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 RC 시승기 <3>
206 RC 시승기 <3>
  • 의사신문
  • 승인 2007.07.2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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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한 엔진과 출력과의 관계

지난번에는 고출력을 내는 차에 고급 휘발유를 넣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 이유는 노킹 센서가 중간에서 노킹을 차단하기 때문에 저급 휘발유를 넣으면 엔진은 자동으로 노킹을 방지하기 위해 출력의 포텐셜을 줄여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 배기량의 저출력 차들은 오히려 차분하게 적당한 조건에서 연료를 연소시키기 때문에 노킹이 일어나는 조건이 완화된다.  

3000cc에서 3200cc 정도의 차 중에 200마력 전후를 내는 차들이 있고 180마력 정도를 내는 차들이 있다. 물론 요즘의 차들은 자연흡기로도 리터당 100마력 근처에 접근하니 출력의 효율을 생각하면 낮은 수치다. 터보 엔진은 리터당 130마력을 낼 수 있으니 더 출력이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엔진의 구조에는 분명히 편안한 출력이 있다. 엔진블럭의 구조는 처음부터 정해지며 크랭크의 구조도 어느 정도 확정되어 있고 그 위에 변할 수 있는 것은 피스톤의 지름 정도이다. 그나마 큰 변화를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유럽 차 가운데 걸작 엔진들은 욕심을 내지 않은 엔진들이 많다. 푸조의 3리터 엔진은 V형 엔진으로 SOHC로 편안하게 170∼200마력 정도를 낸다. 스포츠카인 알파로메오의 V6 엔진 역시 차분하게 170마력부터 220마력 정도를 커버한다. 엔진의 변형도 오지 않으며 고 RPM으로 달려도 엔진은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차를 금방 폐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출력도 좋으며 고 RPM을 내고 레스펀스도 좋지만 한번 달리고 나면 골병이 들기 쉬운 엔진과 힘으로 드라이버를 압도하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좋은 달리기를 선사하는 엔진 중에 어떤 것이 좋은 것인지는 구입하는 사람의 마음이다. 그러나 요즘은 둘 다 가능한 일이 되었다. 르노 삼성의 엔진에도 쓰이는 닛산의 엔진이나 요즘 주가가 올라가고 있는 혼다의 엔진이 그렇다. 이 회사들은 한때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출력과 응답성을 끈질기게 추구했다.   6기통은 그런 면에서 4기통 보다 유리하다. 엔진의 스트레스는 4기통 보다 6기통이 덜 받기 때문이다. 배기가스의 처리문제도 단위시간당 배기장치가 받는 스트레스와 배압도 덜하다. 문제는 구조가 복잡해지는 것인데 이 문제도 여러해 동안 개량해 가며 해결했다.  

206RC(어쩌면 마지막 자연흡기 고회전 엔진이 될지도 모르는)의 헤드는 메카크롬이라는 회사에서 다시 깎아 주었다. 이 회사는 F1레이싱카의 헤드나 엔진을 만들어 주기도 하는 회사다. 유럽이나 미국에는 아바스나 코스워스 같은 전문 튜너들이 많이 있다. 알루미늄으로 만든 엔진에 하이 포트 헤드, 엔진을 누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미 20년이 훨씬 넘은 접근법이다. 7000rpm으로 크루즈 할 수 있는 크랭크도 이미 랠리에서 검토가 끝났다. 그래서 이 엔진은 리터당 90마력을 자연흡기로 내도 별 문제가 없다. 1980년대에 이미 이 수치에 근접하거나 넘어 섰다. 자동차 마니아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T16이라는 차가 그 원형이다. 엔진도 그 차에 실렸던 엔진과 대차가 없다.  

1980년대의 랠리는 아우디(콰트로), 란치아, 푸조의 무대였다. 엔진들도 지금보다 출력이 더 컸다. 그 중에서 T16은 전설중의 전설이었다. 사막의 경주 파리 다카르 랠리도 석권해 버렸다. 차량의 개선이 랠리나 모터스포츠를 통해서 많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T16은 그 유전자를 많은 후속 차들에게 전했다. 당시의 수준에서 엔진의 헤드 하나만을 설계하는데 7년이 넘게 걸렸다. 큰 도박이었다. 터보를 붙이고 500마력 정도가 나오는 차량이었다. 별다른 트러블도 없었다. 1980년대 초의 이 엔진은 wrc에서 그론홀름이 대회를 석권하고 있던 2003년까지 별 변화가 없이 이어진다. 상용차의 블록을 조금 개선한 엔진으로 대회 규정상 300마력으로 다운그레이드 한 것이다. vvt나 별다른 장치도 없지만 높은 출력을 낼 수 있고 고장도 없다. 20년 이상을 그냥 그렇게 써온 장치들이다.  

이 정도라면 사람들이 아주 좋아했을 것 같은데 사람들은 오히려 조용한 차를 좋아했다. 잡다한 트러블이라면 질색이다. 큰 트러블은 없었지만 잡다한 트러블과 정비가 까다로운 점은 있었다. 필자가 시승 하려던 206RC의 유전자는 이런 DNA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용한 반응이 나왔고 많이 팔리지도 않았다. 물론 잘 팔리지 않는 것은 큰 문제 또는 중죄에 해당한다. 그런데 미니나 골프는 예상외로 많이 팔렸다. 신기하지 않은가?

〈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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