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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포진 바이러스, 식도와 위에서 동시 발견
단순포진 바이러스, 식도와 위에서 동시 발견
  • 의사신문
  • 승인 2011.02.0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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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에 도움이 되는 소화기 질환의 화보 증례 〈23〉

급성 A형 간염으로 입원 중이던 특이한 의학적 과거력 없는 50세 남자의 증례이다. 환자는 입원 중 흉골하 작열감(Heart burn)을 호소하였고, 위-식도 역류증의 의심 하에 위, 십이지장 궤양 또는 급성 위점막 병변(Acute gastric mucosal lesion)의 감별을 위하여 상부 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시행 하였다.

[그림 1-1]위-식도 접합부에 LA 분류 B 에 해당하는 역류성 식도염이 관찰 된다(11시와 1시방향). 위-식도접합부 주변으로 0.2cm에서 0.5cm 크기의 주변부와의 경계가 명확한 얕은 노란색 분화구 모양의 궤양 병변이 관찰 된다.[그림 1-2]그림 1-1의 궤양 병변과 비슷한 모양의 1cm 크기 이하의 병변들이 전정부의 소만측에서 관찰 되었다. 병변이외의 위점막은 정상 소견이었다.
시행한 내시경 검사에서 위-식도 접합부에 역류성 식도염과 함께 노란색 삼출물에 의해 덮여있는 둥근 모양의 얕은 궤양 병변이 다수 관찰 되었고, 위 전정부의 소만측에서도 비슷한 병변이 관찰 되었다(그림 1-1, 1-2).

[그림 2]H&E 염색에서 다핵성 거대 세포(multinucleated giant cell), 젖빛유리(ground glass) 모양의 핵과 핵내 봉입체(inclusion body)들이 관찰되고 있다. HSV II 염색에서 단순 포진 바이러스 양성 소견이었다.
식도와 위의 병변이 같은 원인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직 검사를 궤양의 변연부와 중심에서 각각 시행 하였고 바이러스성, 결핵성, 진균성,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포함한 세균성 감염을 감별 하기 위하여 1형 및 2형 단순포진 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HSV type 1, 2), 거대세포 바이러스(Cytomegalovirus: CMV) 그리고 결핵균(Tuberculosis bacteria: TB)에 대한 중합효소 연쇄 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 PCR)을 채취한 조직에서 시행 하였고, 그람 염색과 균배양 그리고 진균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검출을 위한 특수 염색을 시행 하였다. 이 결과 식도와 위에서 시행한 1형 단순포진 바이러스에 대한 중합효소 연쇄 반응이 양성으로 나왔고 식도에서 시행한 조직 검사상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합당한 소견이 관찰 되었지만(그림 2), 위 조직 검사를 포함한 다른 검사상에서는 특이 소견은 없었다.

이상의 소견으로 환자는 임상적으로 식도와 위의 단순 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궤양 그리고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단 되었고, 급성 A형 간염에 의해 일시적으로 전신 상태가 악화되었었던 점, 평소 건강하였던 점을 감안 하여 식도와 위의 단순 포진 바이러스 감염에 대하여서는 경과 관찰 하기로 하였고 역류성 식도염에 대하여서는 위산 억제제를 사용 하기로 하였다.

단순 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식도염은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서 주로 관찰 되지만 건강한 사람에게서도 드물지만 발생 할 수 있다. 연하곤란과 연하통이 주 증상이고 간혹 열감, 상복부 동통, 오심, 구토, 흉골하 작열감 등의 증상으로 발현 되기도 한다. 합병증으로는 출혈, 천공, 기관-식도 열공, 딸꾹질(hiccup) 등이 있다. 상부 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부분 발견 되고, 내시경 소견에서는 주위와 경계가 명확한 2cm 이하 크기의 얕은 궤양이 특징이고 분화구 모양을 나타내기도 한다. 감별진단으로는 거대세포 바이러스, 진균, 결핵 등의 감염과 알약 복용 시 나타날 수 있는 식도염(Pill induced esophagitis)등이 있다. 진단은 조직 검사만 시행 하였을 때 민감도가 50% 정도로 알려 져 있어 바이러스 배양을 동시에 시행한다. 하지만 최근 중합효소 연쇄 반응에 의한 단순 포진 바이러스의 검출이 바이러스 배양보다 높은 민감도를 보여 주고 있어 조직 검사와 중합효소 연쇄 반응을 같이 하는 추세이다.

단순 포진 바이러스 감염은 위장관에서는 주로 식도에서 발견된다. 이유는 명확하지 않으나 단순 포진 바이러스가 위, 소장, 대장의 원주세포 보다는 식도의 편평상피 세포에 잘 적응 하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본 증례에서 보듯이 단순 포진 바이러스가 산성 환경에 매우 친화적임에도 불구 하고 위산 역류와 편평상피 조직이 공존 하는 위 식도 접합부에서 관찰 되었다는 점은 전형적인 소견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위 내부의 원주 세포에서 병변이 발견 되었다는 점은 매우 드물고 비전형적인 소견으로 바이러스의 증식이나 감염에 대해 또 다른 요소가 작용함을 시사한다.

치료로는 면역력이 떨어져있는 환자는 아시클로비어(acyclovir)등의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고, 면역력이 정상인 경우는 대게 1∼2주의 경과 관찰만으로 호전 된다. 규칙적인 운동과 숙면 등을 통해 건강한 면역력을 유지 하고 산성 식품(맥주, 탄산음료, 페스트푸드)보다는 알칼리성 식품(레몬, 해조류, 당근) 등을 섭취 하는 것이 식도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단순포진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된다.

위 환자의 경우는 급성 A형 간염으로 인한 일시적인 면역력 저하로 인하여 단순 포진 바이러스 감염이 발생 하였고 매우 드물게 식도와 위의 동시성 병변이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증례이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병센터, 병리과* (강호석·김완섭*·심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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