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7:52 (목)
여자를 살리는 '콩' <2>
여자를 살리는 '콩' <2>
  • 의사신문
  • 승인 2006.10.24 15: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단서 빠지면 섭한 대표 건강식


우리나라 사람만큼 콩을 많이 먹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밥을 지을 때 콩을 함께 넣어 먹고, 콩자반을 만들고, 콩으로 만드는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은 우리 식탁에 없어서는 안될 음식들이다. 된장찌개는 1년 내내 먹어도 물리지 않는 메뉴이고, 콩을 싹 틔운 콩나물은 나물로도, 국으로도 우리 밥상에 자주 오르내린다. 대표적인 건강식품으로 알려지면서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청국장'은 찌개뿐 아니라 가루, 알맹이, 강정 등으로 다양한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철은 지났지만, 삶은 콩을 갈아 국물을 내는 콩국수도 여름이면 빠질 수 없는 계절의 별미이며 영양식이다.

 

콩이 대표적인 건강식품임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의 건강전문지 `헬스'에서 선정한 세계 5대 건강식품 중에 김치와 함께 콩이 들어가 있다. 콩은 특히 여성 건강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미국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에서는 유방암에 걸리게 한 쥐에게 콩을 먹이는 경우 유방암의 크기가 작아진다는 결과가 나왔을 정도로 유방암을 예방하는 식이요법에 있어서 으뜸가는 식품이다. 또한 콩 속에 들어있는 이소플라본은 여성 호르몬과 유사한 역할을 하여 폐경기 이후의 갱년기 증상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콩은 골다공증과 당뇨병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으며, 술과 담배의 독성을 해독하고 간기능을 개선시키며 콜레스테롤 치를 낮추는 효과도 있어 남성에게도 좋은 건강식품이다.
 

하지만, 콩은 날 것으로 먹어서는 소화흡수율이 낮아서, 삶아 먹거나, 발효시킨 된장, 청국장 등을 먹는 것이 가장 소화흡수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이러한 사실을 볼 때 단백질 공급이 부족한 우리나라 식단에서 콩을 주원료로 하여 온갖 음식과 장을 만들어 사시사철 먹었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는 놀랍기까지 하다. 이런 식문화를 타고난 우리는 또한 얼마나 축복받은 민족인가.
 

필자는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마음먹고 여러 가지 요리를 차려내는 것도 즐기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집에서 먹는 식사를 세 가지 이내의 반찬과 잡곡밥으로 한다. 이 때 반찬으로 빠지지 않는 것이 청국장과 김치이며, 그 외 제철 나물 음식과 쌈을 곁들인다. 이런 식단은 단백질과 비타민, 섬유소가 풍부하며 칼로리가 높지 않고, 소화가 잘 되는 건강식이다.
 

엄마가 끓여주시는 청국장만한 게 없겠지만, 그래도 구수한 청국장과 된장찌개가 그리울 때 찾게 되는 곳이 안국동의 별궁식당이다. 안국동 좁은 골목에 위치하여 찾기 쉽지 않지만, 한 번 맛을 보면 또 찾아가게 되는 집이다. 무주 구천동에서 자란 국산콩으로 직접 담그는 청국장은 보통 1주일 치를 만들어 쓰며, 된장은 식당 안주인의 친정 어머니가 담그는 것을 쓴다고 한다. 된장찌개나 청국장이나 고유의 장맛을 살리기 위해 부재료는 두부와 약간의 호박, 팽이버섯 외에는 별로 들어가는 것이 없다. 하지만 담백하면서도 깊은 장맛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덕분에 집에서 먹는 음식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전통적인 `냄새 나는' 청국장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약간 밋밋할 수도 있겠지만, 이 집의 청국장은 맛이 순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하고 짜지 않아, 청국장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질 좋은 돼지고기를 부드럽게 삶아 내 김치와 곁들이는 보쌈도 별미인데, 낙원상가의 막걸리 집에서 구해오는 `생막걸리'와 함께 곁들이면 안성맞춤이다. 청국장과 된장은 소화를 돕기 때문에, 고기를 먹은 후 식사와 함께 곁들이면 속이 편안해진다.
건강한 여성이 되고 싶다면 오늘부터 매 식사마다 두부, 된장찌개, 청국장찌개, 생청국장(낫또)을 빠뜨리지 않고 곁들여보는 것이 어떨까.
○…별궁식당 02-736-2176 안국역 1번 출구에서 내려 아름다운 가게 골목으로 직진 후 한의원에서 좌회전 하면 보인다.
청국장, 된장찌개 6000원, 보쌈 1만7000원, 파전 8000원, 동동주 6000원.

〈강남 한송이W유방클리닉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