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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대로 생각하는 편리한 세상
입맛대로 생각하는 편리한 세상
  • 의사신문
  • 승인 2007.07.0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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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사람들과 함께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는 경우에도 보는 사람에 따라서 혹은 각자의 입장에 따라서 천양지차의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게 된다. 고부간의 갈등을 그린 드라마를 보면 극중에서 연기자들의 역할은 물론 이를 보는 시청자 역시 각자 자기가 처해있는 위치에 따라서 시어머니의 입장, 며느리의 입장, 아들의 입장에서 해석하는 방향과 내용이 각각 다른 경우도 많다. 이는 각자의 입장에서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만을 이해하려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정부가 정책을 입안하기 전에 시민 단체나 이해 당사자를 모아 놓고 토론회를 개최하는 수도 흔히 있다. 이런 절차를 거친 후에 하나의 정책을 법안으로 확정하고 시행에 들어간다고 해도 대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경우가 흔하다. 다시 말해서 어느 쪽 이해 당사자가 보기에 상대방에서 하는 행태가 이미 정책 방향이나 법안을 계획하여 놓고 편리한대로 의례적인 절차로 토론회를 개최하는 경우라고 보거나 아니면 쟁점에 대해서 어느 한쪽이 원하는 대로 결론을 내기위해서 여러 가지 변칙적인 술수를 사용하였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구나 들러리로 서게 되는 단체나 정부 당국자들이 정부의 정책에 맞는 결론을 내기위하여 통계적인 수치를 인용하는 경우에도 흔히 말하는 숫자 놀음이나 왜곡된 해석을 유도하고 또 이를 인용하여 결과를 도출해내는 경우라면 반대쪽 입장에서 반발은 더 심할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의료비중 약제비 비율이 높다는 사실은 의사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인데 이는 기본적으로 의료비가 얼마나 낮게 책정되어 있는지를 절실하게 반영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런 현실을 공정한 눈으로 제대로 보지 않고 자기들 편리한 대로 통계를 이용하고 있다. 이처럼 고차원적인 구성 요소의 문제점을 생각하지 않고 단순한 비율만을 따져서 의사를 압박하고 밀어 불이는 것은 구시대적 작태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힘 있는 자들의 입장에서는 통계의 진실성은 외면하고 보고 싶은 숫자만 보고 편리한대로 해석하고 그럴 듯한 통상적인 절차를 거친 나무랄 데 없는 포장 상태이지만 약자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억울하고 불편한 상황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객원기자〉







강원경 <서초구의사회 공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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