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명 처방의 주요문제점과 해석
성분명 처방의 주요문제점과 해석
  • 승인 2007.09.06 1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보 재정절감 위해 국민건강권 위협하나
2002년 12월 부산에서 여약사대회가 열렸으며 이 자리에 참석한 당시 노무현 후보가 의약분업의 안정체계를 유지할 것과 성분명처방을 활성화하고 약대를 6년제로 바꾸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하여 그 당시 약사들의 요구사항에 답하였다. 여기에 더하여 당시 김화중 보건복지부장관은 국민건강과 보험재정 절감을 위하여 성분명처방과 대체조제를 활성화 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번 밝혔다.

당시 정부가 성분명처방을 추진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당시 의약분업으로 인해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열악한 보험재정 때문이었다.

즉 고가약 사용을 줄여 약제비를 절감하자는 것이 성분명처방을 추진하려는 가장 큰 목적이었다.



그러므로 성분명처방에 대한 추진은 이미 2002년부터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하며 이때부터 약사와 시민단체는 “생동성시험을 거친 약에 대해 약효를 의심하는 것을 생트집”이라며 `성분명처방'을 할 경우 보험재정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처방전을 들고 처방된 약을 찾아 약국을 전전하는 환자불편이 해소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 일부 시민단체는 의사에게 주는 제약회사의 리베이트 때문에 의사들이 성분명처방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나섰다.

2006년 3월 약국의 불용재고약의 문제가 커지자 약사회가 성분명처방 추진과 연관시키려는 시도가 있었으며 2006년 10월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시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이 성분명처방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민간병원을 강제할 수 없다면 공공의료기관부터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보고하였고, 2007. 6. 13 약사 출신 장복심의원이 임시국회에서 성분명처방과 관련하여 국·공립 의료기관의 성분명처방을 확대하도록 요청하였고 복지부 관계자가 국립의료원부터 시범사업을 추진한 뒤 평가위원회를 통해 제도를 검증 후 실시할 것이라고 답한 후 2007년 9월 17일 국립의료원에서 첫 시범사업 강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성분명처방의 내면의 문제점과 해석을 하여 본다.   ■성분명처방의 문제점에 대한 논증

첫째, 약효 동등성은 `의사-환자간 신뢰와 상호작용'이 전제되어야 한다.

성분명처방을 실시하게 되면 생물학적 동등성시험을 거쳐 설령 같은 질병에 약효가 완전히 같은 약제를 투여한다 하더라도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형성되는 신뢰와 의사소통적 상호작용이 없어지고 의사와 환자 사이는 서로 기대할 것이 없는 불신의 관계로 전락하게 된다.

그 이유는 성분명처방은 의사와 환자 사이의 건전한 치료적 대화의 관계가 아닌 약사가 의사와 환자 사이를 대체함으로써 기존의 치료적 관계는 없어지고 단지 상업적인 관계로 전락하게 된다. 즉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생물학적 동등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 소통적 동등성'이 충족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약효 동등성은 생물학적 동등성의 문제만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신뢰와 상호작용이 전제된 `신뢰 소통적 동등성'이 반드시 함께 하여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의료행위인 `투약권의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되어야 한다.

성분명처방 실시는 지금까지의 `약사중심적 의약분업'의 완결판이 될 것이며 투약권에 있어 약사가 독점적 권리행사를 하게 될 계기가 될것이다.

투약권은 비록 의약분업으로 인해 약의 조제와 판매는 약사에게 위임하였다 하더라도 환자의 상태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의사만의 권리인 것이다.

성분명처방 실시는 이러한 의사의 투약권을 빼앗고 약사에게 주게 되는 의미를 가진다. 즉 지금까지 환자 치료 주체로서의 투약권을 가진 의사 대신 성분명처방을 통하여 지금까지 객체에 머물러 있던 약사가 투약권을 가지는 주체가 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의료인의 생명과도 같은 `의료행위인 투약권'이 의료법이 아닌 성분명처방을 통하여 소리없이 찬탈 당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성분명처방의 핵심 문제점은 `투약권'에 있다고 보며 성분명처방의 실시는 곧 의료행위인 투약권을 의료인이 아닌 약사에게 인정함으로써 의사의 진료권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것으로 도저히 허용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본다.

셋째, 환자의 건강권이 우선되어야 한다.

성분명처방 시도는 약사의 직능적 일탈과 정부의 경제적 논리·행정편의주의가 야합하는 전략적인 수단일 뿐이다.

성분명처방으로 인한 무차별적인 대체조제는 경우에 따라서 환자에게 치명적인 약화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도 의료소비자인 시민의 권리를 존중하여 시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환자의 편의성을 위해 시민이 주체적 지위를 가지도록 하여야 한다.

시민 없는 시민단체가 아닌 환자로서의 시민을 위한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에 통과하였다 하더라도 약효나 안정성이 일치하지 않을 뿐 아니라 완전히 확보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이는 정부의 성분명처방의 근거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넷째, 약사회는 `위험인수의 책임원리' (약화사고에 대한 책임)을 인식하여야 한다.

위험인수의 책임원리는 `투약'에 관계되는 것으로 `투약'을 담당하는 주체가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의사가 투약의 권한이 없이 투약의 책임만 지거나 약사가 투약의 권한을 누리면서 투약의 책임을 지지 않는 책임귀속의 문제가 있게 된다.

약화사고의 책임은 `투약'이라는 위험원을 가진 주체가 일단 가지게 된다.

따라서 성분명처방의 경우 의사의 처방에 하자가 없다면 대체조제한 약사가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약화사고는 과실책임원칙 뿐 아니라 위험책임원칙에 의하여 그것에 대한 법적 책임의 귀속이 판단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약사회는 성분명처방시 법적 책임에 있어 위험증대가 있음을 알아야 하며 성분명처방이 법적 책임 측면에서 보면 약사측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음을 인식하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성분명처방은 단순히 재정절감의 목적으로 필요하다던가 불용재고량의 해소를 위한다던가, 리베이트 문제, 생동성시험 부실 여부 등에 대한 논란은 본질을 모르는 피상적인 사고이며 깊은 성찰과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위에서 지적한바와 같이 성분명처방 실시는 투약권 마저 잃게되어 의료계의 힘을 또다시 크게 약화시킬것이며 의약분업보다 더 큰 위험과 충격을 의료계에 줄 수 있다고 본다.    ■정책적 제안

첫째, 이번 9월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성분면처방의 부당함을 집중거론 할 수 있도록 문제점에 대해 국회의원 설득작업을 시급히 실시하여야 한다.

둘째, 시범사업의 지나친 공론화보다 대국민 공보·홍보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셋째, 국민의 건강권 침해와 관련하여 시민단체와 연계하여야 한다.

넷째, 약사측에는 성분명처방 실시가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음을 이해시켜야 한다.

다섯째, 정부측에도 이미 포지티브 리스트제나 저가약 인센티브제가 시행되고 있어 고가약 사용은 이미 제한되고 있으며 성분명처방은 이익교량면에서 볼 때 재정적측면 보다 국민건강권의 침해가 더 큰 문제시 된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박영우 강동구의사회 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