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국가시험의 발전 방향 <38>
의사국가시험의 발전 방향 <38>
  • 의사신문
  • 승인 2007.07.0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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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분야 자율 보장, 시대 변화 고려해야

우리나라 의사국가시험의 발전 방향을 한마디로 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지극히 상식적인 말로 표현하자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다. 발전시키고자 하는 최종 목표를 향하여 기울여 가는 모든 노력이 바로 의사시험의 발전 방향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 설정이다. 

목표가 무엇이냐에 따라 할 일과 방향은 결정되기 때문이다. 얼마나 빠른 속도인지, 얼마나 광범위한지 그런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주어지는 조건에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목표를 향해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한 것이 없다면 굳이 방향 같은 것을 따질 필요도 없다. 그리고 목표가 잘못 설정되었다면 발전 방향에도 오류가 생긴다.

우리나라 의사국가시험의 발전 최종 목표는 시험을 운용하는 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이미 오래 전에 설정해 놓았다. 그것은 시험의 수준과 절차를 우리나라 국가시험 중 최고의 평가 시스템으로 끌어올림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높은 수준에 이르도록 한다는 야무진 계획이다. 이 목표는 결코 무리한 것도 아니고 허황된 것도 아니다. 하면 될 수 있는 일이다. 가난하던 나라가 노력해서 국민소득 3만불을 바라보게 되었듯이 머리가 있고 의지가 있으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경제나 국제외교처럼 다른 나라에서 제동을 걸거나 시비를 걸 이유도 없고 그럴 나라도 없다. 오히려 부러워할 일이고 그렇게 된다면 그것을 본떠서 너도나도 벤치마킹을 하려고 할 것이다. 그야말로 자율적으로 마음껏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최종 목표에 이르려면 영역별로 좀 더 구체적인 다음 단계의 목표와 전략이 따라야 한다.

#의사시험, 의학교육 개선의 압축

의사시험의 질과 수준이 높아지면 우리 사회가 그리고 이들로부터 진료를 받는 국민이 가장 기뻐하고 반길 것이다. 시험의 질과 수준이 높아진다는 말은 시험이 어려워진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니 수험자인 의대졸업생들도 거부감을 가질 이유가 없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아직도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시험 내용을 보강하고 불완전한 부분을 좀 더 채워 넣는 일이 그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질이 잘 검증된 의사가 사회에 나가 국민의 건강을 돌볼 때 직접적인 혜택은 1차적으로 국민에게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증거가 명확한 기본 진료능력, 즉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진료 상황에서 어떻게 환자에게 접근하는지, 윤리성과 도덕성을 갖추고 있는지, 환자와 가족에게 의사소통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등등을 보완하는 일은 시급한 발전 방향이다.  

시험내용을 보강함으로써 국민에게 의사시험을 더욱 신뢰감이 가게 해 줄 수 있다. 시험의 타당성과 신뢰성의 보증은 곧 진료상황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목표를 향한 개선 노력은 이 사회를 위한 의학 분야의 당연한 책무와 본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의사시험의 발전 방향은 목표를 설정할 때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이것을 지켜보았던 많은 의학교육자의 희망이기도 하다. 의사시험은 의사의 능력평가이자 1단계 의학교육 과정(의대교육)의 매듭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의학교육 개선의 압축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의사시험의 발전 목표는 곧 의학교육 발전 목표의 일부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의사시험은 그 동안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한 때 시험의 타당성도 낮았고 신뢰성도 낮았던 적이 있다. 1차적인 책임은 의학교육을 맡고 있던 교수에게 있었다. 그리고 더 큰 책임은 정부에 있었다. 모두 시험에 무엇이 잘못되어 있었는지 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교수와 정부 모두가 반성을 하는 계기가 생겼고 이에 따라 의사시험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시행하는 민간기구의 시험원이 생겨나게 됨에 따라 획기적인 발전의 기틀도 갖추어가게 되었다.  

