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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저항 진보세력은 무엇을 꿈꾸는가.
의협 저항 진보세력은 무엇을 꿈꾸는가.
  • 권미혜 기자
  • 승인 2007.05.01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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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저항 진보세력에 의해 의협 대의원 및 시도의사회장단에 대한 총사퇴 요구안이 제기됐다. 또한 이번 사태로 인해 의협 전체 회원들의 명예를 훼손한 장동익 전 회장에 대한 명예훼손 고발이 잇따를 전망이다.

민주의사회, 한국의사회, 의협바로세우기 운동본부등 진보개혁성향의 회원들로 구성된 의협 평회원들은 지난 28일 의협 3층 동아홀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이 같이 결의했다.

평회원들은 오는 5일 열리는 의협 임총에 참석, 대의원회 및 시도회장단 총사퇴를 정식 건의할 방침이다. 만일, 총사퇴를 거부할 경우 추가 고발 및 물리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또한 의료법 개악 저지를 위해 현재 결원된 범의료 비대위원장의 인선도 건의키로 했다. ' 하지만 ‘의협 평회원’을 자처하는 이들 진보개혁세력은 제도권내에서 활동하는 의협 내 합법적인 공식 기구가 아니라는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어 향후 의견 조율에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이날 회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상총회에서 조행식 민주의사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의협의 평회원들은 불법적인 정관계 로비를 배격한다”며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통해 부패한 의협 집행부와 결탁한 정관계의 부정이 있다면 낱낱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의료법 전면 개정과 관련, “국민적 사회적 합의하에 원점에서 재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의협은 뼈를 깍는 반성과 성찰을 통해 보다 투명하고 건전한 단체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며 “오늘 의협 평회원들에 의한 자발적인 비상총회가 그러한 노력의 출발점과 토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장동익 전 회장 집행부에 대한 문제점 보고 및 법률 투쟁 경과보고(구자일 회원), 의료법 개정 반대 투쟁에 대한 경과보고(좌훈정 서울시의사회 홍보이사)등이 있었다. 문태준 의협 명예회장은 이 자리에서 성명서를 통해 의협 개혁방안을 제시했다.

문 명예회장은 “의료법과 건보수가를 제대로 고치려면 의협을 바로 세워야 한다”면서 “의협을 고치려면 여러분들이 바로 서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문 명예회장은 이어 “의협 내부 저항세력의 주장을 듣고 싶어 이 자리에 왔다”며 “의료법, 건보수가 보다 의협을 바로 세우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희탁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의협 회무와 회계는 절대 투명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며 투명하고 합법적인 활동을 펼쳐 나가자고 촉구했다. 이에앞서 저조한 참석률로 인해 썰렁한 비상총회의 분위기를 두고 “평회원들이 반성해야 한다”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번 사태와 관련, “지도자급 인사들의 책임있는 반성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검찰에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어 의협 사태에 대한 통렬한 지적과 함께 대의원회에 대한 공동 책임론, 내부 질책, 향후 대책에 대한 갑론을박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의협을 다시 세워야 한다면 전체 의사들의 의견을 아우르는 의견수렴 구조와 실행 방안이 필요하다”는 설득력있는 주장도 제기됐다. “시도의사회장, 중앙대의원들도 총사퇴해야 한다”는 기존 임원진에 대한 공격성 질타도 이어졌다.

특히 한 회원은 “지역의사회도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 회원들이 지역의사회에 열성적으로 참여해야 진정한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 뒤 “당장 의협만 고치려 한다면 이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고 현실을 직시했다.

“지역의사회에 돌아가 지역의사회부터 개선하는 수순을 차근차근 밟아나가야 진정한 개혁이 된다”는 비중있는 발언도 잇따랐다. “이런 자리에서 큰 소리를 치지만, 정작 실천력이 없는 것이 평회원들의 한계”라는 자기반성과 내부 성찰의 목소리도 있었다.

홍순식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전남)도 참석, 이날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결의, 5일 임총서 다뤄질 5개항의 추인결과를 알렸다. 좌훈정 서울시의사회 홍보이사는 유희탁 의장에게 “임총 석상에서 의장 직권으로 평회원에게 발언권을 주자고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발언권과 관련한 격론속에 “발언권을 달라고 얘기하지 말고, 차라리 임총 단상에 올라가라”는 극단적인 발언도 이어졌다. 단상 점거후 대의원및 시도회장단 총사퇴를 물리적으로 쟁취하자는 일부 강경론도 우세했다.

내부 실천력 강화를 위한 세부 방안으로 ‘임총에 회원 1인당 5명이상 참가시키자’는 의견도 개진됐다. “성토하지 말고, 평회원을 결집시킬 방법론을 얘기하자”는 건설적 대안도 제시됐다. 이원보 의협 감사는 시종 말을 아끼다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문을 연 뒤 “변화와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공감했다. 이어 “아무리 의욕적이고 순수하게 일을 강행해도 뜻이 실천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평회원은 대의원 숫자의 3배가 모여야 비로소 뜻을 관철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한 회원은 “숫자는 별 의미가 없다”며 “평회원 특공대를 만들어 요구안을 정리, 전달한 뒤 이것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대의원총회날 결사 투쟁하자”고 강하게 주장했다.

패배주의를 경계하는 지적도 있었다. 한 회원은 “우리는 개정 의료법을 저지하는 것이 당초 목표였다”며 개정 의료법 저지를 위한 회원들의 단결을 호소하기도 했다.

권미혜 기자 trust@doctor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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