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0:55 (금)
국제기준 뒤집는 자궁경부봉합술 성공
국제기준 뒤집는 자궁경부봉합술 성공
  • 김태용 기자
  • 승인 2011.03.14 1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궁경부봉합술에 대한 국제 기준을 뒤엎는 연구결과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발표되었다. 태아와 산모, 두 생명을 건 위험한 수술인 만큼 1차 수술 실패시 되도록 재수술을 피하던 국제적인 금기를 깨고, 반복자궁경부봉합술을 통해 태아의 생존율을 22배까지 높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한림강남성심병원 이근영 교수팀은 1차 자궁경부봉합술 이후에 다시 양막이 질 쪽으로 돌출된 산모들 중 임신을 포기하지 않고 반복 수술을 시행한 군(12명)과 안정 가료만을 받은 군(12명)을 대상으로 오즈비(odds ratio)분석을 통해 신생아 생존력을 비교한 결과 반복자궁경부봉합술을 시행한 군에서 그렇지 않은 군보다 22배 가량 높은 생존력을 보인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일단 반복 수술을 시행한 경우 평균 35.8일 동안 아기를 자궁 안에서 더 키워서 출산할 수 있었으며 이는 안정가료만 받은 경우보다 평균 34일 이상 긴 시간이다. 이 시간이 중요한 이유는, 하루라도 더 오래 엄마의 자궁 안에 머물러있는 것이 태어난 아기의 건강상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자궁경부무력증은 보통 임신 2기말에서 3기초(임신 26~32주 사이)에 조기 통증과 조기 분만의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이 질환은 환자가 과거에 유산이나 인공유산 등의 병력을 가지고 있으며, 조산한 경험이 있을 경우에 진단을 내리게 되며, 초음파로 자궁경부 길이 측정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임신부가 초산이거나 과거에 자궁경부무력증의 경험이 없었다면 그대로 지나치게 되어 위험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 자궁경부무력증의 치료법은, 느슨해진 자궁 경부(입구)를 묶어주는 자궁경부봉합술이 유일하다. 질 안쪽에서 자궁경부를 묶어주는 질식(膣式) 수술법과 배를 열고 자궁경부를 묶어주는 복식(腹式) 수술법이 있다.

예방차원에서 임신 12~15주 사이에 선택적으로 시행하거나, 임신 2분기(14~27주 사이)에 자궁경부가 짧아졌을 때 긴급으로 시행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자궁경부가 열리고, 양막이 팽윤되었을 때 응급으로 시행한다.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인해 조기 분만된 태아는 사망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생존한다 하더라도 조산에 따르는 여러 가지 합병증(호흡곤란증후군, 신경장애 등)의 문제를 가지고 태어날 확률이 높아서 태아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궁경부가 열리고 양막 탈출이 동반되어 조기에 분만되는 자궁경부무력증 임산부에게는 응급 자궁경부봉합술을 시행하고, 과거에 2~3회의 질식 자궁경부봉합술을 실패한 경우나 자궁경부 열상이 심한 경우에는 복식 자궁경부봉합술을 시행해 볼 수 있다.

이번 연구논문은 ‘자궁경부봉합술 후 양막돌출시 이차자궁경부봉합술 수술성공 보고’라는 제목으로 SCI 저널인 Acta Obstetricia et Gynecologica Scandinavica 2011년 1월호에 게재되었으며, 향후 자궁경부봉합술이 실패할 경우 재수술을 권하는 국제적인 기준으로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용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