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낮을수록 ‘만성질환’ 관리 소홀

구호석 교수팀, 6년간 만성질환 환자 분석…‘저소득층’ 만성질환 관리 재정 지원 필요

2018-09-06     하경대 기자

국내 연구팀이 6년간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는 환자 비율’을 조사한 결과 소득이 낮을수록 만성질환 관리가 더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호석·황수빈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신장내과 교수팀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성인 남녀 2만8759명을 소득수준에 따라 4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다.

전체적으로 ‘만성질환을 적절히 잘 관리하는 비율’은 2010년 40.4%에서 2015년 56.7%로 16.3% 포인트 높아져 환자들이 만성질환 관리방법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좋아졌다.

그러나 소득에 따라 양상은 달랐다.

소득이 가장 낮은 그룹(하위 25%)에선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는 비율’이 2010년 41.2%에서 2015년 54.1%로 조사됐다. 소득이 가장 높은 그룹(상위 25%)은 2010년 42.4%에서 2015년 59.7%로 모든 그룹에서 높아졌지만, 소득이 낮을수록 만성질환 관리 비율은 저조했다.

즉, 하위그룹과 상위그룹 격차가 1.2% 포인트에서 5.6% 포인트로 더 벌어진 셈이다.

질환별로 살펴보면 당뇨병과 신장질환은 모두 소득이 가장 낮은 그룹이 관리를 더 잘하지 못해 6년간 추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2010년 33.1%에서 2015년 65.2%로 32.1% 포인트로 크게 높아졌다. 2010년 고혈압을 잘 관리하는 비율이 소득이 가장 높은 집단에서 35.1%로 소득이 가장 낮은 그룹(32.9%)보다 2.2% 높았지만 2015년에는 오히려 소득이 가장 낮은 그룹이 64.4%로 소득이 가장 높은 그룹(62.3%)보다 높았다.

모든 그룹에서 만성질환자가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경제적인 요인을 꼽았다. 최저 소득층 그룹이 2010년 31.1%로 2015년 38.2%보다 7.1% 포인트 증가했다. 가장 높은 소득 그룹도 2010년 8.7%에서 2015년 12.6% 포인트 증가했다.

소득이 낮을수록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도는 1.17배 높았다. 체질량지수, 고혈압, 교육수준, 직업 종류, 나이보다 소득이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로 분석됐다.

구호석 교수는 “하위 25% 그룹의 소득이 월 평균 150만 원 미만으로, 전체 인구 1인당 월 평균 진료비가 10만 원을 넘어섰고, 65세 이상 인구에서는 월 30만 원 이상 넘어 필수의료 이용의 부담이 소득 대비해서 더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만성질환의 관리는 초기에 잘 하지 않으면 합병증으로 인한 전체 의료비의 상승이 더 증가해 문제 되는 만큼 국가적인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2015년 65세 이상 하위 25% 소득이 77만 원 미만으로 의료비로 약 30만 원을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6년간 만성질환 유병률 추이도 분석했다. 당뇨병 유병률은 2010년 10.1%에서 2015년 11.6%로 1.5% 포인트 증가세를 보인 반면, 고혈압 유병률은 2010년 34.4%에서 2015년 32.6%로 1.8% 포인트 낮아졌다. 만성 신장질환 유병률은 큰 변화가 없었다.

황수빈 교수는 “빈곤할수록 건강이 나빠지고 결국 소득이 낮은 노동으로 인해 다시 빈곤하게 되는 건강 불평등의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만성질환 관리를 위해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게 적극적인 재정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