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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전 발행은 의사 권한, 절대 타직종 양보 안돼"
"처방전 발행은 의사 권한, 절대 타직종 양보 안돼"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1.02.15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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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의협 명예회장
“최근년 들어 세계의사회(WMA)가 의료의 근간 즉, 세계적 의료발전 문제와 관련해 분열상을 보이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 가득하다”며 말문을 여는 문태준 의협 명예회장.

문태준 명예회장은 지난 2일 일본의사회가 일본의사회관 대강당에서 개최한 ‘일본건강보장 50주년 기념 의료정책심포지엄’에 참석, 특별강연을 하고 또 토론회에도 참석한후 귀국했다.

문 명예회장은 이와관련, 지난 14일 의협 동아홀에서 의협 출입기자간담회를 갖고 일본 특강내용과 최근의 세계의사회 동향을 소개하고 국내 의료현황 등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충고했다.

문 명예회장은 “세계의사회에서 의료사회주의 경향의 영국과 스웨덴, 캐나다 등 일부 국가들이 우리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를 갖고 나와 당황케 했었다”고 전했다. 즉, 의사고유의 권한인 처방전 발행을 약사와 간호사도 처방할 수 있도록 나눠 갖자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문 명예회장은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생각, “해당위원회에 자진해서 들어가 일본과 이스라엘, 브라질 등과 합동으로 3-4년 동안 이를 막는데 진력했다”고 밝혔다.

문 명예회장은 “의사의 기본권한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라며 “다행히도 독일이 도와주고 브라질과 이스라엘이 동조, 캐나다 뱅쿠버에서 열린 총회에서 우리가 압승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자신의 판단과 노력에 대해 자부했다. 문 명예회장은 ‘처방은 의사의 권한“이라며 ”딴 직종에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문 명예회장은 이에 앞서 “처방전과 관련, 아시아 10여 개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득하는게 보기보다 상당히 힘들었다”고 지난 일을 회상했다.

문 명예회장은 “만약 이렇게 될 경우, 의료가 잘못되고 의사에 대한 불신이 가중될 것”이라며 "지난 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시마오 총회에서 강한 어조의 연설로 설득, 처방권 지키기 서명을 이끌어 냈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처방권 발행 뿐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세계적으로 의사가 부족하니까 의사 직종을 임상간호사와 테크니션 등 딴 직종과 나눠갖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 의사들이 독점하느냐. 다른 직종도 치료에 참여토록 문호를 개방하자는 주장이지요. 다행히도 이스라엘 회의에서 상당 부분 막았다“고 문 명예회장은 밝혔다.

문 명예회장은 “오는 3월2일 열리는 회의에서 이를 어떻게 막을 것이냐 즉, 의사 권한과 책임을 분산시키지 않고 어떻게 안전하게 지켜나갈 것인가에 대한 방안 등에 대해 제가 연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명예회장은 “국제관계가 중요한데 생각만큼 일반회원과 의사단체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아 아쉽다”며 “의사들이 처방권을 뺏끼는 것은 물론 의사의 역할까지 나누게 되면 그야말로 의사단체의 존립자체가 어려워 진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문 명예회장은 “현재 일본도 의료보험의 미래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며 “그러나 일본은 중간정도의 부담과 중간 정도의 혜택으로 시작한데 반해 한국은 재정이 취약, 저부담-저혜택으로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문 명예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들과 의료계의 헌신과 노력으로 우리나라 의료수준과 건강보험이 세계적으로 높게 평가받는 수준까지 오게됐다”고 강조했다. 문 명예회장은 그러나 “이렇게 희생해온 의사와 의료계에 대해 너무들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어떻게 대한민국이 의사에 대해 이렇게 박대할 수 있냐“고 톤을 높였다.
지난 14일 오전 의협 동아홀에서 기자회견중인 문태준 의협 명예회장.

문 명예회장은 “의료수가의 경우, 세계적으로도 시민단체가 결정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며 “기업과 노동조합, 시민단체가 수가와 국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한탄스럽다”고 토로했다.

문 명예회장은 특히 “최근 무상의료를 서슴지 않고 이야기 하고 있다”며 “건강보험 재정적자가 1조7000억원에 달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망국적인 발언을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문 명예회장은 “최근 추세는 건강보험을 저부담-고혜택으로 몰아 가고 있다”며 “국민에게 이것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고민해야 된다”며 의협 집행부만으로는 안되는 만큼 10만 의사회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그리고 단결을 강력히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문 명예회장은 최근 의료계 내부 혼란과 관련, 이를 원로들의 무관심 탓으로 돌렸다.

“우선 원로들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원로들중 제대로 상의할 사람이 없는 것은 물론 대부분 귀찮아해 관여하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의협 고문회의에 70여명이 참석하는데 이래서는 회의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문 명예회장은 일반회원들에게도 따끔한 소리를 했다.

“단결안하면 의사단체는 필요없습니다. 서로 아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직접 와서 추궁하면 됩니다. 왜 인터넷상으로 올려놓아야 하는지 전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내 자신 인터넷 플라자를 본 일도 전혀 없지만 현재와 같은 플라자는 개선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제자신 의협회장을 오래동안 하면서 무보수로 일했습니다. 거의 상근하다시피 매일 나왔습니다. 그러나 나같이 매우 활동적인 사람한테도 일부에서는 의협이 도대체 뭐하고 있냐며 엉뚱한 소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도 비토할 수 있는 만큼 의협회장도 비토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의협회장을 윤리위원회에 고발하는 제도가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그런 제도 있어서는 안됩니다."

문 명예회장은 "서로 사랑하고 아끼고 협의하고 그런 분위기 되었으면 한다“는 말을 남기고 기자간담회장 자리를 일어섰다.

김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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