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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0대 명산 : 치악산
한국의 100대 명산 : 치악산
  • 의사신문
  • 승인 2008.12.1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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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쾌한 능선종주의 참 맛 주는 중부의 명산

치악산은 강원도 원주시와 영월군 수주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1288m이다. 백두대간상의 오대산 두로봉에서 서쪽으로 가지를 친 산줄기가 계방산과 태기산을 넘어 남서진하다 거대한 산줄기를 빚어 놓은 것이 치악산으로 중부지방의 명산이자 강원도의 제일 도시인 원주시의 진산이다.

주봉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남쪽에는 향로봉(1043m)과 남대봉(1182m)이, 북쪽으로는 매화산(1084m)과 삼봉(1073m) 등 여러 봉우리와 연결되어 있다. 산줄기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어 장쾌한 능선종주 산행의 참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산줄기의 동쪽은 경사가 비교적 완만하고 주 등산코스로 이용되는 서쪽, 즉 원주방향은 경사가 매우 급하다.

치악산은 198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큰골·영원골·입석골·범골·사다리골·상원골·신막골 등 아름다운 계곡과 입석대·세존대·신선대·구룡폭포·세렴폭포·영원폭포 등 능선과 계곡을 따라 풍부한 볼거리가 산재해 있다. 이밖에 구룡사·상원사·석경사·국향사·보문사·입석사와 같은 오래된 절이 많이 있다. 문화재로는 구룡사 대웅전(강원유형문화재 24)과 영원산성·해미산성 터·금두산성 그리고 산줄기의 남쪽인 성남리의 성황림(천연기념물 93) 등이 있다. 목숨을 구해준 선비의 은혜를 갚기 위해 목숨을 바쳐 가며 머리로 종을 쳤다는 꿩의 전설을 간직한 상원사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즉 1000m 이상의 고지에 자리한 몇 안되는 절 중의 하나다.

치악산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하지만 치악산에 올랐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 높이의 다른 산에 비해 몇 배나 힘이 드는 산, 즉 치가 떨리고 악이 받치는 산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는 다른 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등산로의 급경사 때문이다. 대표적인 등산코스인 사다리병창 코스는 구룡사에서 세렴폭포까지 처음 3km정도는 평탄한 길이다. 그러나 세렴폭포아래 다리를 넘으면서부터 급경사 코스로 변한다. 3km를 걸어 적당히 다리가 아픈 상태에서 치고 올라가는 호된 된비알이 엄청난 부담을 주는 것이다. 세렴폭포 부근의 해발이 700m라면 다른 산과 비슷한 느낌이 들텐데, 급경사 직전의 높이가 500m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약 800m를 거의 급경사로만 이어진 능선과 암릉길 2.5km를 올라가야 하는 것이 치악산이다. 이를 단순 경사도로 환산해도 30%가 넘는 된비알이다.

이같은 경사도로 인해 치악산은 1500m급의 산과 같은 고된 역정을 소화해야 정상에 설 수 있는 산인 셈이다. 이와 같은 사정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입석대, 영원사, 상원사코스도 마찬가지로 올려치는 급경사가 치악산 산행의 특색인 셈이다.

치악산의 주등산로인 사다리병창의 병창이란 뜻은 바위절벽의 영서지방 방언으로 등산로가 사다리 모양의 바위절벽인 셈이니 그 험한 정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바위절벽의 정선지방 방언은 뼝대이다. 산행 초보자들이 약 3km를 걸어온 뒤 다시 급경사로 800여m를 올라가는 것은 무리이고 특히 기상이 나쁠 때는 조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그런 광경을 치악산에서는 드물지 않게 목격된다. 치악산은 산을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느끼게 하는 산으로 관광하듯 올라갈 산은 결코 아닌 것이다. 치악산 산행의 또 하나의 특징은 장쾌한 능선종주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주봉인 비로봉〈사진〉에서 남대봉까지는 14km에 이르는 장대한 능선이고, 비로봉에서 천지봉, 매화산으로 이어지는 진달래 능선까지 합하면 약 30여km로 지리산의 주능선 길이와 맞먹는다.

조선 초 학자 서거정은 치악산을 끼고 있는 원주를 `산천이 아름답고 토지의 비옥함과 물산의 풍부함이 여러 고을 중에서 뛰어나고 그 풍속은 부지런하고 검소하며 쓰는 것을 절약하여 재물을 저축하고 물자를 늘리니 홍수와 가뭄도 재해가 되지 못하니 실로 동쪽지방의 아름다운 고을이다'라고 노래했다. 

서동면〈삼성서울병원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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