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의 서스팬션 <상>
미니의 서스팬션 <상>
  • 의사신문
  • 승인 2008.10.2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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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한계…'고무원추 서스팬션'으로 해결

기름값이 내리더라도 환율이 안정되지 않고 사람들이 이른바 R의 공포(Recession Fear)에 붙잡힌 가운데 좋은 차를 살 기분이 들지 않는다. 정말이지 전혀 들지 않고 있다. 원래 이럴 때가 좋은 차를 좋은 조건에 싸게 살 수 있는 시간이지만 현재로서는 전혀 그런 기분조차 들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사람들의 마인드들은 다 비슷하다. 어떤 차종을 대폭 할인해 주겠다는 문자들이 날아오지만 지워버리곤 한다. 마니아였던 사람이 이 정도면 그냥 실용적인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아마 교체할 생각조차 없을 것이다. 메이커들로서는 정말 긴장되는 순간이다.

이런 와중에 예전에 적었던 것처럼 폭스바겐의 독주가 일어나고 있다. 다른 차 회사들이 혁신을 이룩하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폭스바겐은 피에르피에히 회장 이후 지속적으로 혁신을 계속했다. 그 결과는 근본적으로 조금 다른 차들이 나오고 있다(모든 모델이 다 성공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전과 달리 일반적인 차들, 무난한 차들은 커다란 수요를 이끌어 내지 못한다. 너무 흔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요즘과 가까운 장래의 메이커들의 딜레마라고 한다. 아마 사실일 것이다.

변덕이 심한 세상이지만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성능이 좋고 가격이 적당하며 혁신적인 설계의 차들은 사랑 받을 것이다. 물론 이것으로 성공적인 차의 모든 조건은 아니다. 이런 조건을 충족하고도 사라진 차들은 많으니까. 그 반대도 있겠지만 그건 예외다.

아무튼 성공적으로 데뷔하고 오랜 기간 존속할 수 있으면 문화 아이콘으로 변한다. 상업적인 성공과 문화적인 성공, 둘은 때로는 거울상과 같은 것이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상업적인 성공이 없으면 롱런은 없다. 그리고 상업적인 성공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문화적 측면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다. 둘은 쌍둥이처럼 보인다.

다시 미니의 이야기로 돌아오자. 미니는 절묘한 시점에 등장하여 상업적으로 성공하고 많은 차들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번에는 휠베이스 이야기를 했었다. 휠베이스를 길게 잡기 위해 미니는 바퀴의 위치를 끝부분으로 이동했다. 지난번의 이야기를 읽고 차들을 바라본다면 휠베이스를 길게 잡는 것이 예상외로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고급차들은 소형의 차종이라도 휠베이스를 길게 잡으며 다른 메이커들은 시간을 두고 현실과 타협하며 그 차의 디자인을 벤치마킹한다.

그 결과 몇 년이 지나면 차들의 디자인은 모두 비슷해진다. 미니 이후에 소형차의 선택은 앞뒤로 타이어가 딱 달라붙은 디자인을 갖게 되었다. 이런 방식을 채택하여 미니의 휠베이스는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변했으나 차폭이 넓지는 않았다. 휠베이스와 마찬가지로 차폭도 중요하다. 너무 좁으면 자전거나 오토바이와 비슷한 느낌이 나는 차로 변해버린다.

미니는 차폭이 작은 편이었으며 플로어플랜을 만드느라 엔진룸을 제외하고는 공간이 거의 없었다. 엔진을 횡배치하고 전륜구동이라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까지 동원했으나 엔진룸은 너무 좁았다. 너무 좁다보니 라디에이터까지 차의 앞이 아니라 측면에 붙여야 할 정도로 공간이 없었다. 이 좁은 장소의 틈바구니에 조향장치와 서스펜션을 붙여야만 했다. 공간은 거의 없었고 해결책이 서브프레임 변화와 새로운 서스펜션의 등장이었다.

서스펜션은 스프링과 충격완충기가 바퀴에 연결된 관절 부분과 차체를 연결한다. 그래서 차 앞바퀴의 휠 아치는 스트레스가 많이 걸리는 부분이다. 스트레스와 진동을 많이 받는 앞바퀴의 충격을 바퀴위를 감싸는 휠 아치 부분에서 차체가 스프링과 충격완충기의 힘을 받는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공간마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미니의 디자이너는 새로운 길을 만들었다. 그전까지의 스프링 대신 고무원추(cone)를 사용했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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