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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
  • 의사신문
  • 승인 2008.02.2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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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미롭고 경쾌한 봄을 부르는 선율


베토벤은 자연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갖고 있었으며 특히 숲과 밤 하늘 속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그에게 신의 현존을 보여주는 증거와도 같은 것이었다. 이 곡의 전원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는 기존에 알고 있던 베토벤 음악의 특징, 예를 들면 매우 감정적이라든지 다이나믹한 긴박감과는 대조되는 부분들이다. 그러나 이 곡은 베토벤이 갖고 있었던 내면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작품으로 꼽힌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거의 전 생애에 걸쳐 작곡되어졌던 피아노 소나타와 달리, 그 대부분이 20대 후반에서부터 30대 초반에 이르는 시기로 작곡 연대별로 보면 초기에서 중기에 해당되는 시기에 완성되어진 작품들이다. 따라서 바이올린 소나타에는 하이든이나 모차르트의 영향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였던 시기로부터 보다 자유분방한 악상을 보이며 점차 뚜렷한 자신의 음악 세계를 확립하는 시기로 변화하는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베토벤의 천재적인 작곡능력에 대해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은 `베토벤은 멜로디가 어떻게 흘러가야 할지를 본능적으로 느꼈던 천재'라고 평했다. 베토벤이 작곡한 어떠한 곡을 듣더라도 작곡자 자신이 작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자신감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시가 아닌 자신에게 이런 재능을 준 절대자에 대한 순종과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봄' 소나타는 베토벤이 작곡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10곡의 소나타 중 다섯 번째 곡이다. 이 곡은 1800∼1801년에 걸쳐 작곡되었으며, 베토벤의 가장 큰 후원자 중의 한 명이었던 모리츠 폰 프리즈 백작에게 헌정되었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중 가장 사랑 받는 곡으로 교향곡 6번 `전원'과 같이 F 장조로 자연을 묘사하는데 즐겨 사용되어진 조성이다. 이 곡은 시작부터 끝까지 `봄'이라는 단어가 함축하고 있는 모든 의미들, 즉 기쁨, 신선함, 희망 등으로 가득 차 있다. 전체적인 멜로디는 친근하고 심플하며 우아하다. 또한 순간순간 베토벤의 유머러스한 모습도 드러난다.

봄 소나타는 총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이올린이 그 유명한 바장조의 감미로운 멜로디를 연주하면서 곡은 시작된다. 내림 나장조로 연주되는 느린 2악장은 천진하면서도 유창한 흐름을 보인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는 소로 번갈아가면서 각기 다른 변주로 이루어진 주제들을 연주해 간다. 3악장은 스케르초와 트리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마치 바이올린과 피아노 간의 밀고 당기는 게임과도 같은 느낌을 주는데 쾌활한 리듬의 전개에 따라 매혹적인 인상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는 악장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 악장은 시적인 테마가 주를 이루며 론도 형태로 작곡되었다. 리듬은 발랄하고 활달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면서 베토벤 특유의 독창성과 유머러스한 기질을 뚜렷이 보여준다.

■들어볼 만한 음반: 다비드 오이스트라흐(v), 레브 오보린(p)의 필립 녹음(1962년), 예후디 메뉴힌(v), 빌헬름 켐프(p)의 그라모폰 녹음(1971년), 이차크 펄만(v),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p)의 데카 녹음(1977년)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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