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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부채 <4>
앉은부채 <4>
  • 의사신문
  • 승인 2006.10.2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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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앉은부채'는 산지의 응달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인데, 이른봄에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땅위에 앉아있는 듯한 모습과, 부채모양의 잎 때문에 그런 특이한 이름이 붙었다.

이와 달리 봄에 잎이 나오고 여름에 꽃이 피는 것도 있는데, 꽃이 작기 때문에 `애기앉은부채'라고 하며, 요즘 강원도의 높은 산에 가면 만날 수 있다.

`앉은부채'는 봄에 가까운 청계산이나 천마산에서도 본다. 둘다 등산로 주변에 낙엽과 섞여 자라기 때문에 꽃처럼 보이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스카프를 두른 여인의 모습이 생각나는 귀여운 모습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추의 시와 같이, 꽃이라는 것을 알아야 비로소 눈에 보이는 꽃이다.

스카프 두른 여인 연상되는 귀여운 모습

스카프 모양으로 꽃을 싸고 있는 것은 `불염포'인데, 꽃의 내부를 일정한 온도로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보통 갈색이지만 간혹 노랑색도 볼 수 있는데, `노랑앉은부채'라 하며 경기도의 일부 지역에서 자란다.

안쪽의 기뢰모양의 덩어리는 수십 개의 꽃이 붙어있는 것인데, 하나의 꽃은 4장의 꽃받침, 4개의 수술, 1개의 암술로 되어있다. 꽃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나는데, 그런 냄새를 좋아하는 파리나 곤충을 유인해서 수정하기 위함이다.

비록 눈에 보이는 꽃은 작지만 뿌리가 깊고 많은 전분을 저장하고 있기 때문에 동물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등산로 주변에서 멧돼지가 먹이를 구하기 위해 파헤친 구덩이 주위에서 `애기앉은부채'를 찾을 수 있다. 〈촬영 : 2006.09.03 선자령에서〉

〈신동호·양천 신내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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