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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D,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COPD,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 의사신문
  • 승인 2008.03.2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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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목<울산의대 교수>

▲ 오연목 교수
COPD(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만성폐쇄성폐질환)는 국내외로 높은 유병률과 높은 국내 사망률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의료계와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COPD는 중년 이상의 성인 10명 중 1명에 가까운 유병률(7.7%, 전국실태조사 결과)을 보이며 지난 10년간 통계청 집계 국내 주요 사망 원인 10순위 안에 언제나 들어가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또한 COPD는 높은 유병률과 사망률이라는 통계적 수치 외에도 실제 환자에게 고통을 야기하는 주요 질환이다. COPD로 인해서 환자는 호흡곤란을 느끼게 되고 운동능력이 감소하게 되며 점차 시간이 지나면 일상 생활 조차도 호흡곤란으로 힘들어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또한 COPD 환자는 삶의 질이 심하게 저하되며 감기나 기관지염이 생겨도 호흡곤란이 악화돼 응급실에 와서 치료 받거나 아니면 입원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상황이 반복되기 쉽다. COPD의 질병부담에 대한 사회적 부담은 장애보정손실연수(DALY)로 평가하였을 때 전 세계적으로 7위∼10위에 해당하는 질병부담이 큰 질병이다.

이처럼 COPD가 높은 유병률 및 사망률, 삶의 질 저하, 높은 질병부담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뿐만 아니라 의료계 내에서도 관심과 주의를 끌지 못하고 있다.

이는 `COPD에 대해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는 생각과 `단지 금연만이 COPD를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라는 부정적 인식이 광범위하게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COPD가 흡연뿐만 아니라 유해 가스나 분진 등이 주요한 원인이라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고 있어서 작업장의 유해 가스와 분진을 줄이려는 노력이 COPD 해결하는 방책 중 중요한 부분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편 여전히 중요한 COPD의 원인인 흡연을 중단하면 COPD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무너져 버렸다. 그 이유는 금연하는데 성공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고 또한 일단 금연했어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더욱 더 어렵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서 객관적으로 알려지면서 `금연 실패'가 흡연자의 의지가 박약하기 때문이라고 질책하는 것으로 COPD 문제를 해결될 수 없다고 받아들이게 됐다. 이렇듯 COPD가 원인으로 유해 가스나 분진이 작용한다는 점과 금연 성공이 어렵다는 점으로 해서 더 이상 COPD를 개개 환자가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질병으로 방치할 수 없게 됐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COPD가 2020년도에는 세계 사망 원인 3위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COPD에 대한 관심과 주의를 환기시킬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 COPD 분야의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런 폭발적인 COPD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국가, 민간단체, 제약사 등에서 엄청난 규모의 연구비를 쏟아 붓고 있다.

그 결과 그 동안 의료계에서 마저 불치병으로만 알려졌던 COPD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제들이 최근 환자들에게 사용되고 있고 여러 약제들이 왕성하게 개발돼 시판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은 COPD에 대해서 개발된 효과적인 약이 암이나 심장병 치료약에 비해서 월등히 적지만 향후 10년간 지속적으로 COPD 치료 신약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서 우리나라 보건복지가족부에서도 COPD 연구 및 진료 지침 개발에 연구 지원(만성기도폐쇄성질환 임상연구센터)을 시작했으며 이는 불모지인 국내 COPD 연구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COPD는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도 아주 최근에야 연구 및 연구비 지원이 늘어난 분야이다.

때문에 타 질병에 비해서 우리가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가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선진국과 격차가 크지 않은 점은 오히려 COPD를 연구하는 국내 연구자에게는 좋은 조건이자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국내외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국내 COPD 연구에 박차를 가해서 그 동안 불치병이라 인식된 COPD를 치료해 환자들에게 삶의 질을 호전시키고 생명을 연장시키며, 분야 신약 개발 및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선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향후 바이오코리아를 앞당기는데 일조할 것으로 희망에 찬 기대를 해본다.

오연목<울산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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