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대의원총회 <11>
의협대의원총회 <11>
  • 의사신문
  • 승인 2007.05.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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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의 임시대의원총회가 지난 5일 오후 3시 의협회관에서 열렸다. 필자는 연휴 때문에 사전에 계획을 잡아 둔 대의원들이 많아 교체대의원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의협현관으로 들어서는데 평회원들 몇 명이 “대의원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친다.

9만여 명의 의사들 중에 필자의 면허번호가 2만 번 대 이니 선배로서 잘못한 점이 있을 것이라고 자인하고 담담히 받아 들였다. 지정된 좌석에 찾아 가니 의자 위에 예결산 보고서와 오늘 총회의 안건, 그리고 대의원 사퇴서가 놓여 있다. 대의원 사퇴서는 평회원들이 의자마다 놓아 둔 것 같은데 교체대의원으로 사퇴서를 써도 되는 지 당황스럽다. 다행히(?) 아무도 사퇴서를 쓰는 대의원은 없는 것 같다.

의장이 임시대의원총회에서는 “상정된 안건만 논의하게 되어 있으므로 상정되지 않은 안건은 논의자체가 불가하다”는 말을 여러 번 하였다.

회의의 안건마다 많은 대의원들이 의견을 말하는데 정리가 안 된다. 이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저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비슷한 말을 본인 의견을 보태어 저마다 한 마디씩 하니 비슷한 말도 다른 말처럼 들린다. 사회를 보는 의장이 정리를 해 주어야 하는데 의장의 말도 정리가 안 되는 것 처럼 들린다.

의료법 비대위 위원장건을 논의하는데 의장이 비대위 위원장이 그만 두었는지 대의원들에게 자꾸 묻는다. 사퇴한 의협회장이 비대위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었는지를 모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제 얼마 후면 보궐선거를 통해 의협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의협회장선거를 관리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장이 사퇴하였으므로 선거관리위원장을 뽑아야 하는데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의협의 회칙에 대의원총회에서 선출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 임시대의원총회의 안건에 없기 때문에 토의를 하지 못한다. 그러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해서 전국의 대의원들이 다시 모여 임시대의원총회를 해야 한다. 제주도의 대의원이 또 비행기를 타고 동부이촌동으로 와야 하고 영호남의 대의원들이 새벽기차를 타고 와서 밤차로 가야 하는 것이다.

의장이 대의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선거관리위원장을 선출하기를 기대하였으나 회의가 끝날 때 까지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그런데 이틀 후 선거관리위원장이 발표되었다. 임시대의원총회에서는 부의된 안건 외에는 토의할 수 없다는 회칙은 지켰지만 대의원총회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선출해야 하는 회칙은 위반한 것이다. 의협사태로 아픈 머리가 대의원총회를 하면서 더 아파 왔다.

시경에 내자가추(來者可追)라는 말이 있다. 이미 지나간 일은 어찌 할 수 없으나 미래의 일은 조심하여 잘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까마득한 산길을 걸어 올라 벼랑 아래로 굽이굽이 내려다 보는 절박한 심정이, 절경을 감상하고 집에 가서 편하게 욕조에 몸을 담글 수 있도록 인도해 줄 세르파의 등장을 기대한다. 

손종우 <강남 하나산부인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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