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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회, 대북시의사공회 방문"
"서울시의사회, 대북시의사공회 방문"
  • 김기원 기자
  • 승인 2005.03.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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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의료계와 대만 의료계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이는 한국의 서울시의사회와 대만의 대북시의사공회가 상호 교류와 양국 의료현안에 대한 깊은 관심 그리고 폭넓은 공감대 형성을 고리로 `韓·대만 의료 글로벌시대의 본격 전개'라는 새 장을 함께 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특별시의사회 朴漢晟회장을 비롯한 金鎭權·李昌勳부회장, 金鍾雄보험이사·黃奎錫의무이사·崔洛元섭외이사, 金益洙대의원회 의장, 朴珖洙부의장, 사무처 鄭起鎬총무국장, 의사신문 金基元취재부장 등 방문단 10명은 지난 달 26일부터 1일까지 3박4일 동안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대북시의사공회(이사장·彭芳谷)와 중앙회인 중화민국의사공회 전국연합회(이사장·吳南河)를 방문하고 대만 현지 확인과 간담회 개최를 통해 한국 의료계 실정 전달 및 대만 의료계의 현황과 건강보험의 실태를 파악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의사회는 한국과 대만 의료계의 상황 및 공동 현안에 대해 진지한 이해와 함께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아울러 향후 지속적인 국제교류 전개 및 긴밀한 협력을 굳게 다짐, `한국-대만'간 정규 비행항로 개설'과 발 맞추어 양국 의료계간 교류 및 협력 증대를 다짐했다.  

방문 첫 날인 지난 달 26일 저녁시간 서울시의사회 대북시의사공회 방문단이 장개석국제공항을 거쳐 환영회 및 첫번째 간담회를 갖기로한 양명산 중국대반점에 도착할 때 까지 타이페이를 비롯한 대만 전역은 비바람이 심한 짓굳은 날씨였다.  

그러나 이런 雨中의 날씨와 이로 인한 우중충한 기분도 잠시였다. `날씨가 나빠도 좋은 친구는 이렇게 온다'는 대북시의사공회측의 환대에 서울특별시의사회 방문단은 “좋은 친구들과의 만남을 위해 이렇게 대만에 왔다”고 답사,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북시의사공회에서 彭芳谷이사장과 吳運東 전 중화민국의사공회 전국연합회 이사장을 비롯 상무이사, 이사 등 14명의 대북시의사공회 임원과 대만 보험공단 지배인 등 대만의료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 지난 해 대북시의사공회의 서울 방문 당시의 추억을 회상하는 한편 상호 진한 덕담으로 양국 의사회 임원간의 우의와 화합을 한껏 다졌다.  

다소 늦은 오후 8시 대북시의사공회 邱孝震상무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건배 제의에 이어 朴漢晟회장의 인사, 彭芳谷이사장의 인사 순으로 진행됐는데 朴漢晟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중국 속담에 `날씨가 아무리 나빠도 좋은 친구는 찾아 온다'는 말처럼 우중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좋은 만남을 위해 이렇게 대만에 왔다”며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건강보험 등에 대한 답을 얻고 가는 것은 물론 여러분과 함께 좋은 친구와 형제가 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바람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彭芳谷이사장은 “한국과 대만은 의료적인 면에서 공통점이 많다”며 “상호간에 공통점은 발전시키고 문제점은 공동연구해 나가는 기회로 삼자”고 밝혔다. 그리고 대만 복지부장관 부인이자 안과의사인 劉秀雯여사는 “대만 뿐 아니라 각국의 건강보험제도가 어떻게 실시되고 있는지 상호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며 “한국 친구들의 좋은 의견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朴漢晟회장의 선물 증정과 대북시의사공회 彭芳谷이사장의 선물 증정, 吳運東 전 중화민국의사공회 전국연합회 이사장의 선물 증정, 양국 의료현안에 대한 자유토론, 만찬, 양국 의사회 임원진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둘째날인 27일 오전, 서울시의사회 방문단은 장개석기념당 방문, 양명산 노천온천욕에 이어 오후에는 기륭 근처의 야류 및 타이페이 시내 국립고궁박물관을 방문했으며 셋째날인 28일 오전에는 화련의 대리석 공장 방문과 오후에 太魯閣국립공원을 둘러보고 다음날인 지난 1일 오전 타이페이시로 돌아왔다.  