그 동안의 노력으로 지금은 전에 비하면 많이 발전된 셈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겨우 기초를 닦아 놓은 정도이며 첫걸음을 띤 정도이므로 방향감각을 잃지 않도록 꾸준히 목표를 바라보면서 한 단계씩 개선해 나가야 한다. 세계가 인정하는 수준이 되려면 올바른 시험 내용 및 방법의 선택은 물론 이것을 검증하는 시험의 타당성과 신뢰성이 지금보다 더욱 높아야 하며 발전을 위한 정책 결정에도 전문분야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이런 모든 것이 갖추어져야만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게 되고 그래야만 미국이나 EU 등과 의사 인력의 직접적인 교류도 가능해진다. 지금의 우리나라 의사면허가 선진국에서는 아직 인정되지 않아 의사로서의 역할을 하려면 별도로 그들이 정해놓은 시험을 보아야 한다. 지난번 FTA 협상 때 한미 의사면허의 상호인정과 직접교류 이야기가 잠시 나온 적이 있었는데 말이 그렇지 어림없는 이야기다. 미국은 자기네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해서는 질과 수준을 무섭게 따지고 든다. 검증 절차나 내용이 그 나라 기준에 맞지 않는 한 그렇게 호락호락 맡기지 않는 것이 미국이다.

#시험 신뢰성 국제적 수준 맞춰야

의사시험은 의사가 하는 일(tasks)의 수행능력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도로 전문성을 띠는 시험이며 따라서 그 내용도 복잡하다. 전에는 지식 영역만 그것도 거의 100% 암기 수준에서 평가하는 것을 의사의 능력 평가로 대신해 왔던 적이 있지만 지금은 다양한 수준에서 임상 실물자료를 활용해가며 문제해결 능력에 초점을 맞추어 평가하고 있다.  

몇 해 뒤에는 의사능력을 가늠하는 절대기준인 임상실기와 의사소통, 태도까지 측정하여 종합 판정하려는 데까지 발전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것은 내용의 보완이라는 점에서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이 실기시험이 자리를 잡으려면 몇 해가 걸릴 것이다. 그 동안 꾸준히 개선노력을 지켜보아야 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지식 영역의 시험내용 타당성이 중요도에 따라 재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문항개발기준을 만들 당시만 해도 대학은 과목별 교육이 많았었지만 이제는 거의 100% 통합된 형태로 커리큘럼이 바뀌었고 내용도 핵심내용 중심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심지어는 진단과 치료 위주의 임상 내용을 건강과 예방 및 재활로 까지 확대시키고 있다. 그것뿐만이 아니고 환자에게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인지, 임상추론은 물론 의사로서의 결정, 판단 능력을 키워가는 교육을 대학마다 경쟁적으로 시키고 있으며 동시에 진료 상황에서의 의사의 태도, 윤리, 법적의무를 다할 수 있는지, 심지어는 의사로서의 자기발전을 위해 평생공부를 하려는 습관이 형성되어가고 있는지 까지도 종합적으로 교육시켜가고 있다.

#의학교육과 시험 변화 연동돼야

그러므로 이제는 의사시험에서도 종전의 개발기준을 다시 한 번 정리하여 기존의 항목을 재조정하고 이런 새로운 내용이 들어갈 여지를 마련하는 것이 시대 변화에 맞추어 가는 개선의 길일 것이다. 의학교육은 다른 어느 분야보다 변화가 빠르며 교육이 글로벌 변화 추세를 느리지만 꾸준히 지켜가고 있다. 이렇게 교육시키고 검증하는 것은 곧 의사의 수행능력을 다각도로 측정 판정하는데 도움이 되고 그런 기준을 통과하고 나면 결국 사회에 나가 의사로서 실무 수행을 하는데도 크게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그런 기준의 강화는 국민에게서도 절대적으로 환영받게 될 것이다.  

대학은 의학에 관하여 누구보다 잘 아는 당사자이기 때문에 졸업생을 그런 요구에 맞추어 교육시켜 내보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고 국가시험은 사회로 내보내는 마지막 장치이기 때문에 올바르고 믿음직스럽게 검증할 책임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의학교육과 의사시험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연동이 되어야 한다.

백상호 <가천의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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