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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0대 명산 : 지리산
한국의 100대 명산 : 지리산
  • 의사신문
  • 승인 2008.11.1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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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 종주산행의 고전이자 어머니 산

전라북도 남원시, 전라남도 구례군, 경상남도 산청·하동·함양군 등 3개도 5개 군에 걸쳐 있는 한반도 남단의 최대 산군으로, 주봉인 천왕봉의 높이는 남한 내륙 최고인 1915m이다. 신라 5악의 남악으로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지는 곳'이라 하여 지리산(地理山)이라 불렀고, 또 `멀리 백두대간이 흘러 왔다'하여 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부른다.

천왕봉을 주봉으로 하여 서쪽 끝의 노고단(1507m), 서쪽 중앙의 반야봉(1751m) 등 3봉을 중심으로 하여 동서로 약 45km의 장대한 능선으로 이루어진 산악군을 형성하고 있으며 1400m가 넘는 봉우리만도 20여 개에 이른다. 천왕일출, 반야낙조, 연하선경 등을 지리 7경으로 꼽는데 특히 3대가 덕을 쌓아야만 볼 수 있다는 일출을 보기 위해 매일 아침 동트기 전 천왕봉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동쪽을 바라보며 일출을 기다리는 진풍경을 연출한다.〈사진〉 필자도 지리산에 다섯번 오른 끝에 일출을 보고 사진촬영에 성공했다.

천왕봉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주능선을 중심으로 발달한 골짜기들의 물이 모여 각각 남북으로 큰 강을 만들거나 물줄기를 키우는데, 하나는 낙동강 지류인 남강의 상류로서 함양·산청을 거쳐 흐르고, 또 하나는 멀리 마이산과 봉황산에서 흘러 온 섬진강이다. 또한 이들 강으로 화개천, 연곡천, 동천, 경호강, 덕천강 등 10여 개의 하천이 흘러 들며 맑은 물과 아름다운 경치로 `지리산 12동천'을 이루고 있다. 또한 이들 계곡에는 불일, 구룡, 무채치기, 칠선 등 지리산 7대 폭포와 아름다운 담과 소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발달해 있다.

산악인들은 지리산에 여러 의미를 부여하지만 가장 가슴에 와 닿는 것이 `어머니 산'이다. 어머니는 포용과 관용의 대상이자 언제나 좋은 의미로 다가오듯 산사람들에게 지리산은 평생을 두고 올라도 한결같이 변치 않고 좋을 바로 그런 산이기 때문이다.

대원사를 기점으로 천왕봉에 오른 후 주능선을 타고 노고단에 이르는 구간은 짧게 잡아도 1박 2일이 걸리는 100여리 산길이다. 다행히 지리산 주능선에는 세석산장을 필두로 5개의 산장이 있으며 선비샘, 총각샘, 임걸령샘 등이 연이어 종주산행자의 목을 축여주고 있어 그야말로 천혜의 종주코스 즉 종주산행의 고전이라 할 수 있다. 능선종주 산행자들은 항상 식수와의 싸움을 벌이는데, 지리산은 적당한 거리마다 샘이 있어 지리산을 어머니 산으로 부르는 또 하나의 이유인 듯 싶다. 지리산은 또한 백두대간 종주의 시발점으로, 지리산 종주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면 백두대간 종주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그만큼 백두대간 구간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이고 지리종주 경험을 산악인의 자격을 논하는 잣대로 삼곤 한다. 이러한 이유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지리산 일종주를 권하고 싶다.

지리산은 정상의 주능선 뿐만 아니라 산아래 길도 도보 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지리산 아래 마을을 이어 주던 아름다운 소롯길을 연결하여, 올해 4월 국내 최초로 도보여행자를 위한 장거리 도보 트레일인 `지리산 둘레길' 일부가 개통되어 인기를 끌고 있다. 오는 2011년까지 지리산 아래 100여개 마을을 고리형으로 연결해 800리 정겨운 산길을 만든다는 계획인데, 남원부근 30여km가 우선 개통되었다.

지리산의 대표적 산행코스는 천왕봉과 노고단을 연결하는 능선 종주코스인데, 최근에는 극한 산행을 즐기는 산꾼들이 주능선에 서쪽으로 만복대-정령치-바래봉을, 동쪽으로는 왕등재-웅석봉 등을 연결하여 태극문양 형태의 100여km 산길을 이어 걷는 지리산 태극종주 코스도 개발해 냈다. 지리산은 산의 크기만큼이나 등산길도 다양해 중산리, 대원사, 백무동, 뱀사골, 피아골 등 주요 들머리만해도 10개가 넘으며, 어느 길을 택해도 멋지고 웅장한 지리산을 만날 수 있다.
 
서동면〈삼성서울병원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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