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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0대 명산 : 월출산
한국의 100대 명산 : 월출산
  • 의사신문
  • 승인 2008.08.2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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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평야에 불쑥 솟은 기암의 병풍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온 호남정맥이 남으로 향하다 동쪽으로 방향을 트는 끝머리에서 서쪽으로 갈라진 또 하나의 지맥에 솟아난 월출산은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과 강진군 성전면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813m로 높지는 않지만 호남평야에 불쑥 돌출한 바위병풍의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높게 느껴진다.

월출산을 만나는 건 대개 북쪽인 광주에서 나주를 거쳐 영암 땅에 접어들면서부터인데, 월출산 북쪽지역 영암벌은 넓고 평평한 벌판으로 해발 20∼30m에 불과해 800m쯤 솟아난 바위산은 거의 두 배의 느낌으로 다가서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고산의 분위기에 뒤지지 않는다. 예로부터 소금강이라 일컬어 온 명산으로 사자봉을 시작으로 정상인 천황봉, 구정봉, 도갑산, 월각산, 주지봉 등이 동에서 서쪽으로 연봉을 이루며 거대한 암봉과 장쾌한 암릉을 형성하고 있다.

월출산은 남북의 산형이 다소 다른 편인데 영암 쪽에 속하는 산은 날카롭고 가파른 돌산이며, 강진 쪽에 속하는 산은 비교적 부드러운 육산이다. 천황봉을 중심으로 남성적으로 솟구친 월출산은 서쪽의 구정봉을 넘어서면서 다소 여성스러워져 또 하나의 볼거리인 억새밭을 형성하고 있다. 보는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월출산은 멀리서 보면 하나의 불꽃같고, 정상에 올라서면 남도의 서정적 전원 풍경이 아름다운 산수화처럼 펼쳐진다.

월출산 자락 역시 다른 명산만큼이나 많은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다. 월출산에서 가장 큰 사찰은 도갑사로 산의 서쪽 끝에 위치해 있다. 한 때 99개의 절에 승려만 1000명을 넘었다고 한다. 신라 문무왕 1년(661) 도선국사가 창건했으며, 도갑사의 사천왕문에 해당하는 해탈문은 국보 제 50호다. 통일신라 불상연구의 중요 자료인 석조여래좌상(보물 89)도 볼거리다. 월출산 남쪽 강진군 성전면에 위치한 무위사는 극락보전(국보 134)으로 이름난 사찰이다. 소박한 느낌을 전해주는 이 사찰에는 고려 왕건이 선각대사의 은혜를 기리기 위해 세웠다는 편광영탑(보물 507)과 현존하는 벽화중 가장 오래되었다는 극락보전 후불벽화가 있다. 또 하나의 유적은 산 서쪽의 구림마을. 일본에 백제문물을 전해 아스카문화를 태동시켜 일본에서 추앙받는 왕인박사와 풍수도참설의 대가인 도선국사가 태어난 곳이다. 전통미가 물씬 나는 구림마을에서 바라보는 월출산의 모습도 색다르다.

산행에서 만나는 월출산의 아름다움은 아주 작은 면적으로도 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는가를 쉽게 이해시켜준다. 산행코스는 주능선 종주, 월남리, 도갑산, 주지봉, 산성대 코스 등 여러 개로 나누어진다. 이중 월출산의 모든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는 능선 종주코스가 가장 인기가 있다.

동쪽 천황사를 들머리로 하여 천황봉을 지나 도갑사에 이르거나, 도갑사를 들머리로 하여 천황사로 내려설 수도 있다. 양쪽 코스를 모두 산행해 본 필자는 도갑사 근처에서 1박을 하며 월출산에 걸린 달을 감상하고 이른 아침 산행을 시작하여 천황봉을 지나 천황사로 내려서는 것을 권해주고 싶다. 천황사는 2001년 화재로 전소하여 절터만 남아있으며, 빈 절터에 움막을 짓고 홀로 기거하며 재건을 위해 노력하는 노스님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걸린다. 산행중에 만나는 사자봉 아래 아찔한 구름다리도 월출산의 명물이다.

월출산을 오르는 가장 손쉽고 유순한 코스가 월남리는 들머리로 하는 경로로 가족산행을 권장할 만한 코스이다. 금릉경포대란 곳을 지나 계곡을 따라 오르다 합수점에서 길이 갈리는데 우측은 주봉인 천황봉으로, 좌측은 바람재로 오르는 길이다. 월남리에서 바람재를 거쳐 천황봉을 경유하는 원점회귀 산행이 가능하다. 호젓한 산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행길이 도갑산 코스이다. 억새로 유명한 미왕재에서 도갑산를 경유 도갑사로 내려설 수 있다. 이밖에 월출산을 여러 번 찾아 새로운 맛을 느끼고자 한다면 영압읍에서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산성대 코스나, 월출산 서쪽 독립된 봉우리인 주지봉을 찾아볼만 하다.
 
서동면〈삼성서울병원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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