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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습관과 취향에 맞는 타이어 선택
운전습관과 취향에 맞는 타이어 선택
  • 의사신문
  • 승인 2007.03.0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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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이야기

필자의 차의 원래 타이어는 미세린 파일러트가 순정이었다. 날씨의 영향을 적게 받으며 주행감도 좋고 도로의 그립감도 좋다는 평이 있었다. 국도의 굽은 길이나 비포장에서도 꽤 좋은 타이어였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던롭, 피렐리 같은 타이어를 갈아 보았지만 순정의 타이어만큼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우수한 등급의 타이어는 많지만 자기 차에 딱 맞는 타이어는 골라 보아야 한다. 여러 개의 타이어를 써 본 다음 다시 마음에 드는 타이어가 나왔다. 금호의 엑스타 dx였다. 필자의 이야기를 듣고 다른 차종의 사람들이 엑스타 dx를 써 보았으나 필자만큼 만족해하지는 않았다. 운전자가 다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이며 여러 메이커들이 먹고사는 다양성의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짚신도 짝이 있다는 말은 타이어에는 맞는 말 같다.

타이어의 선택이 복잡해지는 것은 이유가 있다. 우선 차의 구조와 주행 조건이 너무나 다양하다. 출력과 무게 중심 그리고 구동방법에 의해 주행의 문법이 완전히 달라진다. 우선 차의 무게 중심은 엔진이 앞쪽에 있기 때문에 하중은 앞 타이어에 걸리는 수가 많다. 브레이크를 급하게 잡으면 차는 앞으로 쏠리는 것처럼 느껴지고 이때 타이어에는 더 많은 무게가 배분된다. 반대로 액셀레이터를 밟으면 무게 중심은 뒤로 이동한다. 코너링을 할 때도 무게 중심은 좌우가 달라진다.

타이어가 4개이기 때문에 1.5톤 정도의 승용차의 무게는 앞바퀴와 뒷바퀴에 6:4정도로 배분되면 앞바퀴 두개에 450Kg씩, 그리고 뒷바퀴 두개에 300Kg씩 하중이 걸리게 될 것이다. 이 상태로 얌전히 돌아 다녀도 앞바퀴에는 이미 훨씬 더 많은 무게가 걸려 있는 셈이다. 여기에 감속이나 코너링 마다 앞바퀴에는 더 많은 부하가 걸린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부하가 걸리는데 30킬로 정도에서도 차를 급정거하며 핸들을 돌리다가 다시 반대로 돌려주면 차가 번쩍 들리는 수가 있다. 조금 더 진행되면 전복된다. 그래서 갑자기 극한 상황을 만났을 때 타이어마다 걸리는 힘이 틀려지며 한계를 넘어서면 큰 사고로 이어지는 수가 많다.

차들에 ESP가 달려나오면서 이런 문제들이 많이 경감되기는 했지만 타이어에 걸리는 부하가 얼마나 큰 것인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ESP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ESP는 도로 주행시 액셀레이터와 브레이크를 운전자의 컨트롤에서 컴퓨터의 통제로 바꾸어 코너를 크게 벗어나는 것을 도울 뿐이다. ABS와 6점 브레이크와 같은 장치들도 타이어 앞에까지만 작용한다. 거의 순수하게 물리학적인 자연의 법칙(관성·저항·중력)과 엽서 한 장 면적의 타이어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변수는 더 많다.

우선 전륜구동이냐 후륜 구동이냐에 따라 앞 타이어에 걸리는 스트레스가 다르다. 앞 타이어는 제동과 조향의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차를 끌고 나가는 동력전달까지 책임져야 한다. 스트레스는 훨씬 더 커진다. 자동차 엔진의 무게도 다 비슷할 것 같지만 어떤 엔진들은 너무 무거운 엔진 블럭을 갖고 있거나 높은 무게 중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끔씩 상식을 깨는 이상한 조향 특성이 나오기도 한다. 유명한 차종에서도 그렇다.

노면과 타이어의 온도도 있다. 타이어는 도로에 의해 마찰열로 더워지며 당연히 일정한 온도에서 최고의 도로그립을 갖는다. 그러나 추운날이나 기후상 타이어의 온도가 올라가지 않으면 제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겨울에 갑자기 타이어가 제동력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것은 타이어의 온도가 낮기 때문이다. 너무 뜨거워도 위험하다. 메이커마다 타이어의 조성을 위한 별도의 포뮬러를 갖는다. 그래서 어떤 타이어는 너무 빨리 닳는다고 느껴질 수 있다.

트레드의 패턴도 있다. 타이어에 나 있는 골과 주름은 여러가지 도로그립을 계산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떤 패턴은 비오는 날 배수가 잘 안 된다는 평도 있고 직진성이 너무 강하거나 측면의 마찰력이 약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패턴이 자기에게 맞지 않으면 무엇인가 2%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대부분의 타이어는 무난한 시내 주행을 위해 설계된 것이다. 그밖에도 타이어의 강도에 따른 규격도 있으며 최고 속도도 규정되어 있다.(다음번 컬럼에서 설명) 그리고 사람들의 운전습관과 취향도 있다. 거친 운전에는 순정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타이어가 필요하다.

이렇게 복잡한 구성이 몇 만원짜리 순정 타이어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사실 타이어는 매우 복잡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제조 방법까지 들어가면 비밀은 더 많을 것이다. 그리고 요즘의 순정 타이어는 만만치 않은 성능과 수준에 올라가 있다.

자기에게 맞는 타이어를 일일이 끼워보고 알아내는 것은 바보짓에 가깝다. 인터넷에 널려 있는 동호회에 가면 자기가 써본 타이어에 대한 감평이 많다. 그 중에 몇 개를 고르면 선택의 폭은 좁아진다.

요점을 말하자면 타이어에는 다양한 종류의 격심한 스트레스가 가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타이어는 언제나 관심을 갖고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간단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들을 미리 발견할 수 있다.

안윤호 <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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