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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0대 명산 : 점봉산
한국의 100대 명산 : 점봉산
  • 의사신문
  • 승인 2008.09.2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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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보존구역인 야생화·산나물 1번지

점봉산은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과 양양군 서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한계령을 사이에 두고 설악산 대청봉과 마주보며 서있다. 높이는 1424m이며 설악산 국립공원 중 남설악의 중심이 되는 산으로, 설악산 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지만 별도의 독립적인 산세를 갖추고 있으며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과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선을 형성하고 있다.

산의 북동쪽에는 대청봉(1708m)이 있고, 북서쪽에 가리봉(1519m), 남서쪽에 가칠봉(1165m) 등이 솟아 있다. 산의 동서 사면의 산세가 완연히 달라 동쪽은 급경사로 계곡이 잘 발달되어 있는데, 동쪽 비탈면을 흘러내리는 물이 모여 만들어진 주전골이 대표 계곡으로 오색약수를 지나 백암천에 합류한 뒤 양양의 남대천으로 흘러든다. 경사가 완만한 서쪽은 작은 점봉산과 곰배령으로 이어지면서 산나물과 야생화 생육에 천혜의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점봉산을 말할 때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곳이 주전골이다. 절승의 계곡미와 더불어 점봉산 산행의 주요 들머리가 되기 때문이다. 주전골은 오색약수터에서 상류로 선녀탕을 지나 점봉산 동북 비탈면에 이르는 계곡으로 남설악의 큰 골 가운데 가장 수려한 계곡미와 가을 단풍으로 유명하다. 골이 깊어 한여름에도 한기를 느끼며 고래바위·상투바위·새눈바위·여심바위·부부바위·오색석사·선녀탕·십이폭포·용소폭포 등 곳곳에 기암괴석과 폭포가 이어져 풍광이 빼어나다. 계곡을 따라 오색약수터·망월사·성국사터 등 명소가 많이 있으며, 특히 성국사터의 오색리 삼층석탑은 보물 제497호로 지정되어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수많은 야생화가 피어나 천상 화원이라 불리는 곰배령은 점봉산의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이다. 곰배령은 해발고도 1000m에 있는 고갯마루이자 수천평에 이르는 광활한 초원지대로 봄에는 산나물이 풍성하게 돋아나고 철따라 작은 꽃들이 피어나 아름다운 화원〈사진〉을 이룬다.

겨울철에는 눈이 많아 설피를 신어야 움직일 수 있다는 설피마을에서 기암괴석과 흐르는 물이 어우러진 계곡을 몇 개 넘어 올라가다 보면 이국적이고 완만한 둔덕이 펼쳐지는데, 정상에 오르면 초원 위로 융단을 깔아 놓은 듯 야생화가 피어 있고, 야생화 사이로는 곰취, 참나물, 산당귀 등 산나물이 지천에 널려 있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수많은 산나물 중 대명사처럼 별칭을 얻은 산나물은 `점봉산나물'이 유일하다. 그만큼 점봉산에는 산나물이 많고 질이 좋다는 뜻이다.

점봉산의 서남쪽 작은점봉산에서 곰배령을 지나 가칠봉에 이르는 약 7km 능선 구간은 산채가 많이 난다고 하여 챗목이라 부른다. 이 일대는 산나물 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나물이 풍부한데, 다양하고 질이 좋은 고랭지 나물이 많아 적지 않은 농가 수입원이 되기 때문에 돈산이라고도 부른다. 산나물은 잔설이 채 녹지 않은 4월 초순에 얼레지로 시작해 수많은 종류가 번갈아 산자락을 메우는데, 특히 5월 초순부터 보름간 따서 생채로 파는 참나물의 값이 가장 높다. 주종을 이루는 나물은 얼레지·참나물·취나물·곤드레·고비·고사리 등 10여 종이며, 참나물 외에는 대개 건조하여 묵나물로 만들어 판다.

점봉산 산행은 크게 세 가지 경로를 따른다. 가장 일반적인 원점 회귀형 산행은 오색약수터를 들머리로 하여 주전골을 따르다 12폭포 삼거리에서 12담 계곡을 따라 망대암산을 거쳐 정상에 이른다. 정상에서는 대간 마루금을 따라 단목령쪽으로 향하다 갈림길에서 좌측 오색으로 내려서면 된다. 또 하나의 산행로는 설피마을에서 곰배령-작은점봉산을 경유하여 점봉산에 오르는 방법이 있는데 하산은 주전골, 오색, 단목령 어디를 선택해도 좋다. 야생화 산행이라면 곰배령을 빼놓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백두대간 종주산행인데 한계령에서 망대암산-점봉산을 거쳐 단목령에 이르는 구간이다. 단목령에서는 대간 마루금을 따라 조침령으로 계속 남서진하거나 좌측 오색초등학교 또는 우측 설피마을로 내려설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4월에 점봉산을 찾았다가 큰 눈을 만나 준비없는 겨울산행으로 바뀌어 매우 고생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서동면〈삼성서울병원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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