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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바이올린 소나티나 G 단조
슈베르트 바이올린 소나티나 G 단조
  • 의사신문
  • 승인 2008.03.3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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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한 멜로디와 급변하는 전조 매력

베토벤이 그의 마지막 10번째 바이올린 소나타 G장조를 출판하던 1816년, 프란츠 슈베르트(1797∼1828)는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티나 3편을 작곡했다. 슈베르트는 평생 베토벤을 사숙하며 그의 작품으로부터 많은 영향과 영감을 받았다. `비극적'이란 표제가 붙은 슈베르트의 교향곡 4번은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과 같은 조성(C단조)으로 되어 있으면서 느껴지는 분위기 또한 흡사하다.

베토벤이 1800년 작곡한 7중주는 24년 뒤 슈베르트가 8중주를 작곡하는 동기가 되었다. 그렇다면 슈베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티나는 어떠할까. 작품의 스타일과 양식을 보았을 때 슈베르트는 베토벤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바이올린 작품은 우미한 멜로디, 급변하는 전조의 묘미, 안정감 있는 구조 등 당대 비엔나 스타일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그 누구도 다가갈 수 없는 음악적 천재성에도 불구하고 수줍고 내성적이었던 그의 성격 그대로 베토벤이 보여주었던 두 악기의 불꽃 튀는 경쟁, 특히 바이올린의 확대된 역할은 보이지 않는다.

작품에 소나타(sonata)가 아닌 소나티나(sonatina)란 명칭이 붙은 것은 의아스럽다. 슈베르트는 생전에 이 작품을 소나티나라고 부른 적이 없다. 이는 작곡가 사후 출판업자인 디아벨리가 세 작품을 한꺼번에 묶어 출판할 때 붙인 것이다.

소나타보다 작은 개념의 용어인 소나티나를 사용, 아마추어도 쉽게 연주할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줌으로써 악보의 판매를 유리하게 하고자 하는 의도였을 듯하다. 당시에는 레코드, 비디오 등이 없을 때라 일반인들이 좋아하는 작곡가의 악보를 구입하여 연주를 함으로써 그 음악을 즐겼던 시절이다.

이 G단조 D.408은 함께 출판된 3편의 `소나티나' Op.137 중 마지막 번호에 해당한다. 앞선 A단조 Op.137-2와 같이 4악장 형식을 이루고 있다. 단조의 조성을 지녔지만 분위기는 어둡지 않다. 그것은 전조를 통해 변화를 꾀하는 슈베르트의 전형적인 수법 때문이다.

첫 악장 Allegro Giuto(정확한 템포로 빠르게)에서 단호한 어조로 제시된 G단조의 주제는 곧 B flat 장조로 조바꿈되며 쾌활하고 밝은 2주제로 연결된다.

이후 두 장 단조 주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발전부를 엮어 나간다. 2악장 Andante(느리게)는 슈베르트 특유의 선율미가 살아있는 가요 악장이며, 3악장 Menuetto(미뉴에토)는 춤곡의 리듬이기보다 귀여운 스케르초에 가깝다. 마지막 Allegro moderato(중간 빠르기로)는 차분하게 시작하여 점차 힘을 더해가는 점층적인 구조를 지녔다.

■들어볼 만한 음반: Ute Hoelscher(V), Karl Engel(P), EMI(1975); Gidon Kremer(V), Oleg Maisenberg(P), Gramophone(1991); Jaime Laredo(V), Stephanie Brown(P), Dorian(1987)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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