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8:07 (화)
국내 양성자치료 수준 업그레이드
국내 양성자치료 수준 업그레이드
  • 김동희 기자
  • 승인 2007.10.07 16: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암센터는 국내 최초로 지난 3월 가동한 양성자치료시설 도입을 기념, 지난 5일 국립암센터 국제회의실에서 미국, 유럽, 일본의 양성자 전문가 8명, 국내 전문가 3명 등 총 11명의 석학을 초청한 가운데 ‘양성자치료, 이론과 임상 적용’이란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 초청받은 해외 전문가는 국립암센터보다 앞서 도입한 의료기관에 소속된 방사선 물리·생물학자와 방사선종양학 분야의 임상 전문가로서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하게 될 이들의 양성자 치료 경험은 아직 시작 단계에 있는 우리나라의 양성자치료 수준 향상에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적으로 28개의 기관이 양성자치료기를 가동하고 있지만 암환자 전용 치료 시설로 운영중인 곳은 15개 기관에 불과하며, 이 기관에 속한 8명의 전문가가 국립암센터에 모여 그들의 양성자치료에 대한 최근 경험 및 노우-하우를 발표하고, 앞으로 등장할 현안에 대한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국내 양성자치료수준을 한차원 높이는 기회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학술회의를 주관한 조관호 박사(양성자치료센터장)는 “국립암센터는 양성자치료효과가 기존 치료에 비해 우월한 것으로 입증된 암종을 대상으로 양성자치료를 시행하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번에 발표된 여러 전문가의 각종 암종에 대한 치료결과 발표는 국립암센터의 치료방침 결정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의의를 평가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 일본 츠쿠바대학의 코이치 토큐예(Koichi Tokuuye) 교수는 1983년부터 1998년까지 간기능 부전이나 기타 질병으로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을 거절한 경우, 그리고 수술 이외의 기타 치료가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 3개 이하의 종양을 가진 간암 환자 162명을 대상으로 192건의 양성자 치료를 시행한 결과, 87%의 국소제어율(치료한 자리에서 종양이 다시 재발하지 않을 확률)과 23.5%의 5년 생존율을 얻었다고 밝혔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러한 높은 국소제어율은 수술과는 달리 환자의 간기능 상태에 영향을 받지 않았고, 동시에 종양의 개수나 크기, 종양의 혈관 침범 여부 등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유지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간기능 부전이 없는 단독 종양을 가진 간암 환자는 5년 생존율이 53.5%로 일본내에서 수술을 시행했던 환자의 치료 성적과 거의 대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Child Class C의 매우 나쁜 간기능을 가진 간암 환자도 추가적인 간기능 손실 없이 치료가 가능하였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고무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이 기관은 현재 2001년부터 3개의 추가적인 간암 환자 양성자 치료 프로토콜을 진행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 일본 NCCHE(국립암센터 동부병원)의 타카시 오기노(Takashi Ogino) 박사는 두경부암과 폐암의 치료 성적을 보고하였는데, 두경부암에 대한 양성자치료는 현재 최신의 엑스선 방사선 치료 기법인 강도조절방사선 치료를 능가하는 치료효과와 부작용을 보이고 있으며, 또한 여러 이유로 수술 불가능하거나 수술을 거절한 IA와 IB기의 초기 폐암 환자 76명을 1999년부터 2006년까지 치료한 결과, 2년 무재발 생존율이 각각 86%와 61%였음을 보고하였으며, 별다른 부작용이 없었다고 하였다. 이는 기존 엑스선을 이용한 방사선 치료 성적에 비하여 월등한 성적이며, 병기가 수술 병기가 아닌 임상 병기인 점(임상 병기는 만약 수술을 하였다면 그 결과 밝혀진 실제 병기는 1기 이상으로 나올 수도 있는 임상적으로 판단된 병기임. 양성자 치료는 수술을 시행하지 않으므로 수술과 달리 임상 병기를 사용함)과 양성자 치료가 진행된 대부분 환자의 질병 혹은 전신 상태가 수술을 진행하는데 적합하지 않을 정도로 좋지 않은 요인을 가지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아직 중앙 추적 기간이 약 27개월(3∼88개월)로 짧기는 하지만 초기 폐암 환자의 생존율이 약 3년 이후에는 더 이상 감소하지 않은 경향을 가지는 것을 고려할 때 기존의 수술 결과와 거의 대등한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좀더 장기간의 추적 관찰을 통하여 양성자 치료가 초기 폐암의 수술을 대치할 수 있는 치료로 인정받는 것이 가능할지 판가름될 전망이다. 김동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