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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0대 명산 : 응봉산
한국의 100대 명산 : 응봉산
  • 의사신문
  • 승인 2008.09.1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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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최후의 비경 용소골을 품은 산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과 경북 울진군 북면의 경계에 서 있는 산. 강원 최남단과 경북 최북단에 솟아난 산으로 높이는 999m이다. 서쪽으로는 낙동정맥의 우람한 산줄기가 지나고 동쪽으로는 동해가 조망되는데, 동해를 굽어보는 산의 모습이 매를 닮았다 하여 예전에는 매봉이라고도 불렀다.

전설에 따르면, 울진 조씨가 매사냥을 하다가 잃어버린 매를 이 산에서 찾고 나서 산 이름을 응봉이라 한 뒤 근처에 부모의 묘자리를 쓰자 집안이 번성하였다고 전해진다. 산 동쪽 온정골에 천연 용출온천으로 유명한 덕구온천이 있고, 서쪽 덕풍계곡이라 부르는 용소골에는 여러 개의 폭포와 소가 원시림과 함께 비경을 이룬다.

등산로는 용소골과 덕구온천에서 출발하는 두 가지 코스가 있는데, 보통 덕구온천에서 출발하여 다시 덕구온천으로 내려온다. 응봉산 정상에 오르면 멀리 백암산·통고산·함백산·태백산 등이 보인다. 등산로가 많이 개발되어 있지 않아 주요 등산로 외에는 오르기 어려운 산이다.

응봉산을 논할 때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특징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계곡이다. 1000m도 안되는 산이 용소골, 보리골, 문지골, 재량박골, 온정골 등 굵직한 계곡을 다섯이나 거느리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용소골, 보리골, 문지골 이렇게 계곡이 세 개나 몰려 있는 서쪽의 풍곡리는 이름마저 계곡이 풍부하다는 뜻의 풍곡(豊谷)리이다. 이중 대표적인 계곡이 서쪽에 남에서 북으로 길게 발달한 덕풍계곡의 용소골이다. 웬만한 계곡은 알려질 만큼 알려져 사람으로 넘쳐 나지만 응봉산 덕풍계곡의 용소골 만은 아직 아무에게나 쉽사리 발길을 허용하지 않아 이 곳을 탐방해 본 사람들은 원시적 형태나 아름다움에 반해 `대한민국 최후의 비경'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덕풍계곡이라 부르는 용소골은 절벽을 타고 넘어야만 하는 크고 깊은 용소 3개를 비롯하여 수많은 소가 도사리고 있고 구절양장처럼 휘도는 협곡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이 코스의 경험자를 대동하는 게 안전하다. 예측불허의 폭포와 한 굽이 돌 때마다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풍광이 연속해서 나타난다. 용소골의 압권은 1·2·3 용소. 용소를 넘을 때는 절벽에 매달려 넘는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연출된다. 〈사진〉

짙푸르다 못해 검게 보이는 소가 뿜어내는 위력에 혼자 용소골을 오르던 이들도 종종 되돌아 내려오는 일도 있다고 한다.

현지인들은 종단을 목적으로 하는 산악인이 아니고 계곡의 아름다움을 맛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덕풍마을에서 30분 정도(1.5km)이면 갈 수 있는 1용소까지만 가보기를 권장한다. 기우제를 지내던 용소만 보더라도 계곡미를 느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덕풍마을을 들머리로 하여 계곡을 따라 1·2 용소를 거쳐 3용소까지는 약 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계곡의 아름다움을 눈과 가슴 그리고 사진기에 담으려면 별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3용소에 도착했다면 뒤로 100여m 동쪽 작은당귀골을 따라 응봉산 정상에 오르는 것이 좋다. 용소골 상부에는 임도가 나 있어 산의 아름다움을 앗아가 버렸을 뿐 아니라 응봉산 정상과도 많이 멀어지기 때문이다.

계곡산행을 더 즐기고 싶다면 용소골 상부에서 서쪽 문지골로 들어서 덕풍마을로 내려서면 된다. 3용소에서 정상까지는 1.5시간, 다시 정상에서 덕구온천까지는 약 2.5시간이 소요된다. 필자의 응봉산 산행도 덕풍계곡을 거슬러 올라 작은 당귀골을 거쳐 응봉산에 오른 후 덕구온천에 도착하는데 약 9시간 정도 소요되었으니 참고할 만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응봉산을 찾는 방법은 덕구온천에서 응봉산에 올랐다가 돌아오는 원점회귀 방식이다. 온천에서 능선을 타고 응봉산 정상에 올랐다가 온정골로 내려선 후 온천 원탕을 경유하여 계곡을 따라 온천으로 돌아오면 된다. 넉넉잡고 5시간이면 충분해 가족산행지로 적당하다. 온정골을 따르는 길에는 세계유명 다리 모형들이 설치되어 있어 색다른 재미를 더해준다.

서동면〈삼성서울병원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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