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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격전 앞둔 국내 제약사
특별기고-격전 앞둔 국내 제약사
  • 의사신문
  • 승인 2007.12.2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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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태<한국제약협회 부회장>

▲ 문경태 부회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세계 10대 규모의 우리나라 의약품 시장을 놓고 국내 기업과 다국적 기업 간에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것이다. 그러나 다가올 격전에 대비하는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의 행보는 사뭇 다르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한국 내 생산시설을 중국 베트남 인도 등으로 속속 철수하고 있다.

바이엘을 필두로 노바티스 릴리 와이어스 화이자가 잇따라 한국 공장을 폐쇄했고 GSK도 최근 한국 공장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반대로 국내 제약사들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공장을 신축하고 생산설비를 개선하는 데 막대한 투자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유한양행을 비롯한 10여개 제약사들은 각각 500억∼1500억원이 투입된 공장 건설을 완료했고 동화약품을 비롯한 50여개 제약사들도 공장 신축 및 증축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이러한 의약품 시장동향을 유심히 살펴 정책집행에 반영해 나가야 한다. 먼저 다국적 제약사들이 왜 현지생산의 이점을 포기하고 수입으로 전환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공장 가동에 불합리한 규제는 없는지,수입 절차에 허술한 면은 없는지도 알아봐야 할 것이다. 둘째, 중국·베트남·인도 공장에서 만들어져 우리나라로 들어오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의 완제의약품들이 국내 제조 수준과 규정에 맞게 생산되고 있는지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 셋째, 국내 제약사가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시설을 외국으로 이전하지 않고 국내에서 공장을 신축·개축하는지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국내 제약사들의 생산시설마저 다국적 제약사처럼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빠져나간다면 의약품 수급의 안정성이 흔들릴 소지는 다분하다. 그래서 의약품의 공공성과 그 공공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제조업체의 책임감은 언제나 경제논리를 앞선다. 국내 제약사들은 엄격한 규제와 다국적 제약사의 공세 속에서도 우리 의약품 시장을 지켜왔다. 이런 노력에 정부의 세심한 관심과 정책적 배려가 더해진다면 국내 제약사들은 제약업 100년 역사에서 한·미 FTA를 기회의 순간으로 만들어낼 것이다.

문경태<한국제약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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