들의 이런 부끄러운 행동은 자제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홍미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