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민스터 풀러에 대해
버크민스터 풀러에 대해
  • 의사신문
  • 승인 2007.05.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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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최고 효율의 디자이너

필자는 최근의 트렌드를 보면서 버크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를 떠올린다. 풀러는 기인이면서 시대를 앞서가는 그 무엇을 갖고 있었다.

필자가 풀러를 알게된 것은 고인이 된 이후라서 풀러를 이해하게 된 것은 1990년대부터였다.

풀러의 디자인과 기하학, 그리고 이상한 철학은 심오하기도 했지만 그에 앞서 이단적이었다. 그러면서도 아주 강렬했다. 수십년전에 만든 풀러의 신조어들은 지금도 남아있다. 시너제틱스, 우주선 지구호, 다이맥시언, 텐세그리티, 지오데식 이런 것들이다. 많이 알려진 것으로는 레이다 돔이나 건축물로 쓰이는 지오데식 돔이라는 구조물이 있다. 최소 표면적의 돔 구조물은 기둥도 없이 강한 바람에도 잘 견딘다. 풀러는 기하학적인 영감과 신앙에서 이런 것들을 만들었지만 실제로 자연에는 지오데식과 같은 구조물이 많다. 다만 지오데식이나 텐세그리티 같은 구조물로 부르지 않으며 전체의 구조물속에 조용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바이러스의 쉘 구조나 어떤 분자구조들은 지오데식의 디자인을 따른다. 최고의 기능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분자기호도 있다. 풀러렌이라는 분자는 풀러가 예언한 것을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나노엔지니어링과 로보틱스 그리고 생태 엔지니어링의 세계에 들어오자 이런 디자인들은 한층 더 중요해졌다. 구조가 곧 기능인 세상이 된 것이다. 과거처럼 디자인이 그냥 아름답기만 하면 되는 시절은 점차 가고 없어지는 것이다. 풀러의 용어를 굳이 사용하자면 자동차에 대해서는 다이맥시언(dymaxion) 디자인이 건축에 대해서는 텐세그리티(tensegrity)가 있다. 풀러가 바이올로지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은 아니지만 최고의 효율성과 기능을 머릿속으로 추구하다 보니 이런 것들이 나왔지만 이미 자연계에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래서 바이오디자인을 고려하다보면 풀러의 디자인과 곧잘 겹친다.

Dymaxion은 dynamic maximum tension을 줄인 말이다. 물체의 운동성을 최대로 만들 수 있는 디자인들이다. 1920년대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리터당 30킬로미터를 가고 사람들을 많이 태우고 190킬로로 달리는 차라는 것은 없었다. 당시의 자동차 회사들은 기존의 자동차 유통체계가 무너지는 것을 우려하여 이 차의 채택을 거부했다.

그러나 자동차를 전부 카본섬유나 신소재로 만들면 이론상 수십 킬로가 되지 않는 세상에 도달하고 석유가 귀해지는 세상이 되자 사람들은 다시 이런 이상한 디자인에 빠져들게 된다. 디자인의 세상에서 기능과 구조는 둘이 아니라 하나이다. 그리고 좋은 디자인과 디자인의 스승은 세상에 깔렸다. 바로 생물학이다.

최근의 벤츠의 자동차 디자인은 풀러의 다이맥시언을 연상케 한다. 복어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이 물고기는 물속에서 매우 민첩하다. 공기 저항계수는 거의 최저차에 가깝다. 자연 속에서 생물들은 최고의 효울에 이미 자연스럽게 접근했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차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앞으로 이런 디자인이 미래의 차의 중심이 될 것이다. 차가 다이맥세언 자동차를 닮아가면 어떻게 되느냐고? 연비는 좋아진다. 그리고 이차가 사람들의 마음속에 수용이 될 정도라면 역으로 효율 중심의 디자인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미 자연은 초고효율의 디자이너다. 다이맥시언 만이 아니다. tensegrity라는 개념을 자동차에도 물론 쓸 날이 오겠지 라는 것이다. 실제로 생체 역학의 해석에 tensegrity가 사용되고 있다. 막대와 줄을 연결하는 간단한 생각만으로도 물체의 변형과 응력을 분산한다. 우리 몸 전체가 텐세그리티가 아닐까하는 생각은 최근에야 이루어졌다. 그래서 몸의 역학 구조를 다른 방식으로 계산할 수 있게 됐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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