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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0대 명산 : 유명산
한국의 100대 명산 : 유명산
  • 의사신문
  • 승인 2008.09.0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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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미와 계곡미 뛰어난 서울근교 명산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과 양평군 옥천면의 경계를 이루며 서있는 유명산은 862m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인근의 용문산, 어비산, 중미산, 대부산 등과 높은 산군을 이루며 원시형태의 자연을 잘 보존하고 있으며, 서울 근교에서는 보기 힘든 깊고 아름다운 계곡이 발달해 있다.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유명산은 산 정상에서 말을 길렀다고 해서 마유산이라고 부른다는 기록이 있으며, 실제 대동여지도나 우리 고유의 산경표에는 모두 마유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유명산이라는 지금의 이름은 1973년 엠포르산악회가 국토 자오선 종주를 하던 중 당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 산을 발견하고 산악회 대원 중 진유명이라는 여성의 이름을 따 붙인 것이라고 전해진다. 지도마다 두 가지 이름이 혼재되어 있어 통일화 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처럼 이름이 바뀐 경우는 가평군에서 이름없는 우목봉을 명칭 공모를 통해 연인산이라는 이름을 붙여 유명해진 것과 일맥 상통하는 셈이다.

동쪽으로 대부산, 어비산, 용문산과 이어져 있으며 능선을 오르는 등산로는 초입부의 소나무숲을 제외하면 정상일대는 소 잔등처럼 밋밋하여 깊은 인상을 주는 곳이 없는 편이다. 정상부의 특성을 꼽자면 유명산 인근에서는 등산뿐만 아니라 패러글라이딩, MTB 등 각종 산악 스포츠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밋밋한 생김새와는 달리 정상에서의 조망만 만큼은 시원해 용문산, 어비산, 남한강, 멀리 천마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같은 조망이 전해주는 광활한 느낌은 이곳이 서울 근교산이 맞나 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이다.

능선을 따르다 급경사를 내려가 왼쪽 계곡으로 내려가면 입구지 계곡의 상류쪽이 된다. 이 곳에서부터 산 입구까지의 3km 남짓한 거리에 아름다운 바위계곡, 소와 폭류, 폭포, 단애가 연이어져 경기도 일대에서는 칼봉산 계곡, 백운산 계곡 등과 함께 가장 아름다운 계곡을 이룬다. 입구지 계곡은 유명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와 용문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의 합수점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을 지닌 용소와 박쥐소, 마당소 등이 유명하다. 이같은 계곡미 때문에 먼저 계곡으로 들어가 아름다운 협곡을 천천히 완상하면서 산행을 하는 것이 능선을 먼저 통과한 뒤 계곡을 걸어나오는 것보다 유명산 산행을 효과적으로 끝낼 수 있는 방법이다.

가일리에서 선어치 고개 쪽으로 가는 도중에는 삼림욕장을 비롯하여 체력단련장·캠프장 등을 갖춘 자연휴양림을 만날 수 있는데 바로 유명산 자연 휴양림이다.  1989년에 개장했으며, 최대 3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유명산 입구지 계곡 안쪽으로 조성되었으며, 사방으로 산이 울타리를 형성했다. 이같은 지리적 특성으로 그 어느 고산지대의 휴양림 못지 않아 산 이름처럼 유명세를 타고 있다. 참나무류가 많은 천연림 지대와 낙엽송, 잣나무 등을 심어놓은 인공림 지대가 함께 어우러져 풍광이 뛰어나다. 기암괴석과 계곡을 따라 완경사, 급경사가 조화를 이루며 난 등산로 주변에는 갈참나무, 단풍나무 등이 자라며, 정상에는 고사리와 억새밭이 있다. 지역특산물인 취나물, 고사리, 곰취, 더덕, 머루와 표고버섯 등이 자생한다.

유명산은 산줄기가 사방으로 이어져 있어 얼핏 보면 험해 보이지만 능선이 완만해 가족 산행지로도 적합하다. 산행은 설악면 가일리나 옥천면 신복리를 들머리로 하여 시작하는데, 가일리에서 출발하여 곧장 능선을 타고 정상에 오른 뒤 유명계곡으로 내려가는 코스가 가장 빠른 지름길이자 가장 많이 애용된다. 승용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하는 원점회귀형 산행인 셈이다. 이 코스를 따르면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교통편만 허락한다면 서너치 고개나 농다치 고개를 들머리로 하는 능선산행을 권할만 하다. 두 코스는 770m 삼거리에서 만나 소구니산과 삼형제봉으로 이어지는데, 소구니산에서 능선을 따르면 안 되고 좌측으로 뚝 떨어지는 산행로를 따라야 한다. 원시형태를 잘 간직하고 있는 유명산은 봄, 여름, 가을 어느 때 찾아도 아름답다.


서동면〈삼성서울병원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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