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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산삼 '전복' <33>
바다의 산삼 '전복' <33>
  • 의사신문
  • 승인 2007.06.0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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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후 원기회복에 최고의 음식

집에 계신 어르신이 몸이 불편하실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면 아마 `전복죽'일 것이다. 영양 면에서도 뛰어나고 소화도 잘 되며 고급음식이라는 인식 때문인 것 같다. 전복요리는 예부터 궁중요리의 재료로 쓰이던 매우 귀중한 요리이고 지금도 매우 비싼 요리이다. 진시황이 불로 장생에 좋다고 구했던 것 중에 우리나라 제주산 전복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전해온다. 그만큼 전복은 조개류 중에서도 영양가가 높고 귀한 식품으로 평가되어 왔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전복이 생산되지만 우리나라 전복이 가장 맛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복은 복족류에 속하는 조개로 수심 4∼20m까지 종에 따라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5종이 서식하고 있다. 현재의 자연산은 대부분 참전복이고 제주 지방에 말전복, 까막전복, 오분자기 등의 전복이 서식하고 있다. 살아있는 것은 생복(生鰒), 말린 것은 건복(乾鰒) 또는 명포(明鮑)라 하고 익힌 것을 숙포(熟鮑)라 한다. 제주도에서는 전복껍질을 `거평'이라 하며 `동의보감'에서는 석결명이라고 한다. 긴 타원형의 껍데기는 두께가 얇고 표면이 울퉁불퉁하며 물이 통과하는 3∼4개의 흡수공이 있다. 전복의 일종인 오분자기는 일반적인 전복에 비해 크기가 작고, 흡수공이 바깥으로 튀어나와있지 않아 껍질의 표면이 매끈한 것이 특징이다.

전복은 특유의 오돌오돌하게 씹히는 촉감이 좋아 회로 즐기며, 익혀 먹으면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술안주로 먹기도 하고, 죽을 쑤어 먹기도 한다. 내장은 게웃이라 하여 생으로 먹기도 하고, 젓갈을 담가 먹기도 한다. 다만 4∼5월 산란기에는 내장에 독성이 있으므로 생식은 피하고 살짝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바위에 붙어서 갈색조류를 먹이로 하기 때문에 창자에서 해조류의 독특한 냄새가 나고 맛도 별나다. 필자도 전복의 내장을 무척 좋아하는데, 전복내장을 파, 마늘, 고춧가루, 풋고추 등을 넣고 무친 게우무침은 특히 일식집에 가면 꼭 청해 먹는 메뉴이다.

전복에는 아미노산의 하나인 타우린이 풍부하게 들어있고 칼슘과 철분 등의 무기질, 비타민 B₁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타우린은 담즙 분비를 도와 담석증을 예방하고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춰줄 뿐 아니라 심장기능을 향상시키고 간의 해독작용을 돕기 때문에 병후 원기 회복에 효과적이다. 노약자나 환자의 회복식으로 전복을 넣은 죽을 권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전복을 넣어 죽을 쑤면 감칠맛이 있어 인기가 좋다. 가장 좋은 것은 살아있는 전복이지만 너무 비싸서 보통 냉동 전복을 쓰는데 생전복을 쓸 때는 파란 내장인 게웃을 터뜨려 넣어서 끓이면 은은한 녹두색에 향기도 매우 좋다.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이나 냉동품으로 만들 때는 내장을 넣으면 안된다. 전통음식 중 하나인 전복장아찌는 마른 전복을 불리거나 생전복을 데쳐서 얇게 저며서 썰어 간장과 설탕을 넣고 저민 쇠고기와 함께 조린 것이다. 전복을 데치거나 생으로 칼집을 내어 유자껍질, 배, 무, 파, 고춧가루 등을 넣고 김치를 담가먹기도 하는데 주로 제주도에서 담가먹는다.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참전복마을'은 값비싸 먹기 힘들었던 전복을 대중화한 프렌차이즈 음식점이다. 전남 완도 노화도에 직영 양식장을 차려 직접 전복을 생산, 공급하고 유통단계를 줄여 가격을 낮춘 탓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전복 메뉴를 실컷 맛볼 수 있다. 모두 활전복으로만 요리하는데 전복회, 전복죽, 전복찜 외에 전복초밥, 전복구이, 전복삼계탕(해신탕), 전복해물찜 등의 메뉴가 있으며 여러 가지 전복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참전복특정식을 권한다. 싱싱한 생전복은 단단하게 오도독 씹히는 질감이 매력이고, 익힌 전복은 탄력있고 부드러운 질감에 혀끝에서 느껴지는 감칠맛이 매력이다.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야채를 넣고 얼음을 동동 띄운 새콤달콤한 전복물회를 청해 먹어보는 것도 좋겠다.

전화 02-421-5551. 참전복죽 1만원, 해신탕 1만3000원, 참전복회, 참전복구이 3만원씩, 참전복특정식 3만5000원.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한송이〈강남 유비여성클리닉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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