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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루 아웃백 시승기〈2〉
스바루 아웃백 시승기〈2〉
  • 의사신문
  • 승인 2010.09.1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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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 관심없던 지인 포레스터 계약에 놀라

스바루의 차종들을 몰아본 결과는 아주 안정하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험악한 주행은 해보지를 않아 주관적인 평가를 내리지 못하겠다.

스바루의 아웃백이 특별한 차는 아니다. 가격 역시 싼 것은 아니지만 BMW나 벤츠보다는 싸다(우선 스바루라는 차가 프리미엄 메이커가 아니다). 아마 같은 배기량의 SUV중에서는 싼 편으로 보는 것이 좋겠다. 그러나 필자같이 소심한 사람에게는 여전히 비싼 자동차다. 주행성능이나 탑재능력은 충분하지만 3.6L 배기량의 1년치 세금이 100만원에 육박하는 것도 고민이다(이 정도 비용이면 필자는 다른 장난감을 많이 살 수 있다). 할부 비용도 만만치 않다. 소나타의 2배에 가까운 가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이한 차다.

필자의 지인은 예전에 충동 구매한 렉서스의 GS300을 갖고 있고 이 차는 타이밍벨트부터 시작해서 여러 부분들이 돈을 쓰라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할 시점이 됐다. 하지만 매니아가 아닌 이상은 차의 트러블을 즐기지는 않는다. 멀리서 출퇴근하는 사람으로 출퇴근하다가 차가 트러블을 일으키면 피곤한 정도가 아니다. 얼마 전 언덕이 심한 동네로 이사를 가서 겨울이 되면 고생이 예상되는 것도 있고 필자가 적었던 글의 영향도 있고 해서 아웃백에 관심이 생겼다고 한다. 특별히 SUV가 필요한 것도 아니라서 왜 SUV를 사느냐고 물어 보기도 했다.

차를 몰면서 선문답이 시작된다.

△잘나가는 것 같은가?
-아니 조금 둔한 것 같다(이것은 상시 4륜 구동계의 문제다. 마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요즘의 차들은 지나칠 정도로 잘나간다. 지인이 필자와 동승했던 예전의 차는 골프 GTI 인데 그때도 두 사람 다 GTI마저 잘나간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엔진은 좋은데 전달이 문제가 아닐까?
-그럴지도 모른다.

△안정성은?
-급코너를 돌면서 조금 움찔했다(아마 사실일 것이다. 운전자의 느낌은 동승자에게도 전해진다).

△인테리어는?
-별로다(인테리어 역시 너무 좋은 것들에 익숙하다. 프라이드와 로얄 , 르망으로 시작한 카라이프는 중형차와 대형차들을 거치며 너무 빠르게 좋은 차들에 익숙해져 버렸다. 그러나 아웃백의 인테리어는 올해 디자인상을 받았다. 우리나라 차들의 인테리어도 수준급을 훨씬 넘는다).

△좋은 점은?
-잘 모르겠다.

△내 생각으로는 다른 SUV와 비교하는 것이 빠를 것 같다. 비교할 만한 차는?
-안 타봐서 잘 모르겠다(대책이 없는 대답이다).
아무튼 기대가 크니 실망도 큰 상태로 그날의 시승이 끝났다. 아마 렉서스를 더 타는 것으로 결론을 지은 것 같다. 시승하고 며칠이 지나고 스터디를 겸해서 몇 개의 동영상을 같이 링크해서 보았다. 그 다음에 생각이 바뀐 것 같았다.
(보내준 동영상은 등판 능력의 테스트를 하는 http://www.youtube.com/watch?v=feFRI9juwV4 와 2001년식의 일본 광고로 보이는 http://www.youtube.com/watch?v=r4ooTLlIHf0였다)

그 후 다시 며칠이 지났다. 이번에는 대구에 있는 친구가 갑자기 알파로메오 V6 엔진을 탑재한 란치아 카파를 보러 수원에 올라왔고 갑자기 구매가 이루어져 같이 수도권을 드라이브하는 와중에 전화가 왔다. 원래 카파는 필자의 드림카였다.

새로운 차들이 가격 장벽을 갖고 있다면 란치아는 시간의 장벽을 갖고 있다(요즘은 너무 정신이 없어서 카파를 갖다 주어도 놀 시간이 없다). 아무튼 오래된 카파는 몇 개의 에러 램프가 들어오면서도 잘 달려주었다. 카파가 기름을 많이 먹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알파의 V6 엔진에는 무엇인가 특별한 감성이 있다고 한다.

드라이브를 하는 와중에 전화가 왔다. 지금 다른 스바루 차종인 포레스터를 몰고 청계산에서 시승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웃백에 실망했다는 친구가 더 급이 낮은 포레스터를 몰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러나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다. 무슨 바람인지는 모르지만 `잘 몰다 오세요'라고 말하면서도 다시 너무 실망하지 말기를 바랄 뿐이었다.

다음 날 걸려온 전화는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았고 더군다나 계약까지 했다고 한다. 상당히 의외였다. 필자 같으면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린다. 지인은 동영상들을 검토하고 몇 가지를 생각했다고 한다(충돌과 전복 안전성, 안전장구, 대칭형 상시4륜구동, 낮은 무게중심, 놀라운 핸들링, 등판능력). 그리고 가격이 저렴한 것도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처음의 반응을 생각하면 의외지만 가격대비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 것 같다.

다시 한번 지인의 취향을 생각하면 가격대비 신기한 차를 타는 것도 큰 재미라고 생각한 것 같다. 필자 역시 1년 정도 지나면 시승기가 아니라 지인의 실제 운용기를 들을 수 있게 되어 호기심 게임을 할 수 있게 된다(물론 필자가 1년을 몰고 운용기를 적는 것이 더 확실하겠지만 아주 짧은 거리의 운용기가 된다. 최소한 2∼3만km 이상을 타는 지인의 이야기가 더 확실할 것이다).

앞으로 일본차들과 우리나라 차들의 시승이 많이 남아있으니 심심할 틈은 없다. 메이커들의 새로운 모델 밀어내기는 그만큼 치열하다.  앞으로 조금 더 늘어나면 매니아라고 해도 차의 엠블럼을 보지 않으면 차종을 알 수 없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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