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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집행부와 의장단에 일임"
비대위, "집행부와 의장단에 일임"
  • 권미혜 기자
  • 승인 2007.05.07 0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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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의사들의 구심체인 의협의 혼란을 조기 수습하고, 추락한 위상을 재건하자”

의협 회무 안정화 및 대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첫 행보로‘검은’의혹을 산‘의정회’가 정식 간판을 내린다. 새 틀을 짜는 의료법 비상대책위원회 선임 과제의 공도 집행부와 의장단에게 넘어갔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5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지난 달 22일 정기총회 당시 정족수 미달로 인해 미뤄진 120억8919만원 규모의 새해 예산을 통과, 확정했다.

이날 오후 3시 의협 3층 동아홀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는 예결산 처리안건을 놓고 난상 토론 끝에 이번 사태에 따른 검찰조사로 인해 전년도 결산은 일단 보류시킨 채 새해 예산만 통과시켰다.

지난 달 22일 정기총회를 마친 뒤 2주일이 채 안 돼 열린 이날 임총에서는 예결산 심의에 이어 앞으로 의협과 의료계를 쇄신할 의정회 존폐, 의료법 비대위 등 상정된 중차대한 안건들이 다뤄졌다.

유희탁 의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의협 사태를 지켜보며 얼마나 참담하고 비통한가”고 말문을 연 뒤 이번 사태로 인해 긴급하게 임시총회를 소집하게 된 것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마음을 전했다.

이어 “대행 집행부가 의협을 안정화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중인만큼 대의원들도 작금의 혼란을 조속히 수습하고, 추락한 의협을 재건하기 위해 지혜를 짜내야 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국민 건강을 위한 전문직 단체로 바로 설수 있도록 슬기로운 방안들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의 원인을 일부 지도층의 잘못으로만 돌릴 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통감하고,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장은 “지금처럼 회원 여러분의 화합과 단결이 절실한 때가 없었다”며 “이 시련을 반드시 극복하여,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의협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대의원 여러분께서 주인의식을 갖고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문태준 명예회장은 인사말에서 의협의 진정한 개혁과 올바른 회장 선거의 시대적 소명을 일깨웠다.

박대중 대의원(서울)을 위시한 보조위원 호명 후 속개된 본회의는 재적 대의원 242명중 175명이 참석, 성원 보고된 가운데 정관 제13조에 의거, 김성덕 회장 대행을 만장일치로 추인했다.

김성덕 회장 대행은 인사를 통해 “이번 사태로 인해 충격을 안겨드린데 대해 대의원과 국민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앞으로 꼬일대로 꼬여버린 대정부, 대국회,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땅에 떨어진 신뢰를 어떻게 회복해 나가야 할지, 정말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가 지금 이 상황에서 절망에 빠진 채 그대로 주저 앉을 수 만은 없다”며 “다시 신발 끈을 고쳐 묶고 마음을 다잡아 새로운 출발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새 출발을 선언했다.

이에 김성덕 회장 대행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대의원들의 열렬한 박수가 이어졌다.

상정된 안건토의에 들어가 먼저 양재수 대의원(경기)이 제안한 서면 동의안에 대한 격론이 오갔다. 예결위에서 심의 통과된 예결산 조건부 서면 동의안 처리 여부를 놓고 타당성에 대한 김주필, 서윤석 대의원(서울)등의 의사진행 발언과 집행부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어 ‘검찰조사로 인해 전년도 결산은 일단 보류하고, 새해 예산만 통과시키자’는 동의안을 놓고 표결에 부친 결과 재석 대의원 175명중 150명이 찬성, 통과됐다. 이날 상정된 대한의사협회 회장 사퇴의 건은 이미 장동익 전 회장이 사퇴한 만큼 의미를 상실, 자동 폐기됐다.

이에앞서 “장동익 전 회장이 횡령등으로 인해 검찰조사중인 만큼 무죄 판결시까지 전회장으로서 모든 예우를 중지하고, 만일 유죄 판결시 회원들에게 피해를 준 것에 대해 전액 손해 변상조치토록 법적 조치를 강구하라”는 의견도 제안됐다. “대의원총회에서 회장이 사퇴했다고 공식 선언할 것”을 촉구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주필 대의원(서울)은 “직선제 회장 사퇴는 대의원총회에서 추인할 필요가 없다”며 ‘안건자체가 상정될 안건이 아니다“라고 안건 폐기에 무게를 실었다.

주수호 대의원(서울)은 ”비록 회장이 사퇴했지만, 이번 사태를 막지 못한 대의원들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자성을 촉구했다. 이에대해 이채헌, 이원보, 박한성 박성구 대의원등의 비중있는 발언이 쏟아졌다.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한국의정회 존폐 여부에 대한 건은 찬반토론을 거쳐 175명중 120명의 찬성으로 의정회 폐지가 정식 통과, 확정됐다. 의료법 비상대책위원회 건은 가장 첨예한 사안으로 등장했다. 좌훈정 대의원(서울)은 우렁찬 목소리로 “이번 사태로 의료계가 침체국면에 빠졌지만, 의료법은 아직 국회에 가 있지 않고, 충분히 막을 수도 있다”며 젊은 투지를 불태웠다. 이어 “전국의 회원들 덕에 여기까지 왔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며 “의료법 비상대책위원회를 새로 선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강경 발언을 외쳤다.

이에 총회장 후미를 지키던 평회원들로부터 큰 박수와 함께 ”엉터리 비대위 해체하라“ ”어용 비대위 해체하라“ ”비대위원장을 다시 뽑아라”는 주문이 터져 나왔다.

우봉식 대의원(서울)이 “현재 공석중인 비대위 위원장 선임과 범 비대위 향후 방향에 대해 논의해 달라”고 요청하자 김주필 대의원은 즉시 “비대위에 빠른 시일내에 위원장을 선임할 것을 권고하자”고 제안했다. 의료법 비상대책위원회 안건 논의과정에서 일부 대의원과 평회원간 고성과 막말이 오가면서 총회장은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5분 정회 후 속개된 토의에서 “새 대행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의료법 비상대책위원 선임을 모두 일임하자”는 수정안이 나왔다. 이에 김성덕 회장 대행은 “집행부 일임을 거부한다”고 강력히 맞서면서 대의원회 의장단과 운영위의 공동 참여를 제안했다.

곧 거수표결에 부쳐 의료법 비대위 선임을 집행부와 의장단에 일임할 것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의협 중앙윤리위원회 관련 안건도 논쟁에 불을 지폈다. 김동준 윤리위원장은 “내부고발자에 대한 윤리위 회부 설은 언론에 회자된 것 뿐, 윤리위에서 논의 및 결정된 적이 없다”며 “윤리위와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논란에 휩싸인 윤리위 관련 안건은 김동준 위원장의 “중앙 윤리위원들은 공정하고, 중립적이며 의료계의 명예를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해명과 윤리위원인 배순희 대의원(서울)의 “제보자에 대한 거명은 전혀 없었다”라는 추가 설명을 들은 뒤 간신히 통과됐다.

이 과정에서 “윤리위원회가 거듭날 수 있도록 하자”는 자성론과 “내부 고발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대의원들의 옹호성 발언을 타고 중앙윤리위를 향한 평회원들의 격렬한 항의가 이어졌다.

권미혜 기자 trust@doctor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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