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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의 으뜸 '갯장어' <41>
장어의 으뜸 '갯장어' <41>
  • 의사신문
  • 승인 2007.08.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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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뛰는 장어로 원기 회복

연일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먹는 것'으로 모든 걸 해결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덥고 체력 소모가 많은 여름은 `보양식'이라는 또 다른 먹거리를 찾기에 구실이 좋은 계절이다. 여름에는 실제 기초대사량도 올라가고, 수분 손실이 많아지므로 지치고 체력이 떨어지기 쉽다. 또 필자와는 관련이 별로 없는 얘기지만, 대부분 식욕도 떨어지므로 섭취하는 음식의 질이나 양도 모자랄 수 있다. 흔히 여름에 먹는 전통적인 보양식으로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떠올리지만 요즘은 `민어'나 `바다 장어(갯장어 또는 참장어)'를 보양식으로 사랑하는 이들도 많이 생겨난 것 같다.

일반적으로 장어라고 불리는 종류는 4가지 정도가 있는데 뱀장어, 붕장어(아나고), 먹장어(곰장어), 갯장어(바다장어)가 그 것이다. 갯장어는 일본어로 `하모'라고 불리며 80m 이상의 심해 청정지역에서만 서식하는 장어로 6월부터 8월까지가 제철이며 주로 주낙을 이용해 잡는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등의 성인병 예방과 원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 A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껍질에는 콘드로이틴이 함유되어 피부노화 방지에도 좋다. 전에는 일본에 전량 수출하다가 몇 년 전부터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했다. 전남 여수에서 배로 3분 정도의 거리인 경도가 그 원조로 꼽히고 있는데 그 중 경도회관이 유명하다.

갯장어는 회, 데침회(유비끼), 탕으로 먹을 수 있다. 이 중 데침회는 샤브샤브라고도 불리며 익히지 않은 생선을 끓는 육수에 살짝 데쳐 먹는 방법이다. 하모의 뼈와 가시를 모두 발라내고 칼집을 잘게 넣어 끓는 육수에 살짝 담갔다가 야채와 함께 먹는다. 잘게 칼집을 넣은 탱탱한 살점이 하얗게 익으면서 마치 꽃이 핀 것 같은 모양으로 변한다. 사실 데침회(유비끼)는 갯장어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며 도미나 복어도 이런 조리법을 사용할 수 있다.

회로 먹기도 하는데 회는 씹을수록 고소하고 단맛이 난다. 구워서 먹을 수도 있으며 내장까지 함께 먹기도 한다.

갯장어는 다른 종류의 장어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것이 특징으로 특히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글루탐산이 가장 많으며 이 성분이 갯장어의 특유한 맛을 내게 한다.

논현동의 여수 음식점 `동촌'은 필자가 여름이면 갯장어를 먹으러 자주 들르는 집이다. 여수 출신의 부부가 운영하며, 모든 식재료를 여수에서 직접 공수하고, 솜씨 좋은 안주인이 직접 부엌에서 음식을 만든다. MSG를 쓰지 않고 맛깔스럽게 담근 남도식 물김치, 배추김치, 갓김치와 보리를 넣은 쌈된장, 그날 그날 싱싱한 재료를 심플하게 넣어 끓여내는 미역국 등도 이 집에서 만나는 즐거움을 중 하나다. 회에 곁들이는 초장을 직접 담근 막걸리 식초로 만드는 것도 이색적이다. 여수에서 나는 특산물을 계절별로 취급하며 가을에는 전어, 겨울에는 새조개 등을 맛볼 수 있다.

하모 샤브샤브를 시키면 수족관에서 살아있는 하모를 바로 곱게 손질해서 내온다. 샤브샤브의 육수는 갯장어의 머리, 뼈, 내장, 생강, 마늘, 약간의 한약재 등을 푹 고아 만든다. 먼저 야채를 넣고 잘 발라 내온 하모 몇 점을 넣어 살짝 익힌 후 건져 내어 깻잎과 양파를 깔고, 양념장을 찍은 유비끼와 야채를 위에 얹고, 함께 싸서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샤브샤브를 즐긴 후에 진해진 국물에 끓여주는 어죽도 일미이다. 만약 갯장어를 먹으러 간다면 4명 이상이 가라고 권하고 싶다. 그래야 갯장어 회와 갯장어 샤브샤브, 장어탕 등을 골고루 맛볼 수 있고, 남은 샤브샤브 육수에 끓여내는 맛있는 어죽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동촌 02-543-6030(논현동 학동사거리 근처 베니건스 뒷골목에 위치) 

<강남 유비여성클리닉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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