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가격과 '명차'의 상관관계
자동차의 가격과 '명차'의 상관관계
  • 의사신문
  • 승인 2007.03.1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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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수입차에 대해서 <1>

예전에 자동차 잡지의 기사를 보면서 느끼던 수입차에 대한 신비로움이나 대단하다는 느낌은 차들을 실제로 보면서 무섭게 사라지기 시작했다. 예상보다 허접한 부분이 많은 것이다. 실제로 차를 정비하는 곳에 가보면 말도 안되는 일들이 수입차나 국산차를 막론하고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거의 무결점이라고 선전하는 차종이 한달 만에 워터펌프 고장으로 오버히트를 하고 엔진을 녹여버리는 사태가 일어나고 주인이 너무 열받은 나머지 중앙일보의 자동차 섹션에 당당하게 글을 올리는 사태가 일어난다.

메이커나 딜러의 댓글은 오랫동안 달리지 않았다. 더 흔한 국내 차종들은 아예 안티 카페들이 있을 정도다. 오류는 너무나도 흔한 것이다. 어쩌면 메이커들이 말하는 내용을 말 그대로 믿으면 안될지도 모른다는 것이 정확한 예라고 말할 수 있다.

세월이 흐르다보니 아파트 단지에 차를 세울 일이 있을 때는 필자의 고물차를 끄집어내기 위해 앞에 횡으로 주차한 S클래스의 차를 굴려서 치워놓고 차를 빼기도 한다. 90년대만 해도 S클래스는 특별한 차종이었지만 요즘은 굴려서 치우다 범퍼끼리 살짝 닿아도 별로 개의치 않게 되었다. 예전에 이런 광경을 보았으면 신비롭게 보았을 그런 장면이다.

간단히 말하면 희소성의 마술은 없어졌다. 그냥 비싼 차일 뿐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한번밖에 없는 인생에서 좋은 차를 타보는 것이 상실감이 적다고 생각하게 되었으므로 조금 비싼차를 사서 자랑을 하기도 한다.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인간의 본성이다. 고급차는 아니더라도 적당한 차종에서 재미있는 차를 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메이커들의 광고와 차량의 사회 문화적 자리매김 전략은 아주 효과적인 것이다. 이 중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차들은 적으며 명차라는 평가를 들으려면 정말 우수하거나 그만한 무엇인가를 갖고 있어야 한다.(요리사가 발명한 중국요리들이 하나의 메뉴로 자리 잡는 것은 사람들의 변덕과 세월을 이겨낸 것들에게만 해당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차종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조금 튀는 개성과 고장이 적으며 무난하고 실용적이고 잘나가며 저렴한 차. 이런 차가 잘 팔릴 것으로 생각하면 합리적이긴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변덕과 허영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차를 팔아온 메이커들은 이런 것들을 잘 알고 있다. 하물며 엔진과 하체의 빼어난 성능을 자동차 잡지에서 떠들어 봐야 소용이 없다. 90년대초 미국의 앙케이트는 자기 차가 전륜인지 후륜인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반을 넘었다. 몇 십년 동안의 모터리제이션 경험이 있는 나라가 이 정도였다. 차량의 가격과 이미지가 대부분이며 차의 성능은 그에 맞을 정도로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차가 흔해진 것처럼 요즘은 시승에 대한 문턱이 낮아졌다. 관심을 보인다면 특별히 거절하지 않는다. 일단 관심이 있다면 시승을 해보고 관심이 있는 차종은 그것도 여러번 해보아야 확실한 선택을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소비자의 권리다. 세일즈맨들의 말에 너무 홀려도 안된다. 차량 가격을 생각한다면 선뜻 OK하는 사람이 바보다. 정말이다. 차가 마음에 들었는가? 그러면 경쟁차종과 동급의 국산차도 시승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도 마음에 들었다면 어떤 옵션을 줄 수 있는지 또 질문하고 요청해야 한다.

우선 시승이 제일 중요하다. 필자는 시승 차종을 내지 않는 차종에 대해서는 데이트도 안해 보고 결혼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몇 번의 컬럼은 독자들이 궁금해할지도 모르는 흔한 엔트리 카들을 적을 것이다.(잡지나 매체들을 보면 의외로 상투적인 문구들로 가득차 있다) 차들은 어지간히 타보았으므로 첫 번째로 예전에 기다리다 지쳐서 타보지 못했던 골프 GTI를 시승해 보았다. 이차는 사실 한 대 사고 싶은 차종의 하나다. 얼마전 어떤 선생님이 차값이 싸다고 바로 샀다고 하는 차종이다.(필자에게는 불가능한 결단력이다) GTI는 매니아틱 하지만 실생활에 쓰기에는 큰 무리가 없다. 출력이 200마력 정도로 부족하지도 않고 세금도 비싸지 않다. 150마력으로 내려가면 더 많은 선택의 가짓수가 있는 해치백이 골프종류다. 그리고 폭스바겐에서는 정말 상징적인 차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파사트나 제타가 더 실용적인 차다.

필자는 골프 GTI의 시승을 역삼동 클라세오토에 부탁했다. 시승을 도와준 분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의사들이 어떤 차를 좋아하는가” 필자가 곧잘 묻는 말이다. 답변은 가격대가 문제라는 것이었다.(이미지나 디자인, 성능이 아니고) 의외로 핵심을 찌르는 답변이었다. 시동을 걸고 출발하기도 전에 중요한 주제의 이야기가 생긴 것이다.

차를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가격대가 제일 중요하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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