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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아반떼와 푸조의 서스펜션
신형 아반떼와 푸조의 서스펜션
  • 의사신문
  • 승인 2010.11.0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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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와 같은 안정적인 코너링과 핸들링 기대

신형 아반떼에 제기된 문제는 후륜의 서스펜션이었다. 차의 서스펜션 세팅은 슈퍼컴퓨터가 흔하게 된 요즘에도 어려운 일에 속한다.

차를 잘 만드는 일본차들의 컴플렉스 역시 서스펜션의 세팅에 있다. 일본차의 엔진은 아주 우수하지만 차의 서스펜션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 남는다.

고성능의 일본 스포츠카도 서스펜션의 반응이 명품이 아니라고 의심받기도 한다. 일반적인 도로에서는 잘 적응하지만 급격한 커브에 약하다던가 하는 문제는 공인되지는 않았지만 시승기에 자주 등장한다(물론 시승기를 쓴 드라이버의 편견이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승기가 아니라 일반인들이나 조금 운전을 한다는 사람들이 그렇게 느낀다면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푸조 차들과 유사한 새로운 아반떼는 토션바라고 하는 과거의 시스템을 채용했다. 많은 메이커들이 더 조건이 유리한 멀티링크로 진행했지만 토션바는 푸조에 엄연히 남아있다. 신차에도 대형차만 아니라면 토션바가 붙어있는 경우도 많다. 상당히 급격한 드라이빙을 하는 206RC에도 토션바가 강화된 형태로 들어있다.

토션바라는 것은 뒷 차축의 서스펜션을 두개의 기다란 막대 스프링과 파이프하나로 만든 것이다. 이 구성으로 후룬의 흔들림을 모두 흡수하는 것이다.

댐퍼는 아주 작은 것이 붙어있는 것이 보통이다. 전륜구동차인 경우 타이어를 포함한 뒷 차축은 볼트 몇개만 풀면 바로 분리되고 만다. 간단하고 작으니 트렁크와 실내 공간을 동급의 차의 크기에서 크게 잡을 수 있다.

단점은 세팅이 까다롭다는 것이고 오래되면 차축 전체를 교체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는 것이다. 간단하지만 메인터넌스는 쉽지 않다. 차축의 베어링이 녹슬거나 그리스가 빠져서 리콜을 실시한 경우도 있다. 운이 좋으면 20년 동안 아무런 트러블이 없는 경우도 있다.

아무튼 설계시의 세팅이 너무 중요해서 차들의 느낌과 서스펜션 성능은 극적인 차이를 보인다. 토션빔을 단 구형의 포르세나 몇 종류의 유럽차들은 최강의 코너링 성능이라고 평가되었고 다른 차종들은 염가차라 어쩔 수 없다는 평을 받았다.

그런데 차축의 모양은 거의 똑 같았다(구글에서 torsion bar라고 치고 이미지를 보면 구조가 얼마나 간단한지 알 수 있다).

신형 아반떼의 도박이라면 도박이라고 할 수 있는 토션빔 채택은 앞으로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현대가 개선을 시도할 능력을 갖게 될지도 모르며 어쩌면 그 전에 평가가 나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성급한 결론을 내리면 안된다(아무튼 현대자동차의 가장 중요한 차종이니 잘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구형 푸조 차들이 토션바를 채용하고도 코너링은 일품이었다는 평을 들었다.

이 평가는 당시의 기준이겠지만 405의 경우 차의 뒷바퀴 슬립을 만들어 내려면 도로에 물을 뿌려야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바퀴는 언제나 도로에 착 붙어있는 상태로 보아도 좋다. 그보다 더 코너링이 좋다는 평은 306이었는데 306을 산길 코너링에서 정말이지 잡기는 쉽지 않았다.

출력이 커진 차들을 타는 요즘도 쉽지 않다. 코너링이 강력한 206RC 차종 역시 토션바를 조금 튜닝한 정도로 세팅한다. 그런데 이 차의 코너링은 아주 좋다. 토션빔을 내리고 나서 보면 다른 회사의 차와 외관은 큰 차이가 나지도 않고 특수한 부속을 쓴 흔적도 없다. 이 세팅이라는 것이 참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경험 곡선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소형차들이 1000kg 전후에 머물러 있던 시절에는 쉬운 일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의 소형 푸조차들도 무거워졌지만 코너링이 나쁘다는 말을 듣지 않는다.

급격한 코너링에서 후륜이 불안정하게 느껴진다는 몇 개의 리포트는 시승전의 필자에게 바이어스를 심은 셈이다.

구조상으로 푸조를 많이 닮아가는 현대자동차는 사실 재미있는 벤치마크 화두를 던져준 셈이다. 비슷한 구조에서 얼마만큼의 성능을 뽑아낼 수 있을까를 한 때의 푸조 마니아가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사실 호기심으로 몇 대의 NF엔진 분해 장면을 보기도 했고 사고 난 차들을 구경도 했으며 몰아보기도 했지만 이번의 아반떼는 훨씬 더 푸조와 비슷한 모습이다.

푸조에서 필자가 좋아했던 부분은 코너링과 핸들링이었고 아마 가장 중요한 점으로 생각한다. 엔진은 튼튼하지만 파이프들이 새어나는 부분도 있고 어딘가 엉성하게 보이는 엔진 주변 파츠들은 지금도 불만이다.

BMW나 벤츠의 차종은 이보다 훨씬 깔끔하며 폭스바겐도 마찬가지다. 공장에서 살다시피한 시절에 많이 보던 내용이라 그다지 주관적인 판단도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푸조의 강점은 코너링이었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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