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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ㆍ간암환자 성공적 간이식
혈우병ㆍ간암환자 성공적 간이식
  • 김기원 기자
  • 승인 2007.04.10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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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혈우병과 간암을 갖고 있는 환자에 대해 간이식을 실시, 간암과 혈우병이 동시에 치유되는 성공적인 사례가 발생했다.

환자는 41세 남자 박씨. 선천적으로 혈우병을 갖고 태어난 박씨가 간 오른쪽 엽에 생긴 5cm 간암 덩어리를 발견한 것은 지난 2006년 11월.

이에 아주대병원 외과 왕희정, 내과 김효철 교수는 혈우병으로 인한 수혈 합병증으로 발생한 B형 간염이 간경변증을 거쳐, 크기 5cm의 간암으로 이환된 것을 진단하고, 간이식을 권했다.

박씨의 경우, 친동생이 공여자로 나섰지만‘혈우병’이 큰 난관이었다. 혈우병 환자의 지혈 장애는 수술 도중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작은 출혈도 대량 출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과 왕희정 교수와 종양혈액내과 김효철 교수는 간암의 완치적 치료는 간이식이고, 외국의 경우 혈우병, 간암을 동시에 완치한 성공 사례에 비추어 ‘생체 간이식’을 결정했다.

지난 1월말 혈우병이 아닌 공여자 친동생으로부터 생체 간이식이 시행됐다. 수술전 응고인자 제제를 충분히 보충했으며, 수술과정은 정교한 지혈을 계속해가며 진행됐다. 그 결과 다른 환자의 간이식 보다 오히려 더 적은 양의 출혈로 간이식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다.

60일이 지난 현재 박씨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 특히 동생으로부터 간이식을 받은지 2주후부터는 결핍되었던 제Ⅷ(8) 응고인자가 정상(100%)으로 유지됐으며, 간암도 제거됐다. B형 간염 항체도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관련, 김효철 교수는(종양혈액내과) “혈우병의 직접적인 원인인 제Ⅷ(8) 응고인자(혈우병 A) 또는 제Ⅸ(9) 응고인자(혈우병 B)는 모두 간에서 만들어진다. 박씨의 경우 정상 간의 이식으로 간암은 물론, 제Ⅷ(8) 응고인자(혈우병 A)가 정상적으로 만들어지는 치료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또“혈우병으로 인한 출혈ㆍ근골격계 합병증, 고가의 치료제, 수혈로 인한 감염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할 때 앞으로 간이식이 혈우병의 치료방법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덧붙혔다.

간이식을 집도한 왕희정 교수(외과)는 “국내에서 혈우병 환자를 대상으로한 간이식은 이번이 처음으로 결과 또한 만족스럽다. 환자는 현재 혈우병으로부터 완치되었으며, 앞으로 더 이상의 응고인자 치료는 시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또 “현재까지 혈우병 자체만으로는 간이식의 대상으로 고려되지 않아 왔다. 그러나 ○씨와 같이 혈우병 환자들의 응고인자 보충을 위한 지속적이고, 반복된 수혈은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 등의 높은 감염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관절강내의 잦은 출혈로 인한 관절 장애와 운동 장애 등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진다. 그리고 과거와 비교하여 현재 간이식술은 월등히 향상된 기술, 높은 성공률 등을 보여 앞으로 혈우병 완치의 목적으로 환자의 간을 일부 제거하고 건강한 간의 일부를 이식해 주는 보조부분 간이식을 시행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덧붙혔다.

한편, 혈우병은 인구 1만 명당 한 명꼴로 나타나는 선천적인 유전성 출혈질환. 혈우병은 제Ⅷ(8) 응고인자(혈우병 A) 또는 제Ⅸ(9) 응고인자(혈우병 B)의 결핍으로 생기며, 국내에는 약 2,000여명이 혈우병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원 기자 kikiwon@doctor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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