방문단은 이날 타이페이에 도착하자마자 오전 10시30분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의협과 같은 중화민국의사공회 전국연합회를 방문, 9층 회의실에서 두 번째 간담회를 갖고 양국 의료계 현안 및 건강보험제도 시행에 따른 제반 문제점 등 공동관심사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두 번째 간담회가 열린 이날은 공교롭게도 대만 건강보험제도 도입 10주년 기념식이 열린 관계로 인해 대북시의사공회 彭芳谷이사장과 吳運東 전 중화민국의사공회 전국연합회 이사장이 자리를 함께 하지 못했으나 중화민국의사공회 전국연합회 吳南河이사장과 대북시의사공회 임원, 건강보험공단 관계자 등이 참석, 방문단과 건강보험제도의 현황 및 제반 문제점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朴漢晟회장을 비롯 金鍾雄보험이사, 崔洛元섭외이사, 金益洙대의원회 의장 등은 방문단을 대표하여 대만 의료계 현황 및 건강보험제도 시행에 따른 문제점 등에 대해 집중 질의했으며 대북시의사공회 관계자는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을 통해 한국과 대만의 의료상황과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문제점 등을 소개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는 전국민건강보험제도를 시행한지 20년이 된 우리나라와 시행한지 만10년이 된 대만 등 한국-대만 양국 의료계는 보험당국의 규제 강화로 인해 의사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물론 전공의들이 힘들다고 소문난 일부 진료과를 기피하는 현실 등 우리나라와 대만 의료계가 양국 미래 의료환경에 대한 심한 우려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朴漢晟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서울시의사회 방문단이 대만에 온 것은 건강보험제도로 인해 의사들이 느끼는 불편한 점 그리고 국민들이 느끼는 불편한 점을 알아보고 상호 논의를 통해 잘 이끌어 나갈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밝히고 많은 의견개진을 당부했다. 특히 朴漢晟회장은 “한국의 건강보험제도는 외적으로는 완전히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문제점이 아주 많은 제도”라며 “이는 국민들은 비싼 보험료에도 불구하고 보험혜택이 적어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며 의사들은 심사강화 등으로 인해 소신진료를 못하고 각종 고시와 지침 등으로 억압받고 있어 불만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또 朴漢晟회장은 “대만이 시행하고 있는 사회주의적인 건강보험제도 등을 한국이 벤치마킹, 이를 따라가고 있는 추세”라고 전하고 “이번 대만 대북시의사공회 방문은 한국에서의 불만사항을 전달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대만의사들의 경험을 통해 건강보험제도의 잘못된 점과 잘된 점을 파악, 효율적으로 대처키 위한 목적으로 배우러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북시의사공회 邱孝震상무이사는 “대만의 건강보험제도에 대해 칭찬이 많으나 실질적으로는 부끄러운 면이 많다”며 “이는 대만의 외과의사들이 생존에 어려움에 처해있는 현실이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고 대만의료계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지적했다. 이어 대만측 인사는 “대만은 매년 1300여명의 의사들이 배출되고 있는데 한국에서의 의사인력 수급문제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했으며 이에 대해 金鍾雄보험이사는 “대만에서 적지않은 의사들이 배출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연 3300명씩의 의사들이 과대배출되고 있으며 또 저출산으로 인해 신생아가 격감되는 등의 상황에 놓여 있는데 정부측의 의대정원 조정을 통한 인력수급 조절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라고 답했다. 특히 金鍾雄보험이사가 질문한 “한국의 수가계약은 당사자간 협상 결렬시 당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있는데 대만의 수가계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邱孝震대북시의사공회 상무이사는 “아직까지는 별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의료계와 보험자 쌍방간에 논의하다 결렬시 의료계가 주장한대로 처리해버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변, 서울시의사회 방문단을 잠시 놀라게 만들었다.  

또 邱孝震상무이사는 “대만 의료계는 산부인과 의사도 어렵지만 외과의사는 더 어려운 상태로 향후 10∼20년 뒤에는 한국으로 가서 외과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라며 “현재 대만의 전공의들은 수련이 힘든 과 대신 수련받기가 쉽고 또 수입도 좋은 피부과 등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소개, 대만의 의료계의 심한 왜곡 현상 사실을 전해주었다. 이에대해 金益洙의장은 “본인도 외과의사로서 외과는 국민들을 위해 꼭 필요한 과”라고 지적하고 “대만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똑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특히 金鍾雄보험이사가 “한국은 저수가로 인해 사람분만 비용보다 개 분만 비용이 훨씬 높다”고 전하자 대북시의사공회 관계자들은 허탈한 웃음을 띄며 “대만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방문단은 崔洛元섭외이사의 △대만에서도 건강보험 및 자동차보험 등을 심사일원화하고 있는지와 △MRI와 CT 등 고액진료도 보험급여가 되는지 △대체보완의학에 대한 처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마지막으로 약1시간 30분간의 간담회와 모든 일정을 마쳤다.  

한편 서울시의사회 방문단은 대북시의사공회 임원진 및 화교출신으로 한국에서 중학교까지 다닌 양명병원 진단방사선과 의사인 王德珍씨 등과 함께 백화점 중식당에서 점심을 하며 양국 의사회간의 친목과 우의를 재차 다진후 3박4일간의 짧은 일정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후 4시30분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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