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옥 <10>
연옥 <10>
  • 의사신문
  • 승인 2007.05.01 15: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더십이란 자신과 남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라 정의한다.

이끄는 능력은 리더십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히틀러나 사이비교주처럼 이끌면 전쟁이 나고 집단 자살, 집단 타살이 올 수 있다. 이끌되 방향이 올바르지 않으면 더 위험한 것이므로 남을 이끌기 전에 자신을 먼저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이다.

이번 의협의 금품로비 관련 녹취록 사건은 의협 100년사의 기념탑에 조종을 울렸다. 지도자의 경거망동과 내부의 자중지란이 합쳐진 비극적 실화로 꺼져 가는 의사의 명예에 흙탕물을 뿌린 것이다. 의협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무성한 스캔들로 위태롭게 지내 온 자신의 행보를 “15년 동안 이어져 내려 온 의협의 관례”라고 국회에서 발언하였다.

이번 금품로비사건이 “전적으로 소설을 쓴 개인의 책임”이라고 하면서 또 “15년 동안 이어져 내려 온 의협의 관례”라고 하는 이중적 발언을 하였다. 그리고 국회에 가기 전 의협회장직을 버리고 가지 않고 4월 30일자로 사퇴하겠다고 하였다.

4월 30일까지 할 일이 많이 남아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국회에 가기 전 의협회장직을 사퇴하여도 일주일 동안의 의협 회무에는 별로 차이가 없을 것인데 의협회장직을 가지고 국회에서 조사 받는 오욕의 역사를 남겼다.

녹취록을 공개하고 방송사에 알린 회원은 의협 지도부의 탈법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충격요법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러한 모든 행동이 순수한 독자 행동인지 아니면 조직적인 움직임인지 여부가 궁금하다. 지금으로서는 독자 행동이기 보다는 조직적인 작전일 개연성이 높다.

그 이유는 강원도에서 열린 대의원총회의 녹취에서부터 방송국 기자와의 인터뷰 등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을 고백한 한 명이 단독으로 하기에는 힘들기 때문이다.

방송에 발표되기 전 63빌딩에서 열린 대의원총회에서 서울의 모 대의원이 방송 예고를 암시하는 듯 한 발언을 한 정황도 있는 것 같다.

개인적인 판단에 의해서 한 것이라면 의협의 대국민 위상과 정치력을 풍비박산 낸 것과 함께 그 개인에 대한 영욕으로 남겠지만 조직적인 각본에 의한 것이라면 그 조직의 실체가 규명되어 9만 의사들에게 그 당위성을 심판 받아야 한다.

그 조직에 의해 꺼져 가는 불꽃이 한 줌 재로 변할 수도 있고, 또한 그 조직에 의하여 지금과 같은 일이 차후에 반복 될 수도 있다. 그 조직이 있다면 고백한 회원의 뒤에 숨지 말고 앞으로 나와 실체를 밝히고 회원들의 정당한 평가와 의협의 재건에 일익을 하여야 한다.

교각살우 인지 자율정화의 산화인지 여부는 역사가 말해 줄 것이나 그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지금 있는 연옥이 너무 뜨겁다. 

손종우 <강남 하나산부인과의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