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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0대 명산 : 팔봉산
한국의 100대 명산 : 팔봉산
  • 의사신문
  • 승인 2009.03.12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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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강에 투영된 수석처럼 아름다워

강원도 홍천군 서면 팔봉리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309m로 비교적 낮고 규모도 작은 편이다. 팔봉산을 찾는 사람들은 두 번 놀란다고 하는데, 처음 이 산을 찾아 와서는 명성에 비해 너무 낮고 작아 한번 놀란 후 실제로 산에 올라가면 암릉길이 만만치 않아 또 한번 놀란다. 홍천강이 산의 삼면을 둘러싸고 흐르고 있어 8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어 마치 수반에 올려 놓은 수석과도 같은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산줄기가 멀리 용문산과 오대산과도 이어지는 팔봉산은 강 남쪽 연안을 따라 여덟 개의 봉우리가 동쪽 1봉부터 서쪽 8봉까지 나란히 서있다. 낮은 산이지만 바위와 암벽이 많고 능선이 험하여 산행시간이 많이 걸리며, 정상에 서면 금학산·매봉산·종지산 등이 한눈에 들어오고 굽이굽이 돌아 흐르는 홍천강을 내려다 보는 경관이 백미이다.

팔봉산의 이름은 봉우리가 여덟 개라 하여 붙여졌다. 서산에 있는 팔봉산도 마찬가지로 봉우리가 여덟 개여서 이름지어졌는데 두 산 모두 암봉으로 이루어졌다는 점과, 홍천 팔봉산은 강가에 서산 팔봉산은 바닷가에 즉 물가에 서있는 등 비슷한 점이 너무도 많다. 하지만 100대 명산에는 홍천만이 선정되어 서산 주민들은 다소 아쉬울 것으로 생각된다. 서산의 팔봉산도 100대 명산에 선정될 만큼의 산악미를 지니고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홍천의 팔봉산이 특히 아름다운 것은 암릉으로 이루어진 봉우리마다 낙락장송들이 어우러져 있고, 화양강(현지인들이 부르는 홍천강의 이름) 푸른 물이 감싸고 돌아 독특한 경관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옛날 시인 묵객들은 홍천강이 아홉 굽이를 휘돌아 흐른다 해서 구곡강이라 부르며 팔봉산을 구곡강이 감도는 산이라 하여 `아홉 폭 치마를 두른 산'이라고 노래하기도 했다.

팔봉산의 가장 동쪽 봉우리를 1봉이라고 하고 서쪽 홍천강 물가의 끝봉을 8봉이라고 한다. 2봉에는 삼부인당이라는 당집이 있어 인근 주민들의 안녕과 질병이나 재액, 풍년과 흉년을 주재하는 세 여신을 모신다. 여신들은 이씨, 김씨, 홍씨 성을 가졌는데 이씨는 시어머니, 김씨는 며느리, 홍씨는 시누이라고 한다. 지역 사람들은 400여년 전부터 매년 3월과 9월 보름에 당굿을 벌여왔다.

팔봉산 산행 들머리는 집단시설지구 남쪽 팔봉교 너머에 있는 매표소를 통과하는 길이 유일한데, 매표소 앞 개울을 건너면 1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예전에는 2봉과 3봉 사이로 오르게 되어 있었으나 최근에는 등산 기점에서 1봉으로 곧장 오를 수 있게 등산로가 개설되어 있다. 매표소에서 1봉으로 오르는 초입은 울창한 수림이 하늘을 가리는 산비탈 길을 횡으로 오르다 갈림길을 만나는데, 왼편 쉬운 길 오른편 험한 길이라는 이정표가 서있다. 쉬운 길은 1봉을 거치지 않고 곧장 2봉으로 갈 수 있으며, 험한 길은 문자 그대로 밧줄을 붙잡고 험한 바윗길로 오르는 코스인데 2봉으로 내려서는 길도 암벽으로 밧줄을 이용해야 한다. 2봉 역시 쉬운 길인 우회로와 험한 길인 암릉코스로 나뉘는데 이런 양상은 이후에도 지속된다. 하지만 위험한 지점에는 철사다리, 철책, 로프 등의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삼부인당이 있는 2봉에서 안부로 내려섰다가 30m가 넘는 철사다리를 오르면 촛대바위가 있는 3봉〈사진〉인 정상에 도착하는데 사방 조망이 뛰어난 편이다. 3봉에서 4봉으로 가는 중턱 쯤에서 작은 굴을 지나야 하는데, 워낙 좁아서 굴을 지나려면 산모의 진통과 같은 고통을 느낀다 해서 해산굴이라 부른다고 한다. 이 굴을 많이 지날수록 무병장수 한다는 전설이 있어 장수굴이라고도 부른다. 해산굴을 지나 4봉 정상에 오르면 팔봉산에서 전망이 가장 뛰어나다. 5봉에서 8봉까지는 급경사 암릉길이 많아 로프를 잡는 코스가 많은데, 특히 8봉은 가장 험한 코스로 오르기도 힘들지만 내려설 때 암벽을 타야 하기 때문에 노약자나 어린이들에게는 위험한 코스이다. 봉우리 사이 군데군데 하산길이 있어 체력에 맞게 산행을 즐길 수 있는데, 4봉, 6봉, 7봉을 넘어서면서 홍천강가로 내려서는 길을 만나게 된다.


서동면〈삼성서울병원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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