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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출혈’ 환자, ‘인터벤션’ 시술로 완치
‘산후출혈’ 환자, ‘인터벤션’ 시술로 완치
  • 표혜미 기자
  • 승인 2011.03.30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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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자궁절제술 비해 간편하고 안전한 최소 침습 치료·자궁 보존해 출산능력 유지

신지훈 교수
출산 직후 과다출혈로 목숨까지 잃게 되는 산모나 다행히 수술로 목숨은 건졌으나 자궁을 잃어 더 이상 출산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소위 ‘출산 공포’가 사라질 전망이다.

산후 과다 출혈로 산모의 목숨이 위태롭게 되면 지혈을 위해 대부분 자궁절제술을 시행해 왔는데, 사타구니에 작은 도관을 삽입해 자궁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하는 골반동맥색전술의 안전성과 효과성이 국내 의학자에 의해 입증됐다.

서울아산병원(원장·박성욱) 영상의학과 신지훈 교수팀이 지난 2000년 1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산후 출혈로 골반동맥색전술을 실시한 산모 225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 중 86%에서 추가적인 치료나 수술 없이 한 번의 시술로 산후 출혈이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골반동맥색전술 인터벤션 시술장면
다른 인터벤션 시술처럼 골반동맥색전술도 반복적으로 시행할 수 있어, 반복적인 시술을 포함하면 89%의 성공률을 기록한 셈이다. 산모 10명 중 9명이 자궁절제 없이 안전한 시술을 통해 산후 과다 출혈이라는 공포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또한 추가적으로 반복적인 골반동맥색전술 또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포함할 때 전체적으로 97.8%의 산모에서 산후 출혈이 치료됐다. 골반동맥색전술 후 추적관찰을 한 113명의 환자 중 110명에서 정상적인 생리가 시작되었고, 이 중 11명은 정상적인 임신을 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전 세계를 통틀어 단일 병원으로서는 가장 많은 225명을 치료한 성적으로, 골반동맥색전술이 안전하고 유용하다는 것을 전 세계적으로 확인한 결정적 연구라는 평을 받고 있다.

신지훈 교수는 지난 26일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제36차 미국 인터벤션 영상의학회(Society of Interventional Radiology)에서 이번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기자회견까지 갖는 이례적인 주목을 받았다.

골반동맥색전술은 산모의 서혜부(사타구니)에 작은 흠을 내고 실시간 영상을 보면서 작은 카테터(도관)를 자궁동맥까지 넣은 후 작은 입자로 된 색전 물질을 넣어서 자궁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하는 것이다.

20주 이상 임신을 한 모든 여성은 산후 출혈의 위험성이 있으며,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출혈의 치료로 자궁절제술이 오랫동안 시행되어왔다.

자궁절제술은 전신마취를 한 후 하부 복부를 열어서 자궁으로 가는 혈관들을 막은 후 자궁을 드러내게 되는데 이로써 출산능력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신지훈 교수는 “골반동맥색전술은 기존의 자궁절제술에 비해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도 되고, 비교적 간편하고 안전한 최소 침습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며 특히 “여성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자궁을 보존하여 출산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신 교수는 “산부인과 의사들과 골반동맥색전술을 시행하는 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의사들 간에 상호협조가 잘 되어서 환자의뢰가 신속하고 활발하게 이루어질 경우 골반동맥색전술이 더욱 보편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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