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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83>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83>
  • 의사신문
  • 승인 2008.08.2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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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정관수술을 하면 환자에게 “자녀는 몇 명입니까?”, “몇 살 몇 살이지요?”, “그동안 피임은 어떻게 하셨어요?”와 같은 것들을 물어본다.

그러면 대부분 사람들은 아내가 루프를 장치한다든지, 질외 사정을 하거나 콘돔을 사용하는 식으로 피임을 해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루프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하고 콘돔은 부부간의 친밀감에 도움이 되지 못하며 질외사정은 실패할 경우가 많아 정관수술을 받으러 왔다는 것이다.

오늘은 11살과 7살 난 딸 둘을 둔 한 남자가 정관수술을 받으러 병원에 왔다. 필자는 보통 때와 같이 위와 같은 질문을 했다. 그동안 피임을 어떻게 했냐는 질문에 그는 “그동안 성관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임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아내가 성관계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에 7년 동안 한번도 하지 않았다며 힘들었다고 했다. 아내는 월급만 갖다 주면 다른 여자와 성관계를 가져도 상관 없다고 했다 한다.

혼자 자위행위를 할 때면 `결혼을 왜 했나'하는 생각이 들고 이혼까지 생각해봤으나 아이들 때문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부부클리닉이나 부부 학교 등에서 함께 배우고 삶을 바꾸고 싶었으나 오히려 아내는 자기 자신에게 아무 잘못도 없으며 친구 부부들도 모두 그렇게 산다며 남편을 설득했다고 했다. 성교할 때 통증이 있거나 흥분장애나 오르가즘 장애가 있는 여자들은 대개 치료하려고 애쓰는 것이 보통이다.

필자가 보기에 아내는 문제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 성에 대해 무지하고 남자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 같다. 남자는 성욕이 한번 일면 해결할 방법이 없다. 특히 10대에서 30대까지는 발정난 암나귀와 같다. 남편의 성욕이 발동하면 아내는 다른 일을 하다가도 성관계를 해야만 한다. 필자가 부부학교 등에서 성 강의를 할 때 이런 말을 하면 남자 위주의 강의를 한다고 불만을 말하는 여자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바로 남편을 힘들게 하는 것이다. 또 그 가정은 건강한 가정이 아니라 말할 수 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내 기준으로만 생각하고 내 기준에 무조건 맞추길 요구하기 때문에 불만을 느끼고 갈등이 생겨나는 것이다. 특히 성적인 문제는 더욱 그러하다.

이혼 사유 중 1위가 성격차이라고 하는데 사실 성격차이는 성적인 격차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위의 부부도 이혼을 한다면 표면적 이유는 성격차이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성적 격차라고 할 수 있다.

괴테는 이런 말을 했다. “불편해지기 싫으면 결혼하지 말라. 그러나 진정 행복하기를 원하면 결혼하라” 최고의 병서로 꼽히는 손자병법 1조에는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전쟁에서 100번 싸워도 위태로워 지지 않는다”라고 나와 있다.

아내는 남편에 대해, 남편은 아내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나와 인생을 함께 할 배우자가 어떤 존재인지를 배워야 한다. 결혼 후에도 남편의 역할, 아내의 역할에 대해 공부하고 배워야 한다.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며 준비하지 않으면 행복한 가정을 만들지 못한다. 씨를 뿌리는 자가 열매를 맺는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부부간 친밀한 성생활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남녀의 차이를 알고 섬기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해진다. 아내와 남편이 몸과 마음이 하나 돼 옷을 벗었으나 부끄러워 하지 않는 것이 천국의 삶이고 순결한 삶인 것이다. 우리의 행복은 침대가 아니라 그 침대 위에서 서로에게 자신의 몸을 들여 섬기는 사랑에 있다.

오늘은 94세의 한 할아버지가 발기유발제를 사러 오셨다. 과거에 검사 생활을 하셨고 지금도 하루하루를 의욕적으로 사시는-지금도 할머니와 사랑을 나누며 아름답고 즐겁게 사시는-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볼 때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순결하고 위대한 것은 곁눈질 않고 부부간에 몸과 마음과 영혼이 하나 되는 모습에 있다고 생각된다.

이주성<인천 이주성비뇨기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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