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9:45 (목)
BMW 320 시승기 <1>
BMW 320 시승기 <1>
  • 의사신문
  • 승인 2007.04.26 1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BMW와 스포츠 드라이빙 이미지

우연히 날아온 BMW의 브로셔를 보고 시승을 하기로 한 것은 정말 우연한 일이었다. 마침 BMW의 엔트리카를 시승하려던 참이었다. 왜냐하면 필자가 종종 몰던 e36, e46을 적는 다면 요즘의 BMW가 아니기 때문에 상상력을 동원한 시승기가 된다. 그럴 즈음 신사동 매장에서 브로셔가 날아온 것이다.

바로 전 시리즈인 e46은 325를 몇 번타고 다닌 적이 있었다. e30의 320은 수동 버전을 몰았던 적이 있다. 바로 전 모델인 e46과의 차이는 차가 미세하게 커졌다는 점과 5와 7시리즈의 기묘하고(그러나 지금은 더 자연스러워 보이는) 역동적인 디자인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모델들이 318·320·325·330·335 같은 여러가지 모델에서 320,·328·335 세 가지로 줄어들었다. 그런데 320i와 328i의 가격 차이가 크며 335i와는 아주 큰 차이가 난다. 335는 터보에 배기량도 크며 출력은 300마력이다. 토크 곡선도 좋지만 가격은 거의 M3에 육박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 328i가 위치한다.

335i는 커진 엔진 덕분에 무게도 180킬로그램 증가했다. 아무튼 e90 320i의 무게는 사람을 태우지 않은 공차중량으로 1410kg이니까 무거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벼운 것도 아니다. 바로 전전 세대의 차들은 1000kg대의 전반부에 해당했다. 안전과 편의 장치가 증가하며 차 가격도 증가하고 무게는 200∼300kg이 증가한 것이다. 가격도 올라간다.

그러나 안전은 참 중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는 팩터다. 사람들은 물리학에 나오는 식 f=ma를 알고 있다. 힘은 무게에 가속도를 곱한 것이다. 무게가 20% 증가하면 가속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토크를 증가시켜야 한다. 그리고 중량이 증가하면 연료 소비량도 많아진다. 브레이크도 빨리 닳는다. 코너링에서 원심력에 저항하기 위해 더 좋은 서스펜션과 큰 타이어를 붙여야 하지만 코너링의 즐거움은 반감한다.

엔지니어들은 잘 알고 있다. 차의 하중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그러나 디자이너들과 영업부는 잘 알고 있다. 너무 싸구려틱 하거나 편의 장비가 부족하면 사람들이 절대로 차를 사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절충이 문제다. 그리고 BMW의 1410kg은 봐 줄만한 수치다. 다른 메이커들도 대동소이하다. 거기에다 고급 내장재와 편의 장치를 웬만큼 붙인 것은 봐 줄 수 있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만약에 경량 고강도의 복합재로 만든 후면 패널이 파손되어 교체한다면 가격이 현재 철판소재의 판금보다 비싸질 것 같지 않은가? 탄소섬유로 만든 프론트 윙이 파손됐다면 메이커를 막론하고 저렴하게 고쳐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유럽차 중 일부 모델은 적극적으로 이러한 전략을 갖고 있다.

BMW가 만들어낸 좋은 이미지의 하나인 스포츠 드라이빙의 이미지는 실제로 이미지만으로도 위력을 발휘한다. 차를 몰고 고속으로 달리는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과속방지 카메라가 곳곳에 깔리고 도로의 품질도 그다지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워 현실적인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후륜구동이라는 나름대로 큰 이점과 잘 조율된 서스펜션이 만들어내는 탄탄한 느낌, 그리고 최고 수준의 핸들링은 달릴 수 있는 시내에서나 조금 트인 도로에서는 발군의 능력이 나온다. 꽤 오래된 차라도 BMW의 느낌은 참 좋은 편이다.

거기엔 사람들이 점차 잊어가는 중요한 팩트가 있다. 후륜구동이라는 장점이다. 요즘의 전륜구동은 80년대에 들어서 불기 시작한 열풍이지 그 전까지는 우리나라 차도 포니나 스텔라가 모두 후륜 구동이었다. 과거에 전륜구동은 `트락숑 아방'이라는 시트로엥만의 특징이었다. 그러나 연비나 차량의 무게를 줄이고 승차공간의 유리함 때문에 전륜구동이 대세가 되었다.
 
물론 콰트로 같은 4륜 구동의 개념도 있지만 자동차가 앞바퀴에서 견인력(트랙션)과 조향을 다 책임지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것이 아니다. 강력한 힘으로 뒤에서 밀고 조향은 부담이 덜해진 앞바퀴로 해결하면 무언지 모르지만 훨씬 덜 불안한 느낌이 나는 것이 사실이다. 벤츠도 BMW도 렉서스의 많은 모델도 후륜구동을 버리지 않는 것은 이유가 있다. 3시리즈, 아니 그 보다 더 작은 1시리즈도 후륜구동이다.(아직 국내에 들어오지는 않은 것 같다)

적다보니 말이 너무 길어졌다. 하지만 실제로 시승전후로 했던 생각들이다. 320i를 타면서 필자는 스스로 물었다. 너는 320i로 만족할 수 있는가?(나중의 답은 “있다”였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