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마치며 <하>
연재를 마치며 <하>
  • 의사신문
  • 승인 2007.09.0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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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지켜온 맛의 연륜 '하동관'

하동관에서는 소의 양지와 사태를 주로 사용하는데 기름기가 적은 살코기를 사용하며 잡뼈는 일체 넣지 않는다. 그 외 차돌박이와 내포(천엽), 곱창 등이 곰탕의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한층 더 높여준다.

소는 36개월 정도 된 한우 암소만을 사용하며, 창업주가 거래하던 정육점에서 3대째 재료를 구하고 있다.

언젠가 한우로 설렁탕, 곰탕을 한다는 집들을 다 조사했더니 진짜 한우를 쓰는 곳은 유명식당 중 하동관을 포함해 딱 두 곳이었다는 발표가 난 적이 있었다.

그만큼 하동관은 한결같이 제대로 된 식재료를 사용하고, 제대로 된 맛을 지키며, 손님을 속이지 않는 정직한 식당으로 신뢰와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이 곳의 곰탕은 `보통과 특' 두 가지가 있다. 고기의 양에 따라 2000원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메뉴판에는 단순히 곰탕이라고만 써있지만 실제 하동관의 곰탕을 주문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우선 모든 메뉴에 `기름 빼고'라는 게 있는데 기름을 걷고 담백하게 만든 국물을 달라는 뜻이다. `맛배기'는 밥의 양을 줄여달라는 것인데 여자들이 먹기에는 밥의 양이 많기 때문에 `맛배기'로 달라는 편이 낫다.

`통닭'은 계란을 뜻한다. 입구에서 식권을 살 때 하나 사가지고 들어가 곰탕에 넣어 먹는다. 예전에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에 영양을 생각해서 넣었던 메뉴이지만 지금은 재미 삼아 넣는다고 보면 된다.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계란을 넣으면 곰탕의 담백하고 진한 맛을 느끼기 어려운 것 같다. 또 국물의 온도가 내려가는 것도 단점이다.

`깍국'은 깍두기 국물의 준말인데 깍국 달라고 하면 주전자에 든 깍두기 국물을 알맞게 부어주고 간다. 고소한 맛을 그대로 즐겨도 좋지만 먹다가 깍국을 넣어서 먹으면 또 다른 좀 더 맛을 느낄 수 있다. `민짜'는 건더기 없이 국물과 밥만 나오는 걸 말한다.

보통곰탕은 내장이 거의 안 나오지만 특으로 시키면 고기와 내장이 함께 나온다. 이 때 `고기만'이라고 주문하면 내장은 빼고 고기만 나오고, `차돌박이'라고 주문하면 고기가 차돌박이 위주로 나온다. 차돌박이 위주의 곰탕은 소주를 곁들여 먹으면 제 맛이 난다.

`내포'라고 주문하면 내장만 달라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냉수'라는 것이 있는데 소주 반 병을 물컵에 담아주는 것을 말한다.

하동관에서는 입구에서 식권을 사면서 미리 주문을 한다. 자리에 앉으면 5분 내로 음식이 나온다. 얌전한 놋그릇에 담겨 나오는 뜨끈뜨끈한 곰탕에 파를 듬뿍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한 입 떠 먹어보면 그 깊고 고소한 맛이 기가 막히다.

오랫동안 지켜온 그 맛에는 음식에 대한 정성과 3대째를 이어오는 식당의 연륜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국물의 맛은 참으로 중독성이 있어서 필자는 문득 이 맛을 떠올리고 그리워하곤 한다. 담백하고 고소한 고기와 내장을 골라먹다가 깍국을 추가해서 먹으면 느끼한 맛이 줄면서 새콤한 깍두기 국물의 뒷맛이 어우러져 개운하게 느껴진다.

점심 때 가면 정신 없이 붐비는 속에서 줄을 서거나 다른 사람과 한 테이블에 섞여 먹기가 일쑤다. 그러나 누구도 그걸 불평하는 사람은 없다. 그저 맛있는 곰탕을 한 그릇 먹는 행복감에 다들 만족스러워 할 뿐이다.

하동관은 68년동안 영업했던 을지로 건물이 재개발로 헐리는 바람에 최근에 두 곳으로 나누어 이사했다. 한 곳은 포스코사거리 근처이고, 한 곳은 명동 외환은행 본점 뒤쪽이다. 이사를 하면서 전에 쓰던 낡은 탁자와 의자도 없어지고, 기름기로 미끄럽던 바닥도 없어졌다. 가격도 조금 오르고 고기 양도 좀 줄었다는 등 말들이 많다.

그러나 장소가 바뀌고 재료의 가격이 바뀌는데 어떻게 모든 것이 다 같을 수 있으랴. 음식을 만드는 정성과 맛만 변함 없으면 된다. 하동관 곰탕의 맛은 변하지 않았다. 필자는 하동관이 앞으로도 오래오래 남길 바랄 뿐이다.

전화 02-565-3355(강남본점). 곰탕 보통 8000원, 특 1만원, 수육 3만원. 영업시간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첫째, 셋째 주 일요일 휴무. 

한송이 <강남 유비여성클리닉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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