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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진료 못할땐 완치 여부·치료 횟수 언급 피해야
직접 진료 못할땐 완치 여부·치료 횟수 언급 피해야
  • 의사신문
  • 승인 2008.10.2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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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하는 의사가 환자 진료도 잘한다 Q&A(19)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담이 달라 항의할 때

Q〉 저희 병원 홈페이지 상담 게시판에 환자가 올린 질문을 보고 곧 좋아질 수 있는 가벼운 증상이라 생각했습니다만 실제 그 환자를 만나 진료해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훨씬 증상이 심하여 오랜 치료가 필요했습니다. 종종 이렇게 치료 횟수나 기간 등이 온라인 상담과 오프라인 상담이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왜 다르냐고 항의하는 환자에게 어떤 식으로 설명해줘야 환자가 잘 이해하며 수긍할까요?

A〉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 않고 이루어지는 온라인 상담에서는 개개인에게 맞는 치료 결과나 치료 횟수를 정확히 밝힐 수 없음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면서, 그 증상에 해당되는 보편적인 치료 결과나 횟수 정도만 이야기하는 것이 무난합니다.

온라인 상담 외에도 전화 상담이나 대리인 상담 같이 환자를 직접 보지 않은 상태에서 답변을 할 때는 치료 완치 유무나 횟수 등은 가능하면 정확히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의사의 대략적인 견해 정도를 밝히며 자세한 내용은 직접 환자를 진찰해봐야 알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 의사가 생각할 때 거의 확실시 생각되는 증상일지라도 `∼임에 틀림없습니다' `절대 ∼하지 않습니다' 등 100퍼센트 확신을 담고 있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환자들 중에는 전화 상담이나 온라인 상담에서 자신의 증상이나 느낌에 대해 매우 주관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기에 의사로서는 비슷비슷한 증상에 따른 혼돈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실제 많은 의사들이 질문을 올린 환자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또 앞으로 우리 병원을 찾을 예비 환자들이 보는 질문이기에 치료 결과에 대해 `분명 좋아질 수 있습니다'식의 100퍼센트 확신에 찬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확실하게 보이더라도 환자를 직접 만나기 전까지는 늘 2퍼센트 여운을 남겨두어야만 혹 나중에 환자가 온라인 상담과 오프라인 상담 답변이 다르다고 항의를 하더라도 환자에게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강조하지만 환자를 직접 진찰하기 전까지는 환자의 증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보다는 객관적인 정보나 보편적인 사실만을 전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가능하면 치료 결과에 대한 확답이나 단정적인 언어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불만에 공감해줘 라포 형성의 기회 삼아야

진료외적인 병원 문제로 화가 난 환자의 대응법


Q〉 병원 주차장에서의 주차 문제나 간호사의 불친절, 병원 대기실에서 오래 기다리는 등 진료 전 갖가지 일들로 이미 마음이 상한 환자들은 본격적인 진료가 시작되어도 의사에게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도 않고 답변도 성의가 없습니다. 또 종종 그러한 분노를 의사에게 터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진료가 효과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는데, 진료 초반 기분이 상해있는 환자의 기분을 어떤 식으로 풀어주어야 환자가 마음을 열고 진료에 적극적으로 잘 참여할 수 있을까요?

A〉 환자가 병원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일들로 기분이 상해있더라도 그 상황에 대해 이해를 구하기 전에 환자의 이야기를 잘 듣고 공감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곧 병원 주차문제나 간호사의 불친절, 대기실에서의 오랜 기다림 등으로 진료 시작 전에 환자가 불만을 토로한다면, 간호사를 변호하거나 상황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환자의 불만을 먼저 들어주면서 마음을 읽고 공감해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사실 병원 건물의 주차 문제나 엘리베이터 고장, 간호사의 실수나 불친절 등으로 진료 전 마음이 상한 환자는 이 모든 것이 결국 병원의 문제 곧 병원을 운영하는 총 책임자인 의사의 문제로 생각하기에 진료 시 의사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때가 의사에게는 환자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즉 의사가 환자와 한 편이 된다면 환자와 깊은 라포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사가 환자의 불만 상황을 병원 입장에서 대표로 이해시키려고 하기보다 “맞아요, 맞아. 제가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이 건물에 주차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주차 아저씨가 많이 불친절하죠?” 식으로 함께 공감해주며 환자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환자는 지금까지의 불만을 의사와 분리하여 별개로 바라보는 것은 물론 의사와 자신이 한 편이라는 생각을 하며 진료 시 의사에게 마음의 문을 더욱 활짝 열 것입니다.  

이혜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독자 여러분들께서 진료 커뮤니케이션 상의 궁금한 내용이 있으시면 의사신문(이메일 docnews@hitel.com, 팩스 02-2676-2108, 우편)으로 질문내용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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