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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강불식과 와각지쟁 중단 <1>
자강불식과 와각지쟁 중단 <1>
  • 의사신문
  • 승인 2007.07.1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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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호 의협회장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의외의 결과다. 신임회장도 지적했듯이 다른 훌륭한 후보들을 제치고 젊은 나이에 당선되었다. 서울시의사회장은 차기 의협회장이 보장된다는 공식이 또 무너졌다. 두 분은 과도기 막중한 의협회장 업무수행 중이거나 시의사회장 임기를 많이 남기고 나선 것이 감점요인이 되었다고 분석해 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과거 지도자들의 비리소문, 헌신적 열정과 지도력 부족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다.  

시대는 젊은 피를 요구한다. 전체의사 평균연령도 40세 이하로 젊어졌다. 국회의원이나 국가원수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노벨상 수상자, 훌륭한 업적을 남기는 국가지도자, 각계각층의 지도자 중 70∼80대가 적지 않다. 청·장·노년층의 다양한 욕구와 경험을 잘 조화시켜 성공적인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

이번 의사회장 선거에도 많은 회원들은 관심이 없었다. 누가 후보인지 제시한 공약, 정책, 대안도 모르고 알려고도 안했다. 그 동안 지도자들은 업적도 많지만 일부 개인의 명예욕과 권력의 맛에 취해 적재적소에 인재 등용도 못하고 일부 독단적이고 무원칙적 의사회 운영, 의사간의 편 가르기 방치, 회비낭비 또는 회계부정 의혹 등으로 미 가입회원 및 회비 미납회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의약분업 반대투쟁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실패했고 그 이후 정부의 일방적 고시와 규제, 의료법 개악 등을 통해 보여준 의협의 무기력한 모습에 실망이 컸다. 내과와 소아과 개명을 둘러싼 와각지쟁(蝸角之爭)은 신속히 끝내야 했다. 환자들 보기에도 창피한 일이다. 억울하게 전임자의 실책이 후임자에게 떠 넘겨지기도 한다. 열심히 해도 성과는 수년 후에 나타날 수도 있다. 회원들도 이해해야 된다. 10만 회원 중, 유권자 4만명, 2만명 투표, 6천여 득표. 10%도 안 되는 지지로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전 의협 회장이 소수의 지지로 고전했던 것을 상기하여 새 회장은 10만 의사를 하나로 묶어 단결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대외적으로 추락한 위상을 빨리 제고시켜야 한다.  

정치권의 사회주의적 평균화 정책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교육, 경제, 법조, 의료, 기업 등 사회전반에 걸쳐 전개되고 있다. 며칠 전 `대학입시시안'에 대하여 대통령과 전국대학총장들의 토론회가 있었다. 대통령이 `국가의 공공이익을 위해 대학의 자율도 규제할 수 있는 것' 또는 `개천에서도 용이 자주 나와야 한다'라는 훈시성 주장에 모두 굳은 표정으로 참석자 중 발언하려는 자는 없었다 한다.  

앞으로 어느 정권이 들어서도 사회주의 정책은 확대 될 것이고 의사에 유리한 정책은 없을 것이다. 권력자는 실패를 뻔히 알면서도 서민들의 표가 될 달콤한 공약을 생산하여 끊임없이 정책화한다. 우리는 의약분업 반대투쟁 이후 일련의 실패를 거울삼아 더 이상 바위에 계란치기 식 어리석음을 되풀이 말자. 서민들은 의사들이 부와 명예를 가졌고 최고로 공부 잘해야 의대입학이 가능한 귀족계급으로 알고 있다. 국민을 위해 의사가 정부에 대항 시위를 하여도 그들은 무조건 밥그릇 싸움으로 안다. 우리 모두 당장 가시적 효과 없다고 의사회 지도자들에게 욕만 하지 말고 한 가지 잘할 때마다 뜨거운 박수로 칭찬하고 격려하자. 앞으로는 정부도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정부시책에 조건부 순응하자. 잘 하는 것은 칭찬하자. `장관 자폭하라' 거나 정책관련 공무원을 비난하거나 고발하지 말자. 겉으로는 칭찬도 해주고, 협조도 하자. 조용히 정책의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하여 스스로 고칠 수 있게 도와주자. 전체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고 고도의 전략을 가지고 접근하자. 합법적인 로비도 꼭 필요할 것이다. 준비 없이 힘 센 자와 싸워 코피 터지지 말고 씨름이나 유도선수처럼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여 유연하게 헛점을 공격하자. 의료계에서 의료선진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몇 년 앞을 내다보고 미리 개발하고, 정보망을 통해 정부, 국회, 지자체, 시민단체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하여 연구토의를 거쳐 구체적인 의협대안을 만들어 선수를 쳐야한다. 이제 의학지식이나 의술만 좋으면 다 해결되는 시대는 지났다.  

의사-환자소통법, 환자와 가족의 희망사항, 사회생리와 병리, 사회적응법, 의료에 대한 법률, 경제, 사회적인 공부, 사회공론화, 효과적인 정부투쟁 방법등 광범위하게 공부하도록 의과대학 예과 교육과정에 포함시키자. 아울러 의사의 윤리, 사회참여와 역할, 의료질서, 선후배간 협력관계, 지역의사회와 의협가입 필수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교육시키자. 

안중근 <구로구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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