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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밥풀꽃 <2>
며느리밥풀꽃 <2>
  • 의사신문
  • 승인 2006.10.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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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집 딸이 12살 어린 나이에 군 입을 하나 덜어주기 위해서 시집을 간다. 당연히 빈손으로 시집 올 뿐이어서 소처럼 일을 해대도 시어머니와 남편의 박대 속에 보리밥 한 그릇 제대로 얻어 먹질 못했다.

빨강 입술모양에 하얀무늬 두개 포인트

어느해 겨울, 폭설이 천지를 뒤덮은 날. 부엌에서 밥을 하던 나이 어린 계집이 뜸을 재기 위해 주걱에 붙은 밥풀을 입에 대다가 시어머니 눈에 띄어 “어른 몰래 어른보다 먼저 배 채우는 집안 망칠 년”으로 흉이 잡혀 계집은 그날로 쫓겨났다.

엄동설한 갈 곳이 막막하여 폭설 속을 헤매던 계집은 기어코 얼어 죽었다. 이듬해 계집이 누웠던 자리에서 볼품없는 꽃 한송이가 피었다. 영낙없이 굶주려 죽은 계집의 형상이었다. 이 때부터 온갖 잡놈들이 너도 나도 그 꽃을 `며느리 밥풀꽃'이라고 위안 삼아 불렀다.

제 배 채우려고 팔아 넘긴 제 계집이나 딸년들에게 속죄라도 되는 듯이…. 이현세씨의 만화 `며느리밥풀꽃에 대한 보고서'에 나오는 구절이다. `며느리밥풀속'의 꽃은 꽃과 잎의 모양에 따라 `꽃며느리밥풀' `알며느리밥풀' `새며느리밥풀' `애기며느리밥풀' 등으로 나누는데, 공통적으로 입술 모양의 빨강 꽃에 아래 입술에는 밥풀 모양의 하얀 무늬가 두 개씩 있다.

그래서 이런 얘기가 나온거죠. 또한 반기생식물로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살 수 있는 특징이 며느리와 어울리기도 하다. 이 꽃은 여름에 피고 전국의 산지에 골고루 분포하기 때문에, 요즘 어느 산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신동호·양천 신내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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