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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매스컴 <6>
의사와 매스컴 <6>
  • 의사신문
  • 승인 2007.03.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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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의약분업 투쟁이 한창일 때 텔레비전의 한 시사대담프로에서 사회자가 대담을 시작하면서 의협회장에게 `의권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의권에 대해서 당시 의협회장이 시원한 정의를 내려주지 못해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이번 의료법개정과 관련하여 출근길에 들었던 라디오프로에서 의협회장에게 사회자가 `왜 의협에서 이번 의료법개정에 반대 합니까'라는 질문에 의협회장이 처음에 답한 내용이 10년마다 의사면허를 재교부하는 점이 부당하다는 대답을 하였다.

일반 국민들은 그 대답을 듣고 의사들이 공부하기 싫어서 반대하는 것으로 오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서 대답을 하였지만 많은 이유 중에서 국민들이 듣기에 가장 이해가 안가는 대답을 첫 번 째로 한 것이다. 이번 의료법개정에서 복지부는 자료를 40일에서 100일 전에 배부하였다고 하며 합의를 이루었는데 지금 와서 의협이 딴 소리를 한다고 기자회견을 하였다.

당연히 일반 국민들뿐만 아니라 의사회원들까지도 의협에서 준비를 소흘히 하고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 의료법 개정 대책 위원장을 맡았던 경만호 서울시 의사회장은 복지부에서 회의자료를 이틀 전이나 하루 전에 보내 와 밤을 세워 검토해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말을 서울시의사회의 회의 때마다 하였고 시간이 촉박하여 새벽부터 밤 늦도록 변호사와 법학자 등 법률전문가들을 만나고 다녔다.

검증된 자연과학의 정수를 공부하고 증거에 입각한 질병 치료를 배운 고지식한 의사들로서 국민들을 상대로 매스컴에서 짧은 시간에 충분한 내용을 전달하기 힘들 것이다. 거대한 정부를 상대로 기자회견에서 할 수 있는 말보다 못할 말이 더 많을 것이다. 의료계가 국민들과 같이 가기 위해서는 진솔한 내용을 국민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국민과 함께 나누고 대화한다는 생각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국민들에게 들려 주어야 한다.

의사가 아닌 국민들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 줄 때는 충분한 준비와 숙달된 프레젠테이션이 있어야 한다. 의사회의 총회에서 하는 얘기를 국민들에게 하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국민들에게 의료계를 쉽게 알려주고 나눔과 대화의 의미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의협의 시스템이 구비되어야 한다.

정확한 정보를 매일 신문과 잡지와 방송에 기고하고 설명할 수 있는 의협의 상임이사가 있어야 한다.
하얀거탑이나 나쁜여자 좋은여자가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려 주는 기고가 있어야만 국민들이 의료계의 현실을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손종우 <강남 하나산부인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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