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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0대 명산 : 용화산
한국의 100대 명산 : 용화산
  • 의사신문
  • 승인 2008.07.2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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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미 빼어난 지역주민의 정신적 영산

해발 878m의 용화산은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유촌리, 하남면 삼화리와 거레리, 춘천시 사북면 고탄리에 긴 능선이 걸쳐 자리잡고 있다. 용화산은 크게 점을 찍어 볼 때 세 개의 커다란 호수에 둘러싸여 있는데 북쪽으로는 파로호를, 서쪽으로는 춘천호를, 남쪽으로는 소양호의 중심에 위치해 있으며 주봉은 만장봉이다.

전설에 따르면 이 산에서 지네와 뱀이 서로 싸우다 이긴 쪽이 용이 돼 하늘로 올라갔다 하여 용화산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전해진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는 용화산이 고대국가인 맥국의 중심지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를 뒷받침 하듯 산중에 용화산성이 있으며 산 밑에는 용화사와 용흥사가 있고, 준령 북쪽의 성불령에는 성불사터가 있다. 또한 맥국의 성문 역할을 하던 배후령, 성불령, 사야령, 큰고개, 모래재 등 고갯길 10여 곳의 흔적이 남아있다.

용화산의 특징은 전설을 간직한 기암괴석이 많다는 것이다. 용마굴·장수굴 등의 석굴과 백운대·은선암·현선암·득남바위·층계바위·하늘벽·만장봉·주전자바위·마귀할멈바위·세남바위·한빛벽·광바위·바둑판바위·작은 비선대 등 각종 기암괴석들은 저마다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으며 크고 작은 폭포도 6개나 되어 국내 유명산 못지 않게 경치가 아름답다. 용화산의 안개와 구름은 예로부터 성불사의 저녁 종소리, 기괴한 돌, 원천리 계곡의 맑은 물 등과 함께 화천팔경이라 불렀다.

용화산은 능선을 중심으로 북사면은 비교적 완만한 육산의 모습이지만, 남쪽사면은 거대한 암벽과 기암이 노송과 어우러져 매우 수려한 면모를 보여 준다. 산의 능선은 동서로 길게 늘어서 있는데 동쪽 능선은 배후령을 오봉산으로 이어져 발빠른 사람들은 이 두산을 엮어서 주파하기도 한다.

용화산 정상에 서면 남쪽으로 춘천시를 에워싼 대룡산·금병산·삼악산이 보이고 그 사이로 인근의 파로호·춘천호·의암호·소양호 등이 보이며, 서쪽으로는 화악산·북배산 등 주변의 명승이 한눈에 조망된다. 인근 주민의 정신적 영산이자 명산으로서, 옛날에는 가뭄이 들면 화천군에서 군수가 제주가 되어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고, 요즘도 해마다 열리는 용화축전 때 산신제를 지낸다. 기우제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지는데 가뭄이 심해지면 군수가 주전자바위〈사진〉에 올라 개의 목을 따고 그 피를 바위에 있는 홈을 통해 아래로 흘려 보내는 의식을 거행했는데, 바위에 피가 묻어 있어 더럽다고 생각한 하늘이 그 피를 씻기 위해 곧 비를 뿌려 주었다고 한다.

용화산 산행의 들머리는 주로 큰 고개 사거리다. 큰고개 접근은 두 가지 경로가 있는데 화천쪽에서는 정상까지 도로가 개설돼 있어 차량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춘천쪽에서 큰고개에 접근하려면 도보로 약 1시간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사북면 고성리 채석장터에서 계곡을 끼고 오르면서 계류를 여섯번쯤 건너면 공터에 삼각바위가 있는 Y자형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왼쪽 길을 따르면 큰 고개로, 오른쪽 길을 따르면 안부 삼거리에 도착한다. 큰 고개에서 동쪽 능선을 따라 오르면 안부삼거리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암릉길을 만남과 동시에 정상으로 이어지는 암벽과 암벽과 암봉의 빼어난 전망이 전개된다.

삼거리에서 10여분 오르면 노송이 있는 말등같은 암릉에 도착하는데 앞쪽에 펼쳐지는 하늘벽, 촛대바위, 입석대 등의 대암군이 실로 장관이다. 여기서 다시 10여분 오르면 육산으로 이루어진 정상에 도착할 수 있으며, 정상에는 3단으로 된 큰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정상에서 북쪽능선을 따르면 성불령과 성불사지에 이르게 되는데 비교적 사람들이 덜 찾는다. 대부분의 산행은 동쪽 능선을 따르면서 네 가지 안부 포인트에서 남쪽 계곡으로 내려선다. 하산로를 이루는 계곡들은 크고 작은 소와 폭포들이 걸려 있어 발길을 잡으며 피서지로도 훌륭하다. 하산지점에는 최근 아름다운 자연휴양림이 생겨 여유만 있다면 1박을 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서동면〈삼성서울병원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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