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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이 맛의 유혹 '복어' <19>
치명적이 맛의 유혹 '복어' <19>
  • 의사신문
  • 승인 2007.02.1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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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노산 풍부, 신진대사 촉진


`이 맛 비할 데 없지만/ 뱃속에 끝없는 재앙 감췄으니/ 아주 좋은 건 나쁜 점도 있는 법/ 이 말 실로 기릴 만하네/'

송나라 시인인 매요신이 복어를 소재로 쓴 작품의 일부이다. 역시 송나라의 뛰어난 시인인 소동파가 `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이라며 복어의 맛을 극찬한 것은 유명한 얘기이다.

복은 독을 갖고 있어 잘못 먹으면 죽을 수도 있지만, 그 맛과 질감은 사람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그 치명적인 맛의 유혹에 도전하도록 만든다. 복어의 독은 18분 안에 사람을 죽일 수 있을 정도의 맹독이지만, 항상 위험한 것만은 아니어서 검복의 알은 외용약으로, 껍질은 젤라틴으로 쓰인다. 담백하면서도 개운한 복지리,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인 회, 샤브샤브, 튀김과 술 등 다양하게 조리되는 복은 맛도 일품이지만 어느 생선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영양 면에서도 뛰어나다.

복어는 다른 생선에 비해 비린내가 적고 깔끔한 맛이 난다.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하며 영양적으로 손색이 없다는 것도 복어를 찾는 이유. 복어의 담백한 맛과 그 속의 영양은 숙취해소용으로도 그만이다. 그래서 미식가들은 복어를 `최고의 음식'으로 꼽곤 한다.

복어의 일반 성분은 수분과 단백질이다. 그리고 타우린, 리신, 알라닌, 글리신 등의 각종 아미노산이 풍부해서 담백하고 독특한 맛을 낸다. 칼로리는 적고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해서 부담스럽지 않을 뿐 아니라 복어가 가지고 있는 독 성분이 몸 안의 독소를 빨아들여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복어는 저칼로리 고단백질에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어, 신진대사를 활발히 하는 효과가 있다. 또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시력회복과 빈혈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어는 손질 과정에 손이 많이 가지만, 정작 요리는 간단하다. 복어 자체의 담백한 맛을 살려내는 게 복요리의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복어회는 보통 1∼2mm 두께로 얇게 썰어낸다. 조직에 들어있는 콜라겐 때문에 육질이 탄력 있고 질겨 두껍게 썰면 씹기 어렵기 때문이다. 숙련된 조리사일수록 복어회를 얇게 썰어낸다.

복어에 들어있는 맹독성 물질인 테트로도톡신은 가열하거나 햇볕에 쬐어도 없어지지 않고, 해독할 수도 없다. 살아 있거나 죽었거나 독성은 변하지 않으므로 복어 요리를 아무데서나 먹으면 위험하다. 특히 산란기인 3월 무렵에는 이 독이 가장 강해지므로 복어를 먹는데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역삼동에 위치한 `강포'는 필자가 다양한 복요리를 즐기기 위해 가장 선호하는 곳이다. 전국 복어의 70% 정도를 납품하는 도매업과 음식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까닭에 이 곳의 복어는 늘 1등급의 국내산 검복, 즉 참복만 취급한다. 그 중에서도 1Kg이 넘는 것으로만 회를 뜨기 때문에 항상 쫄깃한 질감과 맛, 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복어회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직접 가져온 연기가 없는 숯으로 구운 `화로소금구이', 직접 양념을 하여 튀긴 `가라아케' 외에 복불고기, 수육, 복매운탕과 지리 등 각종 복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 중 여러 가지를 고루 맛볼 수 있는 코스요리가 인기인데, 코스 중 가장 먼저 나오는 복껍질무침에, 뜨거운 정종에 복지느러미를 띄우고 직접 불을 붙여 태우는 히레를 한 잔 곁들이면 몸이 훈훈해지면서 입맛이 절로 난다. 접시에 가지런히 담겨 나오는 얇게 뜬 복어회를 한 점 놓고 그 위에 미나리를 얹어 돌돌 감아 양념장에 찍어먹으면 향긋한 미나리향과 새콤한 초간장의 맛이 탄력있고 담백한 회의 맛과 기가 막히게 어우러진다.

복어 내장 중 유일하게 먹을 수 있다는 고니(복어의 정소)구이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별미. 미식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이기도 한 고니구이는, 양념장을 살짝 찍어 얇팍한 껍질을 깨어 물면 입안에서 녹듯이 퍼지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역삼동 지점은 안주인이, 영등포 본점은 사장이 운영하고 있다.

복매운탕(지리) 2만5000원, 복샤브샤브 4만5000원, 복불고기 4만5000원, 복사시미코스요리 13만원. 전화 02-566-3396.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


한송이 <강남 한송이W유방클리닉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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