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신뢰회복이 최우선 과제다
내부 신뢰회복이 최우선 과제다
  • 의사신문
  • 승인 2007.02.2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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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동안 왠지 가슴이 답답하고 무거운 마음이 떠나질 않는다. 나뿐만 아니고 많은 의사 회원들이 같은 마음일 것이라 생각해본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가. 물론 의료법개악과 관련해서도 그렇고 의료급여 1종 환자들의 본인 부담금제 및 선택병의원제, 감기 등의 경증질환의 정률제 등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속이 터진다.

나는 지난 6일과 11일 과천에서 개최된 의료법개악저지 궐기대회에 참석해 주신 많은 회원들의 마음을 읽으려 노력하였다. 그리고 거기서 회원들의 울분 섞인 함성을 들을 수 있었다.

이 함성은 의사가 아니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소리였던 것이기에 가슴이 미어지는 듯 아팠다. 우리는 의약분업 이후 수많은 고시와 규칙 등으로 범법자가 되어가고 있으며 이로 인한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동안 정부는 항상 의료계를 실험대상으로 생각하고 고시를 남발하고 있으며 그 피해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한 회원들의 정서는 이 나라에서 의사로서 사는 자신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를 인정하지 않는 나라, 정당한 요구를 특권의식으로 매도하는 나라, 의학적 지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각종 고시로 묶어 놓는 나라, 각종 의료정책을 전문성이 결여된 비의료인이 좌지우지 하는 나라…. 우리는 지금 이런 나라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지거나 변경될 때 정부는 항시 말한다. 절차상의 하자가 없으며 의료계의 합의가 있었다고…. 그런데 그 실상은 어떠한가.

먼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법 개악에 대하여 살펴보자. 대한의사협회 의료법 개정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그동안 의료법 개정 실무작업반에서 활동하다가 의료법 개악 저지를 외치며 위원장직을 사퇴한 경만호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의료법 개정안이 그동안 10여차례에 걸쳐 의견 조율을 통해 도출되었다고 하면서 복지부가 단독으로 만든 게 아니라 의료계·시민단체 등과 함께 일궈낸 결과물이며 사회통념상 합의에 준하는 약속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정말 회의에 참석한 당사자로서 무엇이라고 할지 말문이 막혔습니다. 저는 지난 14일 복지부의 호도에 조목조목 반박을 하였고 이를 국회의원 전원, 대통령, 국무총리, 감사원장 등에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명예훼손 등 법률적 조치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경만호 회장은 이번 건과 관련하여 회원들에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복지부의 호도에 이것저것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일부 회원들이 밀약 합의설 등 근거 없는 주장으로 자칫 의료계가 분열될 수도 있었습니다. 협상에 참석한 사람으로 회원여러분께 속 시원히 모든 것을 밝혀야 하지만 다만 전략상 그 시점이 다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의료계는 지금 내부적으로 신뢰 회복이 절실한 때이며 이 길만이 우리가 살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경증질환의 정률제, 단순 물리치료 수가 하향 조정, 포괄수가제 시범기관 지정 등을 포함한 복지부의 2007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계획과 관련하여 복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노총 등 가입자, 의사협회 등 공급자 및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의견을 토대로 실무회의, 건정심 산하 제도개선소위원회 및 전체회의 등 수차례의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에 이르렀다고 발표하였다.

이번에 변경되는 제도가 국민 의료비 부담 증가는 물론 개원가의 연쇄부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제도로 서울시의사회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며 다만 사회적 합의에 이르렀다는 부분에 대하여 의협에 그 경위를 요청한 상황이다.

이번에는 누가 의협의 대표로 참석하여 어떤 역할을 하였길래 복지부는 합의에 이르렀다고 하는 걸까? 물론 그 경위야 조만간에 밝혀지겠지만 우리는 의협의 대표를 몰아 세울 것이 아니고 그에게 충분히 소명할 기회를 주고 그 진실을 바탕으로 복지부의 오만 방자함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현 정부는 사사건건 의료계를 고사시켜려고 궁리만 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정부가 하는 일에 참여자체를 안할 수도 없는 그런 최악의 상황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의료계의 단합된 힘을 만들어 내야한다. 이런 힘이 부족하면 우리의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의료계의 중책을 맡은 사람들은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임해야 한다. 작금의 상황은 어떤 결과가 나오든 회원들의 질책만 있지 칭찬을 받기는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매번 회의나 협상에 임할 때 성난 회원들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임한다면 비록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9만 회원들에게 떳떳할 수 있을 것이다.

회원들도 중책을 맡으신 분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신뢰를 보내야 한다. 내부에서부터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면 그들은 누구를 위해서 일을 한단 말인가. 성난 회원들의 얼굴을 상기하고 회원여러분의 전폭적인 신뢰가 곁들여질 때 그나마 2007년도에 의료계의 순항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모두 분발할 때다.







장현재 <서울시의사회 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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