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의 포효

봄을 알리는 반가운 꿩의 목소리

2011-03-28 의사신문

뒷산에서 울리는 꿩의 울음소리는 우리집에 봄을 알리는 전령이다. 산란기를 맞은 암꿩을 차지한 수컷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힘찬 울음소리는, 사나운 짐승의 포효처럼 들리기도한다.

그 소리는 매년 3월 중순경에 들리기 시작한다. 올해도 그 소리를 기다렸지만, 들을 수 없을거란 생각도 했다. 지난 가을 뒷산에 닥친 태풍 곤파스로 수많은 나무가 쓰러졌고, 그 나무를 모두 베어서 쌓아두었기 때문에, 휑하게 땅이 드러난 숲에서 꿩이 숨어지낼 곳이 마땅찮아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 오후에 뒷산의 꿩 소리가 들렸다. 매년 무심하게 들었던 울음소리가 올해는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에 썰렁한 숲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신기했다. 이제 알까는 까투리의 울음소리가 기다려진다.

신동호〈양천 신내과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