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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교향곡 제25번 G단조 작품번호 183
모차르트 교향곡 제25번 G단조 작품번호 183
  • 의사신문
  • 승인 2011.04.0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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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로 명성 알리게 된 첫 걸작

17세 되던 1773년은 모차르트의 교향곡 작곡에 있어 중요한 전환기가 된다. 소년에서 청년기로 접어든 그가 상당한 내적변화를 거치고 있던 해로써 그해 3월 세 번째 이탈리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모차르트는 이제까지의 기교파 피아니스트로서 보다는 작곡가로서 알려지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모차르트 작품에 변화를 가져다 준 좋은 기회였다. 음악학자 랜든은 이 해에 모차르트의 교향곡 양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한다.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오페라와 교향곡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 모차르트는 청년이 되어 잘츠부르크로 돌아와 자신의 첫 걸작으로 이 교향곡을 작곡한다. 이 곡은 단조를 바탕으로 한 비애와 어두운 격정을 표현하는 걸작으로서 `작은 G단조 교향곡'이라고도 불린다. 40여 곡의 교향곡 가운데 단조로 된 작품은 이 곡과 제40번 뿐이기 때문이다. 단조 교향곡을 쓰게 된 데에는 청년기에 접어든 그에게 영향을 미쳤던 `질풍노도'운동이 작용했으리라 보는 견해가 있다. 계몽주의의 반동으로 강렬한 감정을 의식적으로 표현하려고 하는 문화계를 중심으로 한 일종의 정신 운동인 `질풍노도'의 영향은 음악에서는 극적인 비장한 정서 표현의 추구와 밀도 높은 주제나 동기의 표출 등으로 나타나게 된다.

음악평론가 아베르트는 이 작품을 가리켜 “체내에서 몇 번이고 불타오른 정열적이며 염세주의적 감정이 가장 격렬하게 표현되어 있는 작품”이라고 말하면서 “제1악장의 싱커페이션에 의한 첫머리 음형은 그야말로 모차르트적이다”라고 평하였다. 이 곡은 피할 수 없는 슬픔과 비감이 마치 오열하는 것과 같아서 요절한 천재의 비운을 예상케 한다. 이 작품은 음악적 의미에서 훨씬 깊은 근원적인 힘의 표현으로써 그때까지 이탈리아 심포니아적인 교향곡의 영향에서 벗어나 오스트리아적인 성격을 부각시킴으로써 모차르트 자신의 독자적인 경지로 들어간 출발점의 교향곡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제1악장 Allegro molto Appassionato 특징적인 싱커페이션의 리듬을 타고 제1주제가 현의 유니슨과 오보에에 의해서 제시된다. 이 첫 소절의 강렬함은 영화 `아마데우스' 첫 장면 시작부분에서 정신병원의 살리에리가 소리치는 장면에서 인상 깊게 쓰여 더욱더 유명하다. 그 뒤 오보에가 주제 선율을 반복하고 보다 부드러운 선율을 매우 연하게 연주한다. 갑자기 포르테로 되면서 현의 트레몰로 호른의 팡파르와 함께 경과 주제가 나타나 격렬함을 더해간다. 이후 제2주제가 앞 작은 꾸밈음을 가진 유머러스한 선율로 제시된다. 제2주제는 제1주제에 대해 리듬적· 선율적으로 뚜렷한 대비를 보인다. 제1주제 요소를 활용하는 코디로 악장을 마무리 짓는다.

△제2악장 Andante 바이올린과 바순의 대화에 의해 우아하지만 애수 깊은 주제가 나타난다. 이후 오페라를 연상케 하는 선율이 다시 등장한다. 후반부는 바이올린과 바순의 대화가 계속 유지 발전되어 이루어지고 그 후 주제를 반복하는데 이때 대화부분에 섬세한 손길이 가해진다.

△제3악장 Minuetto 슬픈 애조를 띤 미뉴에트로 극적인 면도 지니고 있는데 강약의 역동적인 대비가 뚜렷한 주제로 구성되었다. 강한 선율에서만 관악기가 동참하는데 트리오는 관악기만으로 연주되며 밝은 색채를 드러내고 미뉴에트로 돌아가서 마친다. △제4악장 Allegro 앞 악장의 미뉴에트 주제와 연관성이 있는 주제가 현악으로 제시된다. 오보에가 이를 반복하는 동안 현악은 제1악장에 사용했던 싱커페이션 동기를 연주한다. 그 후 동기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마지막으로 제1바이올린만 남는다. 마지막에서 모든 악기가 참여하여 트레몰로, 싱커페이션 등 이제까지 요소가 빠짐없이 등장하면서 막을 내린다.

■ 들을만한 음반 : 칼 뵘(지휘), 베를린 필 관현악단(DG, 1968); 브루노 발터(지휘), 컬럼비아 관현악단(CBS, 1954); 네빌 마리너(지휘), 성마틴 아카데미(Decca, 1971); 크리스토퍼 호그우드(지휘), 고음악 아카데미 실내악단(L'oiseau Lyre, 1979)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